June 20,2019

GM 작물 연구자들의 수난

찬‧반 논쟁 속에 GM종자 구하기도 힘들어

인쇄하기 세계 산업계 동향 스크랩
FacebookTwitter

생명공학기술(BT)을 이용해 원래의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조작한 작물을 유전자변형(GM) 작물이라고 한다. GM 작물에 대한 찬반 논쟁이 가열되면서 이 분야 연구자들이 많은 비난을 받아왔다.

‘반 과학(anti science)’을 하고 있다는 비난도 거세게 일고 있다. 과연 그럴까? 과학기술계 트렌드를 추적하고 있는 과학전문잡지 인터내셔널리스트(Internationalist)가 그 실상을 취재해 공개했다.

여성 생명과학자인 호주 플린더즈 대학교의 쥬디 카르멘(Judy Carmen) 교수는 동물사료로 사용하고 있는 GM작물을 대상으로 안전성 연구를 해온 사람이다. 그는 최근 새로운 연구를 위해 3개 GM 작물 회사에 종자를 공급해줄 것을 요청했다.

GM종자 주는 대신 몬산토 측에 정보공개 해야

그중 한 회사는 이 제의를 거절했다. 그러나 다른 회사들은 그녀가 하고 있는 연구에 대해 보다 상세한 내용을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그중의 한 회사가 몬산토(Monsanto)다. 세계 시장에서 이 회사와 경쟁할 기업이 없을 만큼 많은 변형 작물을 생산‧판매하고 있는 회사다.

GM 작물의 안전성 연구를 놓고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안전성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몬산토에서 개발한 GM 옥수수 ‘메이즈(Maize)’ 농장을 견학하고 있는 케냐 농부들.  ⓒWikipedia

GM 작물의 안전성 연구를 놓고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안전성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몬산토에서 개발한 GM 옥수수 ‘메이즈(Maize)’ 농장을 견학하고 있는 케냐 농부들. ⓒWikipedia

이 회사에서는 카르멘에게 법 조항이 첨부돼 있는 제안서를 보내왔다. 그녀의 연구 결과가 외부에 공개되기 이전에 몬산토 측에 연구 결과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단서 조항이 들어 있는 계약서였다.

제안서를 받아본 그녀는 매우 불쾌했다. 계약서에 사인할 경우 종자를 공급받든 안 받든 연구 과정에 있어 몬산토로부터 제약을 받아야 하기 때문. 법적으로 예민한 그녀는 이런 제안을 단호히 거절했다.

그녀가 일생동한 해오던 일은 GM 작물의 안전성 여부였다. 이 작물을 먹어도 안전하지, 또 환경에 해를 가하는지를 알기 위해 다양한 GM 작물의 종자들이 필요했다. 그러나 몬산토를 비롯한 많은 GMO 회사들은 이런 연구를 좋아하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주디 카르멘처럼 개인적으로 GM작물을 연구하고 있는 과학자들에게 더욱 그렇다. 몬산토에서 개발한 GM 종자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술계약서를 체결해야 하고, 또 연구 중인 몬사토 종자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지 않겠다는 서약을 해야 한다.

이런 절차를 다 거친 후 연구가 시작됐다 하더라도 대외 공개(publication) 조항이 따라 붙는다. 혹시 GM 종자에 대해 좋지 않은 연구 결과가 나올 경우 회사 측에서 외부 공개를 차단할 권리를 지니게 된다.

몬산토 제안을 거절한 카르멘 교수는 몬산토로부터 자신이 원하는 GM 종자를 공급받지 못한 채 비동질유전자(non-isogenic) 계열의 작물들을 활용해야 했다. 그리고 돼지들의 식단을 연구하면서 GM 작물로 인한 중독 현상을 밝혀냈다.

연구 결과 놓고 정치계로부터 압력 전화도

또 다른 사례도 있다. 생명과학자인 프랑스 칸 대학교의 세라리니(Gilles-Eric Séralini) 교수는 몬산토의 GM 옥수수 종자인 ‘메이즈(Maize)’를 대상으로 유해성을 여부를 연구하고 있었다. 쥐를 이용한 연구였는데 이 역시 종자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식량 전문가인 존슨(Nathanael Johnson) 씨는 “2009년 이후 많은 연구자들이 GM 종자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GMO(유전자변형작물) 회사와 대학 등의 연구자들 사이에 갈등 때문이다.

더 큰 고통은 GMO를 놓고 벌어지는 과학자들 간의 찬반 논란이다. 특히 GMO를 지지하는 학자들은 GMO 관련 좋지 않은 기사가 나가는 것을 통제하거나 협박하면서 언론사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영국의 의학 잡지인 ‘란세트(Lancet)’의 한 편집자는 1990대 영국왕립학회의 한 중진으로부터 계속해 GMO를 반대하는 글을 실을 경우 직업을 잃을 수도 있다는 위협적인 말을 들은 바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스토틀랜드 로웨트(Rowett)연구소에서 일하는 아르파드 푸스타이(Arpad Pusztai)의 연구 결과를 게재하려 했기 때문이다. 푸스타이 박사는 GM 감자로 사육한 쥐들이 중독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결국 이 연구결과는 란세트 지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그러나 GMO 지지자 측으로부터 거센 저항에 부딪혔다. 푸스타이 박사의 연구 결과를 불신하는 주장이 이어졌다. 얼마 후 푸스타이 박사는 연구 자금을 지원받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심지어 당시 토니 블레어 총리으로부터 압력성 전화를 받기도 했다. 몬산토가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빌 클린턴에게 불만을 표명한 후 클린턴이 블레어 수상에게 같은 불만을 표명한 결과였다.

GMO의 안전성을 연구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이런 일들이 지금도 계속해 일어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유럽연합의 EFSA(European Food Safety Authority)의 경우 공개적으로 안정성 연구 결과를 비판하고 있는 중이다.

연구자들은 그러나 이런 움직임이 산업 측면을 지나치게 강조한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세라리니 교수는 안전성 연구를 가로막는 이 같은 분위기가 결과적으로 인류에게 이로운  GMO 출현을 막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의견달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