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17,2019

장애인을 위한 인터페이스…‘멀티모달’

‘2013 스타트업오디션’ 수상자 김용수 씨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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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가톨릭대학교 정보통신학과를 나온 김용수(38) 씨는 이후 부동산 관련 기업에 근무하면서 자신의 전공을 살리려는 노력을 계속해왔다. 그리고 지금 한독미디어대학원대학교(KGIT)를 다니면서 석사과정 2학기를 맞고 있다.

2009년에 개교한 KGIT는 명칭 그대로 미디어를 연구하는 학교다. 여기에 기술, 예술, 비즈니스적인 능력을 보탠 융합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김 씨는 지난 학기 ‘멀티모달(Multimodal) 보조 뉴미디어 설계’를 주제로 한 강의를 들었다.

‘멀티모달’이란 ‘멀티모달 인터페이스(Multimodel Interface)’를 줄인 말이다. 사람과 기계간 통신을 위해 음성, 키보드, 펜 등을 이용해 정보를 주고받는 것을 말한다. 다양한 수단을 통합해 소통을 원활하게 하자는 것이다.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터치 스크린

김용수 씨가 이 과목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멀티모달 기능이 장애인과 밀접히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한국의 모바일 산업은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편이다. 인터넷 뱅킹은 물론 최근 생필품이 되고 있는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장애인용 제품을 찾아보기 힘들다.

▲ 한독미디어대학원대학교(KGIT) 석사과정에 있는 김용수 씨가 지난 7월30일부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3 스타트업 오디션’에서 자신이 고안한 시각장애인용 터치스크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ScienceTimes


김 씨가 참여한 강의에서는 학생들에게 ‘시각장애인 입장에서 모바일 기기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요구했다. 학기말까지 새로운 유형의 멀티모달을 제안하는 것이 학생들의 과제였다.

김 씨가 관심을 기울인 것은 시각장애인용 터치스크린이다. 시장조사 결과 여러 가지 유형의 제품들이 나와 있었다.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제품은 자판이 들어 있는 커버를 스마트폰에 씌워 촉감으로 자판을 인식하는 방식이었다.

최근에는 음성 인식을 통한 스크린도 등장했다. 그러나 주변이 시끄러울 경우 인식이 잘 안 돼 상용화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가격이었다. 국산 제품이 전무하다보니 외국서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었고, 수요가 한정돼 있다 보니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갔다.

김 씨가 의도한 것은 시각장애인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값싼 터치스크린이었다. 여러 상황을 가정해 시각장애인용 터치스크린을 고안해보았다. 그리고 찾아낸 것이 ‘평면 터치스크린 방식’이다.

정상인과 시각장애인 간의 차이는 시각이다. 시각의 도움 없이 키보드를 누를 수 있는 방안을 ‘방향’에서 찾았다. 가운데 중심점을 설정한 후 상하좌우, 그리고 각 대각선 방향으로 모두 8개의 방향 점과 연동해 움직이면 총 16개의 드래그 입력 패턴이 가능했다.

이 패턴을 통해 모바일 기기를 제작할 경우 일반인이 사용하고 있는 평면 터치스크린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더구나 이 스크린에 익숙해질 경우 시각장애인은 물론 정상인들까지 모두 사용이 가능했다.

두 손가락으로 빠르게 두드릴 수 있어

이 아이디어를 담당 교수에게 제안했다. 김 씨 아이디어에 대해 큰 호응이 있었다. 즉시 특허출원이 이루어졌다. 이어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한 ‘2013 스타트업 오디션’에 출품하기에 이른다.

‘시각장애인 웹 접근성을 위한 스마트폰 입력방법’이란 제목으로 출품된 김 씨 아이디어는 지난 7월 30일부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3 스타트업 오디션’에서 은상을 차지했다.

김 씨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검증한 결과 일반인들이 보통 자판을 두드리듯이 이 자판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두 손가락을 쓸 수도 있으며, 익숙해지면 매우 빠른 속도로 자판을 타자할 수 있다는 것.

이를 제품화할 경우 기존에 나와 있는 시각장애인용 자판보다 훨씬 편리할 수 있다는 것이 김 씨 설명이다. 문제는 수요가 많지 않아 제조업체들 대다수가 제품 생산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김 씨는 시장조사를 해본 결과 장애인, 특히 시각장애인용 모바일 기기를 찾기가 매우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진국에서는 사회적 배려 차원에서 많은 IT 업체들이 장애인용 모바일기기들을 생산하고 있다며,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한국 업체들 역시 관심을 가질 때가 됐다고 했다.

김 씨의 아이디어가 탄생한 것은 중간고사를 치루는 과정에서였다. 이 아이디어는 담당교수 도움을 통해 곧 특허출원이 이루어졌고, ‘스타트업 오디션’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면서 지금 본격적인 사업화가 검토되고 있다.

자연스럽게 생겨난 아이디어가 제 모습을 갖춰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김 씨는 향후 더 구체적인 창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과 접목해 장애인들을 위한 새로운 인터페이스 세상을 만들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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