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16,2019

같은듯 다른 개와 고양이

물을 마시는데도 작은 차이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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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는지 개와 고양이는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 집안에서 개와 고양이를 함께 키우기도 하지만,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다. 아마도 개와 고양이가 서로 반대되는 성향을 가지고 있어 함께 키우기 힘들기 때문인 듯 싶다.

실제로 개와 고양이를 키워본 사람들은 두 동물이 많은 점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양이는 움직임이 얌전하고 실내에서 지내는 것을 더 좋아한다. 반면 개는 조금 더 활동적이며, 집안에만 있으면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개와 고양이의 차이는 앞에 각각 물통을 놓아 줬을 때도 확연하게 나타난다. 언뜻 봐서는 똑같이 네 발 달린 짐승들이니 비슷하게 물을 마실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과학자들 역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생각했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개와 고양이는 물을 마시는 모습도 다르다.

개와 고양이는 같은 듯 다른 모습을 보인다. 물을 마시는 아주 사소한 행동에서도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로 다른 구강 구조 때문에 나타나는 작은 차이이다. ⓒ ScienceTimes

개와 고양이는 같은 듯 다른 모습을 보인다. 물을 마시는 아주 사소한 행동에서도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로 다른 구강 구조 때문에 나타나는 작은 차이이다. ⓒ ScienceTimes

지난해 11월 미국물리학회 유체역학부문 정례회의(67th Annual Meeting of the APS Division of Fluid Dynamics)에서 버지니아 공과대학(Virginia Tech, USA)과 퍼듀대학교(Purdue University) 합동 연구팀은 개가 물을 마시는 모습에 대해 자세히 연구한 내용을 발표했다. (관련링크)

먼저 개는 고양이에 비하면 물을 마시는 모습이 다소 요란해보인다. 개과 동물은 빰이 넙적하지 않고 턱이 길쭉하다. 그래서 사람처럼 입을 오무려서 물을 들이킬 수 없는 구강구조를 가지고 있다. 대신 혀를 쭉 늘어뜨린 채 철벅거리며 물을 ‘핥아’ 마신다.

물리학자들이 바로 고속 카메라를 이용하여 개가 물을 마시는 모습에 숨어있는 유체역학을 찾아냈다. 개는 물 속으로 혀를 꽂아넣는다. 그러면서 마치 국자처럼 혀를 아랫쪽에서부터 구부려 말아 올린다. 그리고 이 말아올린 혀 안에는 물이 조금 담겨 있다. (관련영상)

개는 재빠르게 입 속으로 이 물을 집어넣게 되고, 관성에 따라서 물도 입 안으로 빨려들어가게 된다. 개가 물을 마신 곳 주변에 개가 흘린 물이 흥건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다소 정교하지 못한 과정이지만, 개는 개 나름대로 자신의 신체기관을 이용하여 적절하게 물을 마시고 있다.

혀 끝으로 물 표현을 찍어 들어올리는 고양이

반면 고양이는 아주 깔끔하게 물을 마신다. 2011년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 USA) 연구팀은 고양이가 어떻게 물을 마시는지에 대해 연구한 바 있다. 이들의 분석에 따르면, 고양이도 개와 비슷하게 턱을 늘어뜨린다. 하지만 개처럼 혀로 물 표면을 가르지는 않는다. (관련링크)

마치 물에 도장을 찍듯, 혀 끝을 물 표면에 가져다 댄다. 물이 고양이의 혀에 달라붙고, 고양이는 바로 이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혀를 입 안으로 바로 넣으면 물도 입 안으로 빨려들어가게 된다. 즉, 혀를 이용하여 물기둥을 만들어내 입 속으로 끌어당기는 것이다.

그 속도는 약 1초당 3피트 가량으로 매우 빠르다. 고양이는 물기둥이 올라오면 중력 때문에 물이 떨어져내리기 전에 입을 재빠르게 닫고 물을 삼킨다. 고양이가 물을 마시는 과정에는 아주 많은 힘이 서로 작용하고 있다. 속도가 빨라질 수 밖에 없다. (관련영상)

물을 밑으로 끌어당기는 중력, 혀에 계속 붙어 있으려는 물의 관성이 서로 힘 겨루기를 하기 때문이다. 즉, 고양이가 물을 충분히 마시기 위해서는 중력이 관성을 압도하기 전 재빠르게 혀를 입 안으로 집어넣어야 한다. 고양이가 개에 비해 물을 빠르게 마시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고양이가 물을 아주 흘리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개에 비하면 비교적 깔끔하게 물을 마신다. 입 안으로 들어간 물이 밖으로 흘러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입 안으로 물을 집어 넣은 다음 재빨리 입을 다물기 때문이다. 개와 고양이가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유는 물을 마시는 아주 간단한 동작에서도 나타난다.

식성에도 차이점을 보이는 개와 고양이

개와 고양이는 네 발 달린 짐승이고 사람과 아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점만 빼면 서로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 둘의 사소한 차이점은 대소변을 가리는데서도 나타난다. 개는 대소변 가리는 것을 가르쳐줘야 하지만, 고양이는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개는 기본적으로 육식동물이다. 하지만 잡식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고기가 없다면 채식으로도 생명을 유지해나갈 수 있다. 하지만 고양이는 단식을 견뎌내지 못한다. 몸 속에 저장돼 있는 지방을 분해해서 쓰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고양이가 개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가축화의 영향을 덜 받았음을 의미한다. 고양이는 먹이가 없으면 비지방조직을 분해하여 연명하고, 이는 간지방증을 불러 고양이의 생명을 위협하게 된다. 하지만 개는 음식을 먹지 못할 경우 몸 안에 저장돼 있는 지방을 태워 쓸 수 있다.

선행된 연구를 통해 개가 약 1만 6000년 전, 인간이 수렵채집 생활을 하던 시절부터 인간의 친구 노릇을 해왔음이 밝혀지기도 했다. 오늘날 개의 잡식성이 인간이 농경생활을 하게 되면서 인간에 맞춰 함께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맥락이다.

개와 고양이는 많은 차이가 있고, 이 때문에 앙숙관계로 묘사되곤 한다. 앞서 이야기 한 설화 역시 같은 맥락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집을 보면 개와 고양이는 서로 친하게 지내는 경우가 많다. 사람이 알지 못하는, 혹은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들만의 관계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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