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18,2019

노인의 두뇌, 약한 게 아니라 느려진 것

젊은 사람보다 불필요한 정보 선별능력 뛰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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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출생 후 한 평생을 사는 동안 성장기, 청년기, 장년기를 거쳐 노년기에 접어든 사람을 말한다. 생물학적, 생리학적, 심리학적으로 개인 간에 차이는 있지만 젊은 세대에 비해 육체적, 정신적 기능이 쇠퇴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노인은 젊은이들보다 인지능력이 감퇴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노인들에게 책을 읽거나 퍼즐게임을 하면서 뇌를 지속적으로 자극하여 뇌기능의 감퇴를 지연시키고 알츠하이머 치매를 예방하라고 권유하기도 한다.

하지만 학술지 ‘현대생물학’(Current Biology)를 통해 발표된 와타나베 타케오(Watanabe Takeo) 브라운대학교(Brown University, USA)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노인들이 젊은 사람들보다 오히려 시각적 정보를 통한 학습에 있어서는 더 뛰어난 인지능력을 보인다고 한다. (원문링크)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노인들은 젊은 세대에 비해 여러 기능이 쇠퇴하는 시기이다. 따라서 인지능력 역시 감퇴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어느정도 맞는 말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노인들은 시각적 정보를 통한 학습에서는 뛰어난 인지능력을 보이기 때문이다. ⓒ ScienceTimes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노인들은 젊은 세대에 비해 여러 기능이 쇠퇴하는 시기이다. 따라서 인지능력 역시 감퇴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어느정도 맞는 말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노인들은 시각적 정보를 통한 학습에서는 뛰어난 인지능력을 보이기 때문이다. ⓒ ScienceTimes

연구팀은 67~69세 사이 노인 10명과 19~30세 사이 성인 1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였다. 총 9일간 진행되는 동안, 연구팀은 이들에게 간단한 시각 훈련에 참여하도록 하였다. 4개의 글자와 2개의 숫자로 구성된 부호를 재빨리 연속적으로 보여준 뒤, 이들에게 해당 부호를 기록하도록 했다.

더불어 이들에게 기호 중에서 숫자 2개만을 골라내는 연습을 하게 했다. 이때 각 기호 뒤에는 움직이는 점들을 배치하여 숫자를 분별하기 어렵도록 만들었다. 연구팀은 실험이 종료된 후, 이들이 숫자를 골라내고 있을 때 배경의 점들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는지를 물었다.

실험참가자들의 첫번째 점수와 마지막 점수를 비교한 결과, 나이가 든 사람과 젊은 사람 모두 실험기간 동안 숫자 2개를 구별해내는 능력이 향상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더불어 숫자와는 무관한 정보인 점들이 움직인 방향은 오히려 젊은 사람들보다 나이 든 사람들이 더 잘 분별해내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정보선별 능력에 차이가 있기 때문

연령대에 따라 다르게 결과가 다르게 나타난 이유는 뇌에 있다. 일반적으로 뇌는 현재 하고 있는 작업과 관련이 없다고 판단되는 정보는 무시하고 걸러낸다. 젊은 사람들의 경우엔 숫자 2개를 가려내라는 테스트에 집중했기 때문에 점의 방향을 무시했지만, 노인들은 불필요한 정보를 선별하는 능력이 감퇴했기에 점의 움직임까지 정보로 흡수해 점의 방향을 기억하는 결과를 보인 것이다.

이번 연구는 노인이 젊은 사람들보다 뛰어난 학습능력을 보이는 부분이 있다는 것은 직관에 반대된 결과라는 점에서 놀랍다고 할 수 있다. 사실상 노인은 시각적, 지각적 학습능력이 감퇴되면서 한꺼번에 많은 것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는 학습하는 뇌의 수용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인데, 새로운 것을 배울 때 뇌에 이미 저장된 정보가 새로운 정보나 덜 중요한 정보로 교체될 위험에서 노인들은 이러한 위험률이 적은 것을 의미한다. 노인들이라고 해서 모두가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밝혀진 것이다.

“노인의 두뇌는 다만 느려지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노인들은 젊은 이들에 비해 생각하는 속도가 느린 이유는 무엇일까. 마이클 람스카어(Michael Ramscar) 튀빙겐대학교(Eberhard Karls Universität Tübingen, Deutschland)교수는 노인들의 두뇌가 느린 이유를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원문링크)

연구팀은 나이에 따른 인지발달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컴퓨터를 이용하였다. 먼저 컴퓨터가 매일 일정량의 책을 읽고 새로운 단어를 배우도록 프로그래밍 하였다. 사람이 새 단어를 학습하는 과정과 유사하게 만든 것이다. 그래서 아직 많은 책을 읽지 않은 컴퓨터는 어린아이와 유사하고, 많은 책을 읽은 컴퓨터는 나이든 사람의 뇌와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

두 컴퓨터의 속도를 비교해보자면 오래된 컴퓨터가 당연히 속도가 느리다. 이는 축적된 정보량이 많고 그것을 처리하는데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사람의 뇌 역시 다를바 없다고 보았다. 노인들이 젊은 사람보다 건망증이 심한 이유도 같은 이유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노인의 경우 젊은 사람과 비교해봤을 때, 관련이 없는 두 단어를 쌍으로 기억하는 실험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하였다. 노인들은 서로 연관이 없는 단어를 쌍으로 기억하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 이는 앞선 경험을 통해 두 단어가 함께 쓰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노인의 두뇌가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단지 너무나 많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느려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지식을 기억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으나, 가지고 있는 지식을 활용하는데 있어서는 더 뛰어난 능력을 보인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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