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1,2019

국내외 학계의 과학소설연구 현황: 미국(2)

캔사스대 과학소설센터와 클래리온 워크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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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학계에서 잭 윌리엄슨 못지않게 과학소설에 관한 교육과 연구에 애정을 쏟은 이들로는 제임스 건과 토마스 M. 디쉬(Thomas M. Disch)가 두드러진다. 제임스 건은 1970년부터 미국 캔사스 대학(Kansas Univ.)에서 과학소설 관련 강좌를 열었으며1) 이후 과학소설 관련 교육 환경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1982년 캔사스 대학 부속 과학소설센터를 개소했다.2)

현재까지 존속하고 있는 캔사스 대학 부속  과학소설센터는 과학소설과 연관된 특별 콜렉션과 자료를 보관하는 라이브러리 역할뿐 아니라 영문학과와 제휴하여 두 과목을 학부생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개설 및 운영하고 있다.3) (일찍이 캔사스 대학 영문학과에서는 1975년부터 창작 실습이 선택과목으로 개설되었는데 이 강좌에서는 과학소설 작품도 함께 다뤄진다.)

▲ 2011년 6월 클래리온 웨스트 작가 워크숍 현장. ⓒNancy Kress’s Blog


1979년에는 캔사스 대학 부속 과학소설센터가 존 캠벨 기념상 최우수 과학소설 장편부문에 선정되는 뜻밖의 사건이 벌어졌는데, 작가의 작품이 아닌 과학소설 센터에 시상을 하게 된 까닭은 이 센터가 매주 진행되는 과학소설 강의와 창작 강좌를 통해 과학소설 문화 창달에 기여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후 이 센터는 1987년 동일한 이유로 씨어도어 스터전 기념상 최우수 단편부문을 수상하였으며 1996년 캔사스시 과학소설·환타지 협회와 함께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캔사스 대학에서는 1985년 과학소설 작가 워크숍이 처음 열렸으며 1986년부터는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연례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이 센터에서 매년 7월 작가 워크숍이 첫 2주간 열리고 나면 그 다음 2주 동안에는 과학소설 문학 강좌가 열린다. 아울러 이곳은 과학소설 문학상 시상을 겸한 만찬장이 되거나 존 캠벨과 관련된 컨퍼런스 장소로 이용되기도 한다. 이 센터는 1991년 J. 웨인 & 엘지 M. 건 센터(the J. Wayne and Elsie M. Gunn Center)로 개명되었는데, 이는 캔사스 대학의 과학소설 강의를 꾸준히 해온 제임스 건 교수의 형제 리차드 W. 건 박사가 동 센터에 기부를 함으로써 이 형제의 부모 이름을 딴 데 기인한 것이다. 

토마스 M. 디쉬는 클래리온(Clarion) 워크숍을 주도해온 인사이다.4) 애초에 클래리온 워크숍은 1968년 로빈 스캇 윌슨(Robin Scott Wilson)에 의해 펜실베이니아(Pennsylvania) 주에 있는 클래리온 주립대(Clarion State College)에서 개설되었지만 1974년부터 미시건 주립대(Michigan State Univ.)의 여름학기 강좌로 옮겨갔다.

6주 동안 과학소설과 환타지 소설을 창작하고자 하는 신진 작가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이 워크숍은 원래 데이먼 나잇과 케이트 윌헬름 부부가 펜실베니아 주의 자기 집에서 연 밀포드 작가 컨퍼런스(Milford Writers’ Conference)의 부산물이었다. 이 강좌가 미시건 주립대로 옮겨오면서부터는 토마스 M. 디쉬가 주도적인 강사로 부상했다.

과학소설계의 프로패셔널 배출 성과

과학소설계의 프로패셔널들(작가, 평론가, 출판관계자)을 배출하는 데 큰 성과를 낸 이 워크숍은 이후 생겨난 또 다른 과학소설 관련 워크숍이 클래리온 웨스트(Clarion West)5)라는 명칭을 쓰자 이를 구별하기 위해 원래의 클래리온 워크숍의 경우 클래리온 이스트(Clarion East)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워크숍에는 매주 다른 작가나 편집자들이 강사로 나선다. 클래리온 워크숍을 통해 배출된 대표적인 작가로는 국내에도 중단편집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펴낸 테드 창(Ted Chiang)이 유명하다.

▲ 우리나라에 번역 출간된 과학소설 개론서 ‘SF의 이해’. 로벗 E. 스콜즈(Robert E. Scholes)와 에릭 S. 랩킨(Eric S. Rabkin)이 공동저자이다. ⓒ평민사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에도 번역된, 본격적이고 진지한 과학소설 연구서 ‘과학소설; 역사, 과학, 비전 Science Fiction: History, Science, Vision’의 공동 저자 로벗 E. 스콜즈(Robert E. Scholes)와 에릭 S. 랩킨(Eric S. Rabkin)을 빼놓을 수 없다. 이 두 사람의 저서는 1973년에 창간된 이래 지금까지 1년에 3차례씩 정기적으로 발간되고 있는 미국 과학소설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술지 중 하나인 ‘과학소설 연구 science fiction studies’6)에 상당한 지적 자극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로벗 E. 스콜즈는 브라운 대학의 ‘현대문화와 미디어’학과 교수이며 에릭 S. 랩킨은 미시건 대학7) 영어영문학과 교수이다. 특히 두 연구자 중에서도 랩킨은 현재까지도 과학소설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 프로젝트들에 꾸준하고 활발하게 참여해왔다.

그는 미시건 대학의 환타지 소설 및 과학소설 웹사이트 구축에 관여했으며 매달 한 번씩 환타지 소설 및 과학소설 독서그룹을 지도하고 있고 ‘화성과 사고의 진화(Mars and the Evolution of Thought)’, ‘우주여행의 로맨스; 우주선의 성적인 圖像學(The Romance of Space Travel: On the Sexual Iconography of Spacecraft)’, ‘어제의 내일(Yesterday’s Tomorrow’s)’, ‘성공하는 과학소설 창작법(How To Succeed in Science Fiction)’ 등과 같은 특별강연을 했다.

[표 1]은 에릭 S. 랩킨이 2007년 상반기 미시건 대학 영어영문학과에서 강의하는 과목 중 하나인 ‘영문학 강좌 – 과학소설’의 학기 동안 수업 진도표이다.

[표 1] 미시건 대 영어영문학과의 ‘영문학 강좌 – 과학소설’의 수업진도표 

ⓒefremov






1) 같은 해 캔사스 대학 도서관은 SF 분야의 도서들을 대거 구입하였다. 그 이후 과학소설은 도서관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인 특별 콜렉션으로 자리 잡았는데, 그 방식은 주로 증정을 통해서였다. 특별 콜렉션들은 1975년 출간된 ‘제임스 건의 대안 세계들: 일러스트레이션을 곁들인 과학소설의 역사 Gunn’s Alternate Worlds: The Illustrated History of Science Fiction’에 상당수의 일러스트레이션을 제공했다.
2) http://www2.ku.edu/~sfcenter/
3) 한 과목은 과학소설 자체에 대한 충실한 수업인 ‘과학소설’ 강좌이고 다른 한 과목은 과학소설을 포함한 ‘장르연구’ 강좌이다.
4) Thomas M. Disch, The Dreams our stuff is made of, the Free Press, New York, 1998, ch# 10
5) 현재 이 강좌는 샌 디에고 캘리포니아 대학에 개설되어 있다.
6) ‘과학소설 연구’는 R. D. 멀른(R.D. Mullen)이 창간한 아카데믹한 과학소설 연구저널로서 드포 대학(DePauw University)에서 펴내고 있다. 제목이 시사하듯이 이 저널은 전형적인 과학소설에 관한 에세이뿐 아니라 공포나 환타지 소설 영역에서도 개별 작품이 과학소설적인 요소를 품고 있으면 비평의 대상으로 다룬다. 폴란드의 과학소설 작가 스타니스와프 렘도 이 저널에 에세이스트로서 여러 편의 글을 기고한 바 있다.
7) 미시건 대학과 미시건 주립대학은 전혀 별개의 대학이다. 바로 앞의 클래리온 워크샵은 미시건 주립대에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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