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16,2019

나노섬유, 고어텍스의 강력한 도전자

나노기술로 방전, 방균, 방음 필터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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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어텍스(Gore-tex)라는 것이 있다. 미국 뒤퐁의 W.L.고어가 아들과 함께 발명해 이런 이름이 붙었다. 밖에서 안으로 물이 배어들어가지는 못하나, 땀이나 증기를 안에서 밖으로 내보낼 수 있는 특수 섬유다.

대부분의 옷들은 코어텍스가 가진 기능을 하나도 갖고 있지 않다. 그런 만큼 등산객, 여행객은 물론 탐험가들에게 있어 고어텍스로 만든 옷은 선망의 대상이다. 최근 한 할인점에서 30만~50만 원에 달하는 고어텍스 외출복을 10만 원대 가격으로 판매한다고 광고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의류다.

▲ 분자는 물론 원자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나노기술이 발전하면서 특수섬유 제품인 고어텍스의 아성이 도전을 받고 있다. 사진은 미국 AMSOIL이 개발한 나노 에어필터 전자현미경 사진. ⓒhttp://www.amsoil.com/


고어텍스와 관련된 특허는 1973년 출원됐다. 특허 기간이 20년인 만큼 1993년 이후 또 다른 기업이 고어텍스를 생산할 수 있었다. 그러나 1993년 이후 10수년 간 고어텍스에 버금가는 특수섬유는 나타나지 않았다. 고어텍스의 가격이 비싸다는 것은 아직도 고어텍스에 견줄만한 특수섬유가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노섬유, 고어텍스의 강력한 도전자로

고어텍스의 선별적 방수 기능이 가능한 이유는 고어텍스 필름(멤브레인) 때문이다. 이 필름은 제곱인치당 90억 개 이상의 미세한 구멍을 갖고 있다. 물방울보다 2만 배 정도 작고, 수증기보다 700배 정도가 커서, 밖에서 들어오는 물방울은 막지만 안에서 발생하는 땀과 수증기는 배출이 가능한 것이다.

고어텍스는 의복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등산화, 가방, 양말 등의 또 다른 의류는 물론 광섬유 케이블, 연료전지 부품, 전자산업용 필터, 광물·석유탐사, 외과용 제품, 건축재료 등 안 쓰이는 데가 없을 정도다.

특히 바이오 분야에서의 활약이 돋보인다. 이미 오래 전부터 고어텍스는 심혈관계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인조혈관으로 사용돼 왔다. 2000년대 들어서는 성형외과에서 피부 대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인간의 피부처럼 미세한 구멍들이 있어 다른 어느 물질보다 표면접착력이 높기 때문이다.

▲ 아모텍 김병규 사장 ⓒScienceTimes

최근 들어서는 고어텍스로 방수 휴대폰을 만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 미국, 일본 등에서 출시되는 스마트폰에 방수 기능이 탑재되고 있는데 고어텍스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가격이 비싸지면서 스마트폰이 망가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고어텍스의 용도가 계속 확산되면서 연매출은 연간 30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1970년대 고어가 근무했던 뒤퐁은 아직 100대 기업에 들지 못한데 반해, 고어텍스는 1998년 이후 포춘지가 선정한 100대 기업의 한 자리를 꾸준히 차지하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 고어텍스의 위세를 꺾을 기업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변하고 있다. 고어텍스의 강력한 도전자는 나노기술이다.

분자는 물론 원자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나노기술이 발전하면서 섬유는 물론, IT, BT, 에너지, 디자인 분야에 이르기까지 소재산업 전 분야에 걸쳐 고어텍스가 위협적인 도전을 받고 있다.

국내에 아모텍이라는 기업이 있다. 올해 들어 전년대비 80% 매출이 늘어나 산업계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소재·부품 회사다. 1994년 사업을 시작해 기술혁신형 중소기업(2001년), 코스닥대상 최우수 차세대기업(2004), 코스닥시장 히든챔피온 기업(2012년)으로 선정되는 등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방수, 방습, 방균 이어 방음 필터 등장

아모텍 김병규 사장은 8일 한국공학한림원이 주최한 CEO 조찬집담회에 나와 “나노 등 첨단 기술이 발전하면서 부품을 만드는 대부분의 재료들이 고효율 재료로 바뀌고 있으며, 세계 소재·부품 업계에 전에 볼 수 없었던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고어텍스를 예로 들었다. 고어텍스는 지난 30여 년간 ‘기적의 소재’로 불리면 세계 소재산업을 주도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상황이 바뀌고 있다는 것.

김 사장은 새로 등장하고 있는 나노섬유(Nono Fiber)들이 이전에 불가능했던 특수섬유 기능들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에어’를 이용한 전기 방사기술 등을 통해 3D 나노 웹 구조섬유 생산하는 일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또 높은 비 표면적에 균일한 기공, 우수한 통기성과 방수, 높은 이온전도도 등의 기능을 실현하면서 새로운 기능의 액체필터(Liquid Filter), 방·투습 섬유, ‘Acoustic vent film’, ‘Conductive Adhensive film’ 등 새로운 특수섬유들을 계속 개발해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수 섬유기술은 특수 기능의 필름(멤브레인)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 고어텍스의 비밀 역시 이 필름 제조방식에 있는데 나노기술 발전으로 이를 능가할 수 있는 특수섬유 개발이 멀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분리막으로 번역되는 멤브레인 제품들은 산업 현장 곳곳에서 중요한 자리를 꿰차고 있다. IT기기의 방수기능을 수행하는 ‘Acoustic vent film’, IT 기기 내에서 전자파, 전기전도성, 방열 등을 차단하는 ‘Conductive Adhensive film’ 등은 이미 상용화 돼 있는 상태다.

최근 들어서는 BT 분야에서의 활용이 늘고 있다. 패혈증을 막기 위한 ‘패혈증 필터’의 경우 이미 동물 임상실험이 끝난 상태라고 밝혔다. 또 다른 곳에서는 당뇨병 치료를 위한 ‘단백질 필터’가 개발되고 있는 등 새로운 필터 기능이 개발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방수, 방습뿐만 아니라 소리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필터가 개발되고 있는데, 신기술들이 상용화할 경우 30여 년 간 고자세로 일관해온 고어텍스의 아성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최근 이런 특수섬유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의 활약이 눈부시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지금도 많은 한국 소재·부품업체들이 세계 시장을 목표로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김 사장은 “미래 시장 상황이 어떻게 될지 정확히 진단할 수는 없지만 지금처럼 한국 기업들이 R&D를 통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면 어느 때고 큰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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