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18,2019

2040 직장인 ‘과학을 문화로 즐기다’

사이언스 이브닝 '제주, 별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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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청소년들의 천체 탐구와 천문 학습을 위한 과학문화 공간으로 활용되는 ‘제주 별빛누리공원’. 지난 23일 저녁, 이곳에서 20~40대 직장인 40여 명이 자리를 함께하는 낯선 장면이 연출됐다. 이들 모두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 강혜련)이 주최한 직장인을 위한 과학체험프로그램 ‘제2회 사이언스 이브닝-과학이 있는 저녁’에 참여하기 위해 모였다.

제2회 사이언스 이브닝 ‘제주, 별을 담다’

‘사이언스 이브닝’ 행사는 과학체험과 과학토크 등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문화로 즐기고 나누는 성인들을 위한 선진국형 과학문화 프로그램이다. 지난 달, ‘BeauTy is BT’라는 주제로 화장품 속 바이오공학을 다뤘던 첫 번째 행사에 이어 이번 달에는 ‘제주, 별을 담다’라는 주제로 두 번째 행사를 갖게 된 것.

▲ ‘사이언스이브닝’은 과학을 문화로 즐기는 선진국형 과학체험프로그램이다.


이 날 강혜련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외국에 나가보면 많은 성인들이 대낮에도 과학관을 찾아 예술을 즐기듯이 과학을 문화로 즐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며 “우리나라도 과학 선진국이 되려면 과학을 문화적으로 체험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아직도 과학을 교과서에서만 배우고 있다. 직장인들이 과학을 즐기고, 함께 소통하는 기회를 갖게 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사이언스 이브닝 행사를 마련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아울러 강 이사장은 “앞으로 어른들이 어린 시절로 돌아가 과학으로 흥미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성인들이 즐기는 과학문화 프로그램을 더 많이 개발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달과 해, 그리고 별을 이야기하다

이 날, 첫 시간에는 어려운 공식 없이 하늘의 별과 달을 이해하도록 하는 생활천문학을 개척한 이태형 겸임교수(충남대)가 달에 얽힌 재미난 에피소드와 별자리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 교수는 “달의 모양으로 방향과 시간을 추정할 수 있다”며 “달의 볼록한 면이 향하는 쪽이 태양이 있는 위치이기 때문에 달이나 해가 있는 쪽에서 왼쪽이 동쪽이고 오른쪽이 서쪽”이라며 이 교수는 “가느다란 달이 지평선 근처에서 볼록한 면을 왼쪽으로 향하고 있으면 새벽에 동쪽에서 뜨는 달이고 오른쪽으로 향해 있으면 저녁에 서쪽으로 지는 달”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조선시대 3대 풍속화가 신윤복의 ‘월하정인(月下情人)’이 그려진 정확한 제작 시기를 찾아낸 흥미로운 과정도 소개했다.

“월하정인 그림 속 달은 볼록한 면이 위를 향하고 있는데, 이것은 한 달 주기로 차고 기우는 달의 모양에선 결코 볼 수 없는 현상입니다. 그렇다면 이 그림은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가려지는 월식이 있을 때만 가능하기 때문에, 기록을 통해 신윤복이 살았던 당시 부분월식이 일어났던 1793년 8월 21일이라는 제작 시기를 찾아냈습니다.”

일반인 눈높이에 맞춘 생활 속 천문학 ‘인기’

▲ ‘제2회 사이언스 이브닝’ 에서 이태형 교수가 ‘달과 해 그리고 별이야기’를 들려줬다.


이처럼 이 교수는 낮에 달이 하얗게 보이는 이유, 달에서 보이는 토기와 늑대인간, 별 스타는 스스로 수소로 타는 것 등, 일반인들의 눈높이에 맞춘 재미난 생활 속 하늘과 우주이야기를 쏟아놓아 참석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낮에 달이 하얗게 보이는 까닭은 달빛의 노란빛과 하늘의 파란빛이 합쳐지는 빛의 합성 탓입니다.”

“동양에서는 옛부터 보름달의 밝은 부분에서 방아 찧는 토끼의 형상을 봤기 때문에 달이 뜨는 날을 무서워하지 않았고, 달이 뜨지 않는 그믐날에만 도깨비나 귀신이 나타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서양에서는 그 반대로 보름달의 어두운 부분에서 울부짖는 늑대인간의 형상을 봤기 때문에 서양의 귀신은 항상 보름달이 뜨는 날에 나타났습니다.”

“별은 스스로 타기 때문에 스타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탈까요? 바로 수소가 타는 것입니다. 그래서 거대한 수소를 태우는 해는 스타, 별이지만, 지구는 별이 아닌 겁니다.”

이밖에도 어렵게만 생각됐던 천문학을 쉽게 풀이한 이 교수의 ‘달과, 해, 그리고 별 이야기’에 참석자들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집중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간호사 정성희 씨는 “항상 밤하늘에 빛나고 있는 별이나 달에 대해 우리가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았다는 생각을 했다”며 “우주가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너무나 쉽게 들려주어서 별과 달에 더 많은 관심이 갖게 됐다”고 말했다.

카메라에 담은 ‘아름다운 별이야기’

이번 ‘사이언스 이브닝’ 행사에는 특별히 아마추어 사진 동호회에서 함께 참석한 직장인들이 많았는데, 그 까닭은 천체사진가 권오철 작가와 함께하는 ‘힐링 토크’와 별 사진 촬영 때문이었다.

권 작가는 “한라산의 이름이 은하수를 잡아 당길만큼 높은 산이라는 뜻”이라며 한라산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직접 찍은 별 사진을 보여주면서 촬영 에피소드와 신기한 별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날, 원래 계획에는 권 작가가 쉽게 찍는 별 사진 촬영 노하우를 공개하고, 그 방법에 따라 참석자들이 직접 자신의 카메라로 별 사진을 찍어 보는 체험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날씨가 흐려 별을 실제로 관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 체험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하지만 참석자들은 공식행사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권 작가로부터 실질적인 별 사진 촬영 노하우를 전수받느라 자리를 떠날 줄 몰랐다.

‘사이언스 이브닝’ 참여열기 뜨거워

▲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내려와 ‘사이언스 이브닝’ 행사에 참가한 열성 참가자 진혜진 씨(좌측)와 이우진 씨(우측).

 지금까지 성인을 위한 과학문화 프로그램이 없었던 만큼 ‘사이언스 이브닝’에 대한 참여열기가 뜨거웠다. 금요일 오후 근무시간을 휴가로 대체하고, 멀리 제주도까지 날아와 행사에 참여한 열성 참가자들도 있었다.

1, 2회 사이언스 이브닝에 모두 참석한 이우진씨가 그 주인공. 그는 “평소에 과학, 특히 과학문화에 관심이 있었지만, 일반인으로서 직장생활을 하며 과학에 흥미를 가질만한 기회가 별로 없어 안타까웠었는데 직장인을 위한 과학문화프로그램이 있다는 소식에 1회 때 참석을 했었고, 너무 좋아서 2회 때도 꼭 참석하고 싶어 제주도까지 오게 됐다”고 밝혔다.

또 “첫 회의 주제는 화장품으로 쉽고 대중적으로도 관심이 많은 분야라 좋았고, 이번에는 천문학이라 좀 어려울 것 같았지만, 쉽고 재미있게 접근해서 좋았다”며 이씨는 “요즘 직장인들이 바빠 하늘의 별을 볼 여유조차 없는데, 평소에 볼 수 없었던 귀한 별 사진들을 보면서 멋진 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괜찮았다”고 덧붙였다.

행사 기간이 금요일 저녁이라 직장인들에게는 부담없는 시간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기회만 된다면 계속 참석하고 싶다는 이씨는 “장소적 제약으로 인해 더 많은 직장인들이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과학문화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제2회 사이언스 이브닝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서울에서 제주도를 찾은 또 다른 직장인 진혜진 씨는 “1회 행사가 끝난 후, 개최 소식을 알게 돼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 제주도까지 오게 됐다”며 “도시에 사는 일반인들은 별을 볼 기회가 그리 많지 않은데, 이런 행사를 통해 별과 우주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갖게 돼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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