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22,2019

과학과 연극을 하나로…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

2013 크리스마스 과학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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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라! 현실이 될 것이다!”

전 세계 어린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어느 날, 프로페서 Bang에게 산타로부터 한 통의 이메일이 도착했다. 2천년이나 된 산타의 낡은 썰매를 대신해 파워 엔진과 GPS까지 장착한 최첨단 썰매를 새롭게 만들어 달라는 부탁이었다.

그렇다면 얼마나 빠른 썰매를 만들어야 24일 하룻밤 사이에 20억 명으로 추정되는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모두 전달할 수 있을까? 이 미션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아이들의 상상력. 두 손을 들고 “이-매지-네이-션(Imagination!)!”이라고 외치는 아이들의 상상력이 모아져 문제 해결을 도와줄 과학자들을 만나러 가는 시간여행이 시작됐다.

▲ 2013 크리스마스 과학콘서트가 20~21일 NH아트홀에서 열렸다. ⓒScienceTimes


지난 20~21일 NH아트홀에서 열린 ‘2013 크리스마스 과학콘서트’는 영국 노팅햄 트렌트 대학(Nottingham Trent University)의 스토리텔링 과학지식공연으로, 학생들이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과학지식도 배울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본격적인 공연에 앞서 진행된 개막식에서 이번 행사를 주관한 한국과학창의재단 강혜련 이사장은 “1826년부터 영국의 왕립연구소에서 매년 12월 크리스마스 시즌에 열어왔던 과학공연을 2003년부터 우리나라에 도입해 올해로 11번째 열리게 됐다”고 크리스마스 과학콘서트의 유래를 소개했다.

또한 강혜련 이사장은 “과학 원리에 연극적 요소를 가미해 재미있는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낸 크리스마스 과학콘서트가 런던의 가난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했던 것처럼 우리나라 학생들에게도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전하는 강혜련 이사장. ⓒScienceTimes


이어 이번 행사를 주최한 미래창조과학부 장석영 국장은 “공연장을 가득 채워준 학생들의 과학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애정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밝게 해주는 것 같다”며 “이번 공연처럼 과학기술을 쉽고 친근하게 접근해 실생활 속에서 활용함으로써 학생들이 우리나라를 이끌어가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양한 퍼포먼스로 아이들의 호기심 자극

이틀 동안 4회에 걸친 공연으로 꾸며진 이번 크리스마스 과학콘서트는 공연 시작에 앞서 모래 페인팅이나 레이저쇼 등 다양한 퍼포먼스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한껏 끌어올렸다. 특히 아이언맨 슈트를 입고 펼치는 환상적인 레이저쇼는 아이들의 입에서 저절로 탄성과 환호성이 터져 나오게 했고,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공연 첫째 날 새롭게 만들어야 할 산타의 썰매가 몇 Km 속도로 달려야 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학생들이 처음으로 시간여행을 떠난 곳은 바로 특수상대성이론의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한창 연구 중이던 독일의 베를린. 이곳에서 학생들은 젊은 아인슈타인과 함께 소리와 빛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간단한 실험을 했다. 객석의 아이들이 과학자들의 조수가 되어 직접 무대 위로 올라가 실험에 참여할 수 있어 더 높은 호응도를 유도했다.

소리는 공기를 밀어내면서 움직여 소리의 파동은 종파 형태로 퍼져나간다. 낮은 소리는 파동간 거리가 멀고, 높은 소리는 파동 사이의 거리가 좁다. 이런 파동을 통해 전달되는 공기 중 소리는 초당 333m를 이동하는데, 이 속도로는 지구상의 모든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할 수 없다.

그렇다면 빛의 속도는 어떨까. 횡파 형태의 파동을 가지고 있는 빛은 1초에 30만km를 이동할 수 있다. 여기서 전 세계 어린이 20억 명이 살고 있는 6억3천만 가구가 지구 표면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대륙에 500미터의 집 간격으로 살고 있다고 가정했을 때 산타의 썰매는 31억2500만km를 이동해야 한다. 이로써 아이들의 산타의 썰매가 소리보다는 빠르게 빛의 속도보다는 느리게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 아인슈타인 박사와 함께 실험을 하고 있는 장면. ⓒScienceTimes

 
또 지구의 자전을 알아낸 갈릴레이 갈릴레오는 지구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썰매가 움직인다면 약 10시간 정도의 시간을 더 벌 수 있다는 조언도 했다. 결국 산타의 썰매는 34시간 동안 31억2500만km를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소리 속도의 750배, 빛의 속도 0.9%로 비행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게 됐다.

그렇다면 썰매가 하늘을 날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떤 힘이 필요할까. 이 질문의 해답은 찾기 위해 아이들은 상상력을 동원하여 아이작 뉴턴이 살았던 영국의 링커셔 지방으로 이동했다. 여기서 뉴턴은 아이들과 함께 빈 달걀과 속이 꽉 찬 달걀을 동시에 떨어뜨리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거의 동시에 떨어지는 것을 알게 됐고, 그 이유가 무게는 달라도 모양이 똑같기 때문이라는 것도 알아냈다.

또 찰스 다윈을 찾아간 시간여행에서는 썰매를 끄는 루돌프의 코가 반짝이는 이유가 화학발광 때문이라는 사실도 알게 됐으며, 착한 아이들의 집을 한곳도 놓치지 않고 찾아가려면 GPS를 달아야겠다는 생각에 갈릴레오를 찾아가 GPS의 원리를 배우게 됐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돌며 선물을 배달해야 하는 산타와 루돌프의 체력관리를 위한 방법도 찰스 다윈으로부터 들었다.

새롭게 제작된 산타 썰매의 훔쳐간 범인을 찾아라

이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과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드디어 파워 엔진에 GPS까지 장착한 최첨단 산타 썰매가 완성됐고, 산타와 루돌프의 체력관리도 끝났다. 그런데 산타가 새 썰매에 아이들에게 전해줄 선물을 가득 실어 놓은 후, 잠이 든 사이에 썰매가 감쪽같이 사리지고 말았다.

공연 둘째 날, 아이들에게는 ‘산타의 썰매를 훔쳐간 도둑을 찾으라’는 미션이 주어졌다. 미션을 해결하려는 아이들은 시간여행을 통해 명탐정 셜록홈즈를 불러냈다. 셜록홈즈는 썰매가 없어진 곳에서 범인의 발자국과 범인의 휴대폰, 그리고 정체불명의 화학가루를 발견했다. 발자국 크기와 패턴이 신발마다 다르기 때문에 그것으로 범인이 키가 큰 남성이라는 것과 휴대폰 속 사진을 통해 1800년대 영국 런던에 살던 사람이라는 것, 화학반응실험으로 정체불명의 화학가루가 발륨이라는 것 등 용의자의 범위를 점차 좁혀 나갔다.

또 썰매에 장착되어 있는 GPS를 통해 잃어버린 산타의 썰매를 찾아냈고, 거기서 지문이 찍힌 포장지와 혈흔 등 결정적인 단서를 발견했다. 이 단서들로 범인을 찾기 위해 아이들은 시간여행을 떠났고, DNA구조를 찾아낸 왓슨과 크릭을 만났다. DNA밀도와 나선구조를 발견한 로잘린드 프랭클린의 도움도 받았다.그렇다면 과연 썰매를 훔쳐간 범인은 누구일까. 상상력으로 시작된 이번 공연은 범인도 아이들의 상상력에 맡기며 막을 내렸다.

어려운 과학을 쉽게 풀어내 관람객들의 반응 좋아

▲ 종이눈과 함께 쏟아지는 사탕 세례 퍼포먼스에 즐거워 하는 아이들. ⓒScienceTimes


이번에 크리스마스 과학콘서트를 무대에 올린 공연팀은 160년 전통의 영국 NTU의 교수진과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리더 리 마틴(Lee Marein) 교수는 2012, 2013년 대한민국 과학창의축전에 참가해 사이언스 렉처 쇼를 선보인 바 있다. 마틴 교수는 “이론으로만 접했던 과학적 지식을 간단히 실험으로 구체화하는 과정이 창의적 사고훈련에 많은 도움이 된다”며 “아이들에게 친근한 산타의 썰매를 통해 좀 더 과학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소개했다.

특별히 이번 공연 첫째 날에는 겨울방학을 앞둔 중고등학교에서 체험학습으로 단체 관람을 많이 했고, 둘째 날에는 가족 단위 개별 관람객들이 많았다. 친구들과 단체로 공연장을 찾은 이민기 학생(영운초5)은 “다른 콘서트는 지루하고 재미없는데, 이번 공연은 우리가 여러 가지 참여할 수 있는 실험도 있고 해서 너무 신나고 좋았다”면서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장래희망을 더욱 확실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또 사촌동생들과 함께 공연을 관람한 박근용 학생(대명중2)은 “학교 과학시간에 배웠던 내용들이 나오니까 잊어버렸던 내용도 다시 기억나서 더 유익하고 재미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경기도 수지지역 학생들의 문화체험을 함께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수지희망꿈터’ 자원봉사자로 두 자녀와 함께 공연을 관람한 정정희 주부는 “80여 명의 아이들을 인솔하고 왔는데, 이처럼 유익하고 재미있는 공연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어 더욱 좋았다”며 “아이들이 평소 어렵게만 생각했던 과학을 조금 더 쉽고 친근하게 관심을 갖게 됐다는 점이 가장 큰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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