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1,2019

플랜트 발생 오염물질 잡는다

[인터뷰] 기계연 송동근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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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가동되는 플랜트. 국내 산업과 기술발전을 이루는 데에는 플랜트 작동이 필수지만, 여기서 발생되는 대기오염물질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지적되곤 한다. 각 국가별로 플랜트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제거하고자 전기집진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대기오염 배출 기준이 강화되면서 집진효율을 높이는 것이 각국의 필수 의무사항이 됐다. 여기서 전기집진기란 대기오염 저감설비를 의미한다.

이런 가운데 전기집진기의 효율을 높이는 최적화 설계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기계연구원(이하 기계연) 환경기계시스템연구실의 송동근 박사팀이 ‘대기오염 물질 저감 설비 최적화 설계 기술’을 개발, 기술력을 인정받아 해외 발전소 설비에까지 역수출하는 쾌거까지 이룬 것.

효율의 열쇠, 유동의 균일화

전기집진기의 제거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유동 속도가 균일하게 형성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오염물질을 포함한 배기가스가 상대적으로 좁은 유로를 통과한 후 단면적이 큰 집진 챔버로 유입돼 내부 유동시 중심부에 빠른 유속이 형성되는데, 이때 불균형한 공기의 움직임을 균일화하면 내부 압력 손실이 최소화되기 때문이다.

▲ 송동근 환경기계시스템연구실 박사 ⓒ기계연


송동근 박사는 “균일화 장치 추가로 인해 압력 손실이 증가하는 경우, 전기집진기 운전에 필요한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균일도를 확보하고 압력 손실 증가를 최소화하기 위해 균일화 장치의 최적 설계가 필요한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안내판, 다공판 등 균일화 장치를 이용해 전기집진기 내부 유동을 균일하게 하는 경우, 유동의 균일도가 증가함에 따라 압력 손실도 증가하게 돼 매우 효율적이진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송 박사는 “전기집진기 내부 유로에서 전기적으로 극성을 띤 입자상 물질이 반대 극성의 집진판으로 이동해 제거되기 위해서는 입자상 물질이 유로를 통과해 빠져 나가기 전에 집진판에 도달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며 “전기집진기를 통과하는 유량은 이러한 조건을 고려해 산출하고 설계에 반영된다. 실제 유로를 통과하는 유속이 불균일한 경우 평균 유속보다 큰 지점에서는 입자상 물질이 집진판에 도달하기 전에 유로를 빠져나가게 돼 집진 효율이 감소하게 된다. 이러한 성능 저하를 방지하고자 전기집진기 내부 유동이 균일하게 형성되도록 균일화 장치를 적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동근 박사팀은 컴퓨터를 이용한 유동 전산 모사 기술을 전기집진기 설계에 적용, 이번 유동 균일화 장치를 설계했다. 송 박사는 “컴퓨터를 이용한 유동의 전산 모사 기술을 적용하지 않으면 전기집진기 내부 유동이 균일하게 형성되는지 파악하기 위한 평가 과정을 반복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며 “실제 설비의 축소 모델을 제작해 전기집진기 내부 유로의 속도를 측정한 후 유동이 균일하게 형성되는지 확인하고, 유량 조건과 유동의 균일도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면 전기집진기 설계를 수정, 다시 축소 모델을 제작해 평가하는 과정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경우 전기집진기 설계와 모델 수정에 따른 비용이 증가하게 돼 효율적 측면에서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

이에 반해 전산모사 기술을 적용하는 경우, 실제 모델 제작을 하지 않고도 내부 유동의 균일도 조건 및 유량 조건의 만족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축소 모델을 수차례 제작하고 수정하는 데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축소 모델을 제작과 수정에 소요되는 기간을 단축할 수 있어 적은 비용으로 단기간에 최적 설계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실제로 이 방법을 통해 실제 환경 플랜트 설치 후 유동 균일화를 위한 보수비용을 최대 80%가량 절감하고 있다.

이미 설치된 전기집진기 보수·개선에도 효과

이 기술을 통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전기집진기 최적 설계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기존에 비해 매우 큰 폭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새로 설치되는 전기집진기 외에도 이미 설치된 전기집진기의 보수와 개선에도 사용할 수 있어, 활용도 측면에서 매우 큰 이점을 드러내고 있다.

▲ 챔버별 유동 가시화 실험 모습 ⓒ기계연


송 박사는 “현재 요구되는 오염물질 배출 허용량은 과거에 비해 매우 엄격해져 내부 유동 균일화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설치·운전되고 있는 전기집진기는 일반적으로 20년 전부터 설치된 것들이다. 전기집진기의 내구연한은 15~20년 정도로 보고 있는데, 지금이 기존 전기집진기의 보수와 교체가 크게 일어날 시기다. 대기오염물질 배출 기준 역시 강화됐기 때문에, 이로 인해 보수 대상 전기집진기의 집진 효율 향상은 매우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기존 전기집진기를 보수하는 경우, 현재의 배출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기존의 제한된 부지에 더 큰 용량의 전기집진기를 설치해야 하는 제약이 발생하게 된다. 더 큰 부지를 갖추는 것은 한계가 있으니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동일한 면적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전기집진기의 높이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경우 전기집진기의 내부 유동의 균일도 기준을 만족하기 어려운 상황이 돼 균일화 장치의 최적 설계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한 유동의 균일도 기준을 만족하긴 위한 설계 변경 횟수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증가하는 설계비용은 컴퓨터를 이용한 전산 모사 기술을 적용할 경우 절감의 이득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가 좋은 결과를 얻긴 했으나 연구 과정상 어려움이 없던 것은 아니다. 내부 유로를 통과하는 유동의 균일도를 높이기 위해 적용하는 균일화 장치 구성 요소인 다공판의 수치 모델(Numerical model)이 확립되지 않아 전산 모사 적용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송 박사는 “설치되는 장소 여건에 따라 구조적인 제한이 있어 이를 감안해 유로 설계에 반영해야 하는 점과 전기집진기 형상이 복잡하고 많은 계산량이 요구되는 점이 어려웠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어렵게 개발한 기술이지만 현재는 기술력뿐 아니라, 시장성까지 인정받고 있어 세간의 관심을 더욱 받고 있다. 이 기술은 이미 국내 기업(KC Cottrell)에 이전돼 대만 씬타(Hsinta) 발전소에 쓰이는 전기집진기에 적용됐으며, 여기서 그치지 않고 기계연 연구진은 현재 인도 바다푸르(Badarpur) 발전소에 설치될 전기집진기의 최적 설계도 진행 중에 있다.

기계연 관계자는 현재 전기집진기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15년을 기준으로 약 13.9억 달러가 예상되며, 새로 개발된 기술이 상용화되면 2억 달러 규모의 시장 창출을 전망한다고 전했다.

송동근 박사는 “이 기술개발은 국내 발전소뿐 아니라 외국 발전소의 배기가스 배출 저감 환경 플랜트 설치에 기여하고 있다. 향후 유동 균일화 설비의 규격화를 통해 산업체에서 적용이 용이한 기술을 제공할 계획이며 전기집진기 외에도 유동의 균일도가 효율 향상과 직결되는 탈황 설비와 화학 반응기 등을 대상으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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