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19,2019

가상화폐 ‘비트코인’으로 아파트 구매

세계 신산업 창조 현장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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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미국 상원 국토안보정부위원회에서 청문회를 개최했다. 가상화폐인 비트코인(Bitcoin)에 대한 청문회였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카퍼(Carper) 위원장은 “가상화폐, 특히 비트코인이 일부 사람들에게 우려와 혼란을 낳고 있어, 정보를 수집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미 법무부 형사국의 미틸리 라만(Mythili Raman) 차관보는 “가상화폐 시스템이 합법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보다 효율적인 글로벌 상거래를 촉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 통화정책을 관장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벤 버냉키(Ben Bernanke) 의장은 서한을 통해 의견을 제시했다. 골자는 가상화폐가 “장기적으로 유망할지 모른다”는 것. “보다 빠르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지불시스템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자간 파일(P2P) 방식으로 화폐가치 교환

버냉키의 이 발언이 세계를 움직였다. 18일(월) 오전 비트코인 가격이 치솟았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인 도쿄 마운트곡스(Mt. Gox)에서는 한때 비트코인 가격이 700달러를 넘어섰다. 올 1월 13달러였던 비트코인 거래 가격의 54배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 세계적으로 가상화폐 ‘비트코인’ 사용이 늘고 있는 가운데 옵션거래 사이트인 ‘애니옵션’에서 ‘비트코인’ 거래를 권장하는 광고를 싣고 있다. ⓒhttp://www.anyoption.com/


비트코인이 등장한 것은 4년 전이다. 2009년 1월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필명을 가진 일본인 프로그래머가 이 가상의 디지털 화폐 시스템을 개발했다.

비트코인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화폐처럼 특정 발행주체가 없다는 점이다. 시스템이 제시하는 암호화된 수학문제를 풀면 비트코인 파일을 ‘채굴’할 수 있다. 사용자들이 이 파일을 다자간 파일(P2P) 방식으로 공유하면서 거래를 확산시켜나갈 수 있다.

온라인상의 전용 거래소에서 현금으로 구매할 수도 있다. 비트코인용 전용 계좌인 ‘전자지갑’을 만든 다음 비트코인을 거래할 수 있는데 지갑을 발급할 때도 신분증명이 필요치 않다. 발급 개수 역시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이 가능한 것은 다자간 파일(P2P) 기술 때문이다. ‘P2P’란 ‘Peer to Peer’를 줄인 말인데 여기서 사용하고 있는 ‘peer’는 ‘응시하다’, 또는 ‘동료’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인터넷 등을 통해 각종 콘텐츠를 중간 매개기능 없이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말한다.

인터넷에 연결된 개인들이 각자 보유하고 있는 문서나 음악파일, 동영상 파일 등을 공유하면서 원하는 파일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파일공유 시스템으로 이미 유명해진 상태다. 최근에는 데이터베이스(DB), 중앙처리장치(CPU) 등을 공유하는 사례들도 빈번하다.

비트코인 역시 이 P2P를 적용해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과거 화폐 시스템은 중앙은행에서 화폐를 발행하고 이용자들이 그 화폐를 사용해야 하는 수직적인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화폐 시스템을 서로 공유하는 수평적인 시스템을 지향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비트코인이 이미 온라인 결제 수단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중이다”고 분석하고 있다. 금융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보급에 큰 불을 당긴 것은 버냉키가 아니라 중국 정부였다.

중국 ‘BTC차이나’ 세계 최대 거래소 등극

지난여름 중국 국영 CCTV는 비트코인을 매우 호의적으로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비트코인 거래가 늘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 중국 비트코인 거래소 ‘BTC차이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비트코인 거래소로 등극했다.

KOTRA에 따르면 최근 중국 내에서 비트코인을 정식 결제수단으로 삼는 온라인 상점이 급속히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중국 거주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공기청정기 등 환경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IwannaBuy’에서는 중국 은행 계좌가 없는 외국인들을 위해 중국 최초로 비트코인 결제를 도입한 것.

의류 쇼핑몰 ‘Bitfash’도 비트코인 결제로 중국 내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최대 인터넷 종합 쇼핑몰 ‘타오바오(淘宝)’에서는 휴대폰과 휴대폰 액세서리, 화장품, 주류 등 몇몇 제품들을 대상으로 이미 ‘비트코인 결제(比特币支付)’를 시작한 상태다.

지난 10월 14일 중국 내 1위 검색엔진인 바이두(百度)가 새로운 인터넷 보안 및 방화벽 서비스인 ‘자이술(Jaisule, 加速乐)’을 선보이며 비트코인 결제를 공식 도입했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성다톈디(盛大天地)도 건설 중에 있는 상하이 푸동신구(浦东新区)의 아파트를 비트코인으로 매입할 수 있도록 했다.

비트코인 사용이 늘고는 있지만 기존 화폐를 대체할 수 있으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큰 우려는 이 가상화폐 시스템을 통해 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돈세탁이나 마약・총기밀매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악용하고 있는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

LG경제연구소의 이창선 연구위원은 “비트코인은 익명성이 있기 때문에 자금추적을 피할 수 있고 거래비용이 절감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불법거래에 악용될 수 있는 단점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ICT 기술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 가능성도 적지 않다. 과거 온라인 전자상거래가 단점을 보완한 후 오프라인 시장을 점령하고 있듯이 비트코인 역시 단점을 보완한 후 세계 금융시장의 새로운 화폐로 부상할 수 있을지 세계가 궁금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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