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21,2019

민-군 두 마리 토끼를 잡자

국가 R&D사업의 창조 패러다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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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DARPA(방위고등연구계획국)의 많은 연구개발 성과들은 국방력 증진은 물론 경제발전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거두고 있다. 국방 부문에서 특히 더 그렇다.

30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란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홍성범 연구위원은 “미래전쟁은 첨단 과학기술의 시현장”이라고 말했다.

“적보다 먼저 보고 결심해 정밀타격하는 능력과 보유자산을 유기적으로 연계활용하는 네트워크전 수행능력이 승패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방수준은 세계 11위권으로 선진국 대비 78% 수준에 불과하다”며 민간의 국방 부문 간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스라엘이 민-군 기술협력 모델

우리나라와 비슷한 상황에서 민-군 협력 프로그램으로 성공을 거둔 나라가 있다. 국방 기술력을 뽐내고 있는 이스라엘이다.

▲ 1일 서울에서 열린 국군의 날 시가행진 장면에서 국산 첨단무기들이 다수 선보였다. 국방 R&D 혁신을 위해 민과 군 간의 보다 더 긴밀한 협력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홍 연구위원은 “(이스라엘이) 많은 무기를 해외로부터 구매하지만 핵심기술과 부품은 직접 개발해 국방 R&D 선진국으로 도약했다”며, “우리나라 국가 R&D에 있어서도 국가안보 ̛위기관리와 관련된 기술개발을 국방 R&D와 공동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 연구위원은 민-군 R&D 협력을 위한 세 가지 협력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군에서 개발한 기술을 민간 분야에 이전 ̛활용하는 ‘스핀오프(Spin-Off)’, 민에서 개발한 기술을 군수 분야에 이전̛해 ̛활용하는 ‘스핀온(Spin-On)’이 있다.

마지막으로 민과 군이 함께 필요로 하는 기술 중 미개발기술을 함께 개발하는 ‘스핀업(Spin-Up)’ 방식이 있는데 민과 군이 함께 필요로 하는 기술 중 미개발 기술을 함께 개발하는 패러다임이다.

홍 연구위원은 “민-군 기술협력의 핵심은 민간 부문 국가 R&D 사업을 효율적으로 국방 R&D 기술개발 부문에 활용할 수 있도록 연계하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불행하게도 한국은 민-군을 연계한 협력 사업이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IMD(국제경영개발원) 보고서를 인용했다. 2012년 기준 기업의 연구개발비 지출은 세계 2위, 내국인 특허 획득 수 역시 세계 2위, 과학 인프라 5위, 민간기업의 총 연구개발 인력 5위 등 모든 분야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IT 분야 등 세계적 수준의 민간 부문 기술이 국방 부문에 원활하게 접목되지 못하는 것은 한국만의 구조적인 문제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민-군 기술연계 프로그램 추진이 군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어 민간 기술을 투입하는 데 한계가 노출되고 있으며, 국방 R&D 계획, 보유기술 등 국방정보 대부분이 ‘보안’이라는 장벽에 의해 민간 접근이 제한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NS(국가안보)-슈퍼코리아 사업’ 제안

그 결과 연구 수행기관 간의 계약·정산 절차, 연구결과물의 귀속방식 등의 차이로 공동기술개발 사업 추진에 제약요인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민-군 간의 기술규격 등이 달라 기술이전시 추가 기술개발 요인이 발생하는 등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 기술개발 주기가 국방기술 개발주기와 비교해 월등히 길었던 것도 협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민-군 기술이전 절차가 복잡하고, 또 군적용 기술평가확인 제도가 미흡한 점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홍 연구위원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민과 군 사이를 더 연계시킬 수 있는 ‘인터페이스(interface)’ 연구개발 인프라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민-군 겸용 기술사업의 범위와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NS(National Security)-슈퍼코리아 사업’을 제안했다.

기술개발의 대상을 기초연구, 응용연구, 시험개발, 민-군 겸용 기술개발, 부품 국산화 등으로 나누어 진행하고, 신개념 기술 시범사업, 핵심부품 국산화 등의 기술 성숙단계로 발전시켜나가는 과정이다.

‘NS-슈퍼코리아 사업’은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기업청 등이 관련 부처들이 함께 참여하는 다부처 공동 프로젝트다.

이를 위해 30개 부처의 473개 국가R&D사업을 재분석하고, 국가안보와 관련 있는 과제에 대해 민-군 겸용 코드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민간기술의 군 활용성 검증을 위한 전투실험지원을 강화, 연구결과에 대한 군적용성 평가제도 등을 제시했다.

전체적인 조율을 위해 가칭 민군기술협력 특별위원회와 같은 컨트롤타워, 민-군 기술협력사업을 공동으로 기획하고 관리하는 전담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 연구위원은 국가과학기술 장기발전 로드맵(Total Road Map)에 국방과학기술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의 ‘중장기 민-군 기술협력 계획’을 예로 들면서 전체적인 기술협력 체계에 개념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김민수 서울대 공대교수, 김성배 국방연구원 연구단장, 허두영 동아사이언스 전무, 홍대순 아서디리틀 한국지부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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