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2,2019

애플, 구글, 소니도 특허사냥꾼?

창조경제 시대의 특허전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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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특허란 국가나 협회 등에서 인정하는 표준(Standard)을 특허화한 것을 말한다. 특정 국가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세계 공통적으로 표준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할 경우 반드시 이 표준특허를 적용해야 한다.

문제는 이 표준특허를 특허사냥꾼(NPE)들이 장악해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보통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 유럽통신표준기구(ETSI), 국제표준화기구 ̛국제전기표준회의 합동기술위원회(ISO/IEC JTC1), 국제전기통신연합(ITU-R)를 5대 표준화기구라 지칭한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이곳에서 인정한 표준특허는 4만1천487건. 이중 12.2%인 5천50건을 특허사냥꾼들이 확보하고 있다. 특히 NPE인 인터디지털(InterDigital)은 4천561건을 갖고 표준특허에 있어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전통기업이 특허사냥꾼으로 변신

그리고 이들 특허사냥꾼들 때문에 세계 산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인터네셔날 데이터 그룹(IDG) 뉴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특허침해 혐의를 들어 NPE가 미국 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한 사건이 330 건에 이르고 있다.

▲ 특허사냥꾼들에 의해 제기된 특허관련 소송건수가 2010년 600여 건에서 2012년 2천900여 건으로 늘어났다. 사진은 표준특허의 기반이 되는 표준(standard)을 제정하고 있는 국제전기표준회의(IEC) 홈페이지. ⓒhttp://www.iec.ch/


이 중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소송이 60%를 넘어서고 있다. 무역위원회의 허술한 구제 절차가 NPE들에 의해 남용되고 있다는 것이 미국 기업들의 주장이다. 미국 기업들뿐만이 아니다. 세계 전역에 있는 IT 기업들은 이 NPE 공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IT 업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특허사냥꾼은 미국 네바다주에 주소를 둔 나스닥 상장기업 언와이어드 플레닛(Unwired Planet)이다. 이 업체는 스웨덴의 통신 장비 제조업체인 에릭슨(Ericsson)의 2G, 3G, LTE 관련 특허 2천185건을 매입하고 IT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이 특허사냥꾼이 애플과 구글을 미국 네바다 지방법원에 제소했다. 뉴스와이어 따르면 언와이어드 플레닛 대표 마이크 뮤리카(Mike Murica)는 소장에서 애플과 구글이 스마트 모바일 기기, 클라우드 컴퓨팅 등 이동통신과 관련된 10여 건의 기술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또 클라우드 메시징 시스템, 지도 및 위치정보 시스템과 같은 서비스 관련 특허도 대거 피소됐다. 이 기술들은 애플의 모바일 기기는 물론 애플 앱스토어, 애플어플리케이션, 아이튠즈 등과 같은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없어서는 안 될 필수 기술들이다.

언와이어드 플레닛은 1994년에 설립되어 무선통신과 관련된 ‘무선응용프로그램 프로토콜 연합’의 창립 맴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특허 사냥꾼으로 변신해 업계를 두려움에 떨게 하고 있다.

NPE가 표준특허 독점… 반발 거세져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10년 600여 건에 불과했던 NPE 소송건수가 2011년 1천200여 건, 2012년 2천900여 건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전체 특허 소송에서 NPE에 의해 촉발된 소송 비중이 2010년 29%에서 2011년 45%, 2012년 62%로 늘어났다.

더 큰 문제는 특허사냥꾼 사업이 호황을 누리면서 이전보다 더욱 다양한 형태의 NPE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정상적인 사업을 해오던 신뢰받던 기업들이 특허사냥꾼으로 돌변해 산업계를 특허전쟁으로 몰아넣고 있다.

인텔렉추얼 벤처스(Intellectual Ventures)의 경우 MS, 애플, 구글, 인텔, 소니, 노키아 등 글로벌 기업들은 물론 스탠포드대, 펜실바니아대 등 미국 명문대학들까지 가세해 50억 달러에 달하는 펀드를 조성하는 등 본격적인 소송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허사냥꾼은 물론 주요 기업들까지 특허 매집에 나서고, 또 다른 특허사냥을 조장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으로는 표준특허와 관련된 독점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독점(trust)이란 인수합병(M&A), 담합 등을 통해 다른 기업의 시장진입을 방해하거나 이익을 침해하는 각종 불공정 행위를 말한다. 지난해 미 하원 법사위원회에서는 표준특허와 관련된 반독점 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 NPE에 대처하고 있다. 미국 최대 규모의 로펌인 DLA Piper의 지식재산(IP) 전문변호사 앤드류 스바프(Andrew Schwaab) 씨는 지난 2일 서울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최근 NPE에 대한 강력한 제제 움직임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특허지원센터가 주최한 ‘지식재산(IP) 금융 시스템 세미나’에서 스바프 씨는 “오바마 대통령이 NPE를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가로채 돈을 뜯어낼 기회만 엿보는 존재’라고 비판하고 의회와 함께 NPE 소송 남용을 억제하는 법안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법안의 주요 골자는 침해를 입증하지 못한 NPE에 대해 소송비용 전액을 부담시키고, 소송당한 기업이 원고를 NPE라고 지목할 경우, 90일 이내 NPE가 아닌 것을 입증해야 하며, 특허 침해를 주장하는 원고 등에 대한 신원 공개를 의무화하는 것 등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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