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23,2019

‘불타는 얼음’ 서막 올리나

미국, 가스 하이드레이트 추출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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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미래 청정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안전하게 추출할 수 있는 기술 테스트에 성공했다. 미국 에너지부(DOE ; US Department of Energy)의 스티븐 추(Steven Chu) 장관은 지난 2일 알래스카의 노스슬로프(North Slope) 지역에 있는 사암에서 진행된 가스 하이드레이트 추출에 대한 현장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발표했다.

DOE가 미국 석유회사 코노코필립스와 일본 석유‧천연가스‧금속 국립회사(JOGMEC)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수행한 이 기술 테스트는 본래의 장소에서 이산화탄소를 가스 하이드레이트 구조 내에 있는 메탄 분자로 교환하여 메탄 가스를 생산하는 방법에 대한 최초의 현장 실험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즉, 노스슬로프 지역에 있는 사암의 가스 하이드레이트 안으로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이산화탄소와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바꾼 것이다.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가스 하이드레이트 층에 주입한 다음 메탄을 이산화탄소로 치환해 생산하는 방법으로 가스 생산과 동시에 환경오염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한 이 방법은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해리시키지 않고 메탄가스를 생산하기 때문에 지반 안정성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한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 미래 청정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 가스 하이드레이트의 연소 장면. ⓒ가스하이드레이트개발사업단


DOE는 이 교환 시험 후에 시추구 밖으로 유체를 펌프해 내서 압력을 낮추고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녹여서 메탄과 액체 상태의 물을 방출하는 ‘감압’ 과정을 30일 동안 테스트했다. 감압에 대한 과거의 가장 긴 현장 테스트는 일본과 캐나다가 지난 2007년에서 2008년 사이에 행했던 6일간이었다.

하지만 이 실험에 성공했다고 해서 가스 하이드레이트의 본격적인 상업 생산이 당장 가능한 것은 아니다. DOE에 소속된 국립에너지기술연구소의 메탄기체 수화물 연구개발 프로그램 관리자인 레이 보스웰은 “이번 연구는 특정 생산율을 증명해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 물리적인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 고안된 ‘소규모 과학실험’이다”고 말했다.

즉, 이 시도는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채굴하고, 그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격리하는 잠재성을 가진 생산 기술을 분석하는 데 있어 중요한 첫 단계일 뿐이라는 의미다.

이러한 초기 소규모 테스트를 기반으로 DOE는 미국 멕시코만에서 대규모 가스 하이드레이트의 특성화 및 위치를 확인하고 안전하게 추출하는 데 이용될 수 있는 부가적인 기술을 테스트하는 연구뿐 아니라 북극에서 장기적인 생산 테스트를 수행하기 위한 새로운 연구에 착수할 계획이다.

DOE의 다음 연구 단계는 경제적으로 실용적이면서도 지속가능한 생산 방법 개발이라는 실질적인 목표와 함께 감압을 통해 보다 더 오랜 시간에 걸쳐 가스 하이드레이트 생산을 평가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매장량 전 세계 5천년 사용 규모

‘불타는 얼음’으로 널리 알려진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표준 온도 압력 조건에서 메탄가스의 부피가 164배 팽창하므로 1㎥의 가스 하이드레이트에서 160~170㎥의 메탄가스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다른 화석연료에 비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적고 질소산화물 같은 오염물질도 거의 배출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가스 하이드레이트의 가장 큰 매력은 방대한 매장량이다. 지난 2004년 미국 국회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가스 하이드레이트의 매장량은 탄소량으로 환산해 약 10조 톤으로서, LNG 환산 톤을 기준으로 했을 때 전 세계 5천년 사용 규모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동해 울릉분지 주변에도 약 8억 톤 가량 매장돼 있는데, 이는 연간 국내 가스 사용량을 기준으로 환산해 볼 때 약 30년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그러나 가스 하이드레이트의 특성상 부존하는 지역이 극지방의 동토층과 수심 200미터 이상의 해저지층인 데다가 여러 가지 기술적 난제로 아직까지 확실한 생산기술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 가스 하이드레이트 관련 기술에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국가는 일본이다. 2002년부터 생산공정 개발을 시작한 일본은 정부 주도로 MH(Methane Hydrate) 21프로그램을 수립하고 2018년 상업 생산기술 확보를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지난 2월 아이치현 아쓰미반도 앞바다 70킬로미터 지점에서 시추작업에 착수했다. 수심 1천 미터의 해저에 드릴을 내린 후 300미터 가량 다시 땅을 파서 메탄층에 도달할 계획인데, 그곳에 1.1조㎥의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중국도 지난해 남중국 해역에 가스 하이드레이트 광구 25곳을 확정지은 것으로 전해졌으며 그곳에서 채취 가능한 물량은 원유 41억 톤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동남아 국가들과 남중국해 등지의 영토 분쟁에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것은 바로 가스 하이드레이트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가스 하이드레이트 개발 경쟁 치열해

우리나라는 지난 2004년 가스 하이드레이트 개발사업 계획을 수립한 후 2015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3단계에 걸친 조사‧시추작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 2007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울릉도 남쪽 100킬로미터 지점에서 자연 상태의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채취하는 데 성공했으며, 2010년 7월부터 80여 일간 2차 시추를 완료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2014년까지 시험적으로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한편, 최적의 상업적 생산기반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그밖에 캐나다, 인도, 호주 등도 가스 하이드레이트 개발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알래스카에서 가스 하이드레이트의 채굴에 성공한 미국의 경우 천연가스가 넘쳐나는 곳이다. 현재 미국에서 천연가스는 100만 BTU(천연가스 단위)당 4달러 이하에 팔리는 데 비해 가스 하이드레이트로부터 나오는 천연가스의 경우 상업적인 실행 가능한 가격이 100만 BTU당 7~8달러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에너지 자원이 거의 없는 한국 및 일본을 비롯해 천연가스 공급이 그들의 국내 자원을 크게 초과하는 중국 및 인도 등의 국가에서 가스 하이드레이트의 상업 개발이 먼저 이뤄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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