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3,2019

우주 전체 돌려보는 프로그램 등장

‘데우스 프로젝트’ 완성 눈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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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우주이론연구소(LUTH)가 우주 전체를 들여다볼 수 있는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 시리즈 ‘데우스(DEUSS)’의 첫 번째 모델을 완성했다.

우주의 시작인 빅뱅부터 현재까지 관측 가능한 5천500억 개의 요소를 추적해서 가상 프로그램으로 변환시킨 것이다. 우주 어느 곳이든 3차원으로 확대시키고 회전시켜서 관측이 가능하다.

▲ 프랑스 우주이론연구소(LUTH)가 우주 전체를 들여다볼 수 있는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 시리즈 ‘데우스(DEUSS)’의 첫 번째 모델을 완성했다. ⓒLUTH

데우스는 ‘암흑에너지 우주 시뮬레이션 시리즈(Dark Energy Universe Simulation Series)’의 약자로, 우주를 구성하는 암흑에너지의 분포와 역할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만들어진다. 전체 3개 모델로 구성되며 나머지 2개는 다음달 말 완성될 예정이다.

이번에 완성된 첫 번째 모델의 이름은 ‘데우스: 전 우주 프로그램(DEUS : full universe run)’이다. 라틴어로는 ‘신’이라는 뜻이다. 우주 전체를 들여다보는 능력을 지녔다는 의미다.

데우스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우주 전체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된다. 암흑에너지가 우주의 생성과 진화에 어떠한 기여를 했는지도 자세히 밝혀낼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로 우주이론연구소는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파리천문대, 파리디드로대학교가 공동으로 설립했다. 이번 연구에는 장미셸 알리미(Jean-Michel Alimi) 박사를 비롯해 6명의 연구원이 참여했다.

암흑에너지가 만들어낸 우주의 팽창 역추적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은 사울 펄무터(Saul Perlmutter), 브라이언 슈미트(Brian Schmidt), 아담 리스(Adam Riess) 등 3명의 천체물리학자가 수상했다.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초신성을 관찰해서 우주의 팽창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공로다.

초신성이 폭발할 때는 밝은 빛이 생기는데 여기에 지구까지의 거리를 대입하면 폭발 시기를 유추할 수 있다. 빛이 먼 거리를 이동하는 동안 원래의 천체가 뒤로 물러나면 도플러 효과(Doppler Effect)에 의해 스펙트럼이 붉은색의 파장을 띠게 된다. 이를 ‘적색편이(red shift)’라 한다. 수상자들은 적색편이 정도를 관찰해 천체의 이동 속도를 계산해냈고 우주의 팽창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우주의 팽창이 가속되는 것은 여분의 에너지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미국 시카고대학교의 마이클 터너(Michael Turner) 교수는 1998년 발표한 논문에서 이 에너지를 ‘암흑에너지’라 불렀다. 이후 암흑에너지는 우주의 팽창과 진화 등 우주 연구에 없어서는 안 될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번 데우스 모델의 완성은 암흑에너지의 분포와 밀도를 이용해 우주의 진화를 역추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연구진은 우주상수를 대입해서 우주 표준모델 시뮬레이션을 만들어 ‘암흑 에너지가 우주의 구조와 진화에 어떠한 각인을 남겼는지’ 알아낼 예정이다.

▲ 데우스(DEUS)는 빅뱅부터 현재까지의 우주 진화 전 과정을 시뮬레이션으로 재구성할 수 있다. ⓒLUTH


슈퍼컴퓨터로 완성한 우주 전체의 지도

데우스 모델에는 우주 전체에 분포하는 5천 500억 개의 요소가 입력돼 있다. 덕분에 우주를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정확한 데이터와 새로운 연구소재를 제공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전체 은하를 질량에 따라 구분해 통계를 낼 수도 있다.

데우스 모델로 계산한 결과 태양 질량의 10만 배가 넘는 은하 군집은 총 1억 4천 4백만 개의 은하로 이뤄져 있음이 밝혀졌다. 가장 무거운 은하는 질량이 태양의 1경 5천조 배에 달한다.

또한 기존의 이론을 검증하는 데에도 데우스 모델이 쓰인다. ‘중입자 음향진동 관측사업(BOSS)’에서 잡아낸 태고의 플라스마 음향진동보다 훨씬 정확한 수준에서 포착과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획기적인 정확도 덕분에 우주학계에서는 ‘우주 연구의 금광’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프로그램의 완성은 프랑스의 ‘국립 집중계산 거대시설(GENCI)’이 보유한 세계 5위 수준의 슈퍼컴퓨터 ‘퀴리(Curie)’ 덕분에 가능했다. 퀴리에 장착된 CPU만 9만 2천 개가 넘으며 초당 계산속도는 2페타플롭스(PFlops)에 달한다. 1초에 1천조 번의 계산을 해낸다는 뜻이다. 파리 남쪽 에손느(Essone)의 ‘초거대 계산센터(TGCC)’에 설치돼 있다.

▲ 데우스 시리즈는 현재까지 관측 가능한 전체 우주의 지도를 3차원으로 재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LUTH

시뮬레이션을 완성하기 위해 퀴리의 모든 CPU가 계산에 투입된 시간을 합치면 3천만 시간 즉 3천 500년을 넘는다. 산출된 데이터의 양도 어마어마해서 DVD에 담으면 3천만 장 분량이다. 다행히 연구진이 획기적인 파일 압축법을 개발해서 현재는 1페타바이트(PBytes), DVD로는 20만 장 정도로 압축시켰다.

데우스 시리즈는 현재까지 관측 가능한 전체 우주의 지도를 3차원으로 재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다음달 말에 나머지 2개 모델이 완성돼 전체 데우스(DEUSS) 시리즈가 본격 가동되면 암흑에너지로 인한 우주의 팽창 속도를 알아낼 뿐만 아니라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우주 진화를 정확한 수준에서 재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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