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24,2019

초소형 위성 ‘큐브샛’ 전성시대

교육용‧위성촬영‧우주탐사 등 전방위 활용

FacebookTwitter
큐브샛은 다른 위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 때문에 경제성이 뛰어나다고 평가받고 있다. 작은 크기에 비하여 할 수 있는 일이 많아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무분별하게 큐브샛을 올려보내고 있어 우주 충돌 위험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위키피디아

큐브샛은 다른 위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 때문에 경제성이 뛰어나다고 평가받고 있다. 작은 크기에 비하여 할 수 있는 일이 많아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무분별하게 큐브샛을 올려보내고 있어 우주 충돌 위험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위키피디아

1992년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가 발사되었다. 무게는 약 49킬로그램(kg)이었고 크기는 35x35x67센티미터(cm)정도로 조금 컸다. 그리고 최초의 실용위성인 무궁화 1호는 600킬로그램급으로 우리별 1호와 비교하면 12배 이상 큰 것이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때문에 흔히 사람들은 ‘인공위성’을 생각해보면, 우주에 떠 있는 큰 위성을 생각한다. 하지만 달 표면으로 가는 위성 중 무게는 1킬로그램 정도이며, 가로 세로 각각 10센티미터, 높이는 30센티미터인 아주 작은 위성도 있다.

바로 ‘큐브샛’(CubeSat)이라고 불리는 길쭉한 상자 모양의 초소형 인공위성이다. 큐브샛이 처음 세상에 등장한 것은 1999년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와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연구진이 만든 것으로, 대학생들의 위성 개발 실습을 위해 처음 만들어졌다.

교육용으로 만들어졌던 초기와는 다르게 지금은 실제로 달로 보내져 연구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큐브샛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저비용이기 때문이다. 개발에서 발사까지 소요되는 비용이 대형 위성의 0.1퍼센트(%) 정도인 1~2억원 밖에 들지 않는다. 준비기간 역시 1~2년이면 충분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용은 적은 대신 효과는 크다.

이 때문에 큐브샛은 현재 생물실험, 우주입자 검출 등 우주과학 연구와 중대형 위성용 기술의 사전 검증, 그리고 우주탐사 등의 다양한 용도로 쓰이고 있다. 교육용이라는 인상이 강했던 초창기와는 다르게 과학 임무 수행의 용도가 더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리 오랫동안 임무를 수행하지는 못한다. 큐브샛이 표면에 충돌할 때의 속도는 초속 약 2.2킬로미터(km)이다. 그래서 큐브샛은 우주선에서 떨어져 달 표면에 부딪치기 전까지 13.5초 동안 비행하면서 달의 자기장 등을 측정해 지구로 데이터를 전송하기 때문이다. 큐브샛이 달 표면에 부딪친 뒤에는 파괴되면서 수명이 다하게 된다.

큐브가 가지고 있는 경제성 때문에 각국에서는 큐브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우주 연구에 나서고 있고, 이에 따라 큐브 커뮤니티 역시 광범위하게 구성되고 있다. 이미 일본과 미국, 유럽은 일찌감치 큐브샛을 다양한 우주 실험 임무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작고 강한 위성 ‘큐브샛’ 전성시대

2003년 처음 발사된 이후 지금까지 큐브샛 130대가 우주로 갔다. 그 중 절반이 넘는 63대는 지난해 발사되었다. 이렇게 큐브샛 발사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바로 2010년 미국항공우주국(NASA)가 큐브샛 발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부터이다. 지금까지 24개의 프로젝트가 이들의 지원을 받아 발사에 성공했다.

조나단 맥도웰(Jonathan McDowell)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the Harvard-Smithsonian Center for Astrophysics) 박사는 학술지 네이처(nature)와의 인터뷰를 통해 큐브샛이 탄생한 지 10년 만에 단순히 위치 신호만 보내는 것 이상의 쓸모 있는 일을 하게 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관련링크)

실제로 큐브샛은 우주 자기장 조사에서 지구 지진 관측, 우주 실험까지 맡고 있다. 올해 말 발사 예정인 ‘인스파이어’(INSPIRE)라는 이름의 큐브샛은 처음으로 지구 궤도를 떠나 태양에서 불어오는 고에너지 입자들의 분포를 측정할 계획이기도 하다.

여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큐브샛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2009년 큐브샛을 처음 만들어낸 트윅스 교수는 한 변이 5센티미터로 큐브샛의 절반인 ‘포켓큐브’(PocketQube)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4대가 발사되기도 했다.

한국산 큐브샛, 물 생성 신비 밝힌다

한국에서도 큐브샛을 이용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하는 프로젝트 ‘루너 임팩터’(Lunar Impactor)이다. 루너 임팩터는 세계에 한국의 달 탐사 의지와 기술력을 보여줄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링크)

‘루너 임팩터’의 임무는 달에 있는 물이 어떻게 생성됐는지 단서를 찾아내는 일이다. 그동안 달이 건조하고 메마른 땅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2008년 인도가 쏘아 올린 찬드라얀 1호가 달에 얼음 형태의 물이 6억 톤(t)이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관심이 달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달에 얼음이 묻혀 있는 지역이 분화구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이는데, 찬드라얀 1호는 달 북극에 있는 지름 2~9킬로미터의 분화구 40여 개에서 얼음을 발견했다. 미국항공우주국 역시 달 남극의 20~30미터(m)크기의 분화구에서 최소 95리터(ℓ)의 얼음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런 달의 분화구 중에서 유독 주변에 비해 자기장이 센 곳이 있는데, 루너 임팩터 프로젝트는 바로 이 분화구에 자기장을 측정하는 것이다. 이미 이에 앞서 루너 프로스펙터라는 이름의 프로젝트가 진행된바 있는데, 이때는 달 가까이에 접근하지 못하고 달 상공에서만 자기장을 측정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루너 임팩터는 큐브샛 2, 3기를 달 표면으로 떨어뜨려 큐브샛이 표면 가까이 내려가면서 고도에 따라 달의 자기장을 측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세계 최초로 달 표면 근처의 자기장을 찍는 것이 바로 루너 임팩터의 임무이다.

달에 왜 물이 생겼는지, 달의 자기장과 이 물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밝혀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큐브샛이 달 표면에 있는 자기장을 추적해 물 생성의 신비를 밝히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주목받고 있다.

“큐브샛, 우주파편의 재앙을 초래한다”

하지만 이런 큐브샛이 지구 대기권에 머물고 공전하면서 충돌 위험성이 커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는 ‘큐브샛이 우주파편의 재앙을 초래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는데, 작은 큐브샛이 큰 우주선과 충돌하는 원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관련링크)

큐브샛은 10센티미터의 크기에 무게는 1.3킬로그램에 불과하기 때문에, 광활한 우주에서 본다면 먼지 정도에도 미치지 않는 아주 작은 크기이다. 그래서 큐브샛의 수명은 보통 25년 이내로 설정하며, 수명이 다한 뒤에는 지구로 떨어지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 규정은 강제조항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지켜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몇몇 큐브샛의 경우 25년을 훌쩍 뛰어넘는 100년 동안 움직이도록 한 것도 있다. 2003년과 2012년 사이 약 100개의 큐브샛이 발사됐는데, 앞으로 30년 동안 최대 700개의 큐브샛이 지구 대기권에서 공전하거나 대기권을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나치게 많은 큐브샛의 숫자로 인해 우주 파편이 생기고 충돌 위험성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일부에서는 너무 과민하게 반응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우주쓰레기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큐브샛의 충돌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연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왜냐하면 우주 공간에서는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아주 작은 물체와의 충돌이라고 해도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큐브샛 전성시대에 이어, 지금은 우주 충돌을 피할 수 있는 고민도 함께 해결해야 할 시점이다.

의견달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