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KTX는 알겠는데, GTX는 뭘까?

오늘 하루 만난 과학 (8) 헷갈리는 열차 명칭들

칠십이 다 된 나이지만 박 모(68)씨는 아직도 대중교통을 즐겨 이용한다. 평상시에는 지하철을 애용하고, 지방에 갈 일이 생기면 초고속열차인 KTX(Korea Train eXpress)를 탄다.

그런데 최근 들어 뉴스를 볼 때마다 명칭 때문에 헷갈리는 일이 자주 생겨 애를 먹고 있다. 춘천 지역을 방문할 때 ITX(Intercity Train eXpress)를 이용하라는 뉴스를 본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최근 들어서는 또 다른 초고속열차인 SRT(Super Rapid Train)가 개통됐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

KTX와 SRT의 구동원리는 같지만, 사업주체가 다르다 ⓒ SR

KTX와 SRT의 구동원리는 같지만, 사업주체가 다르다 ⓒ SR

이 뿐만이 아니다. 3~4년 후면 GTX(Great Train Express)가 개통되어 만성적인 수도권 교통난을 해소해 줄 것이라는 뉴스를 접하면서 박 씨는 혼잣말로 ‘되게 헷갈리는 명칭들이네’라고 중얼거렸다.

박 씨는 대중교통 수단이 획기적으로 늘어난다는 소식에 일단 환영은 하면서도 더 나이가 들어 기억력이 쇠퇴해 지기 전에 이들 교통수단이 어떻게 다른지를 확실하게 파악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철로를 달리는 대중교통은 모두 전기 기관차로 교체

KTX와 SRT, 그리고 ITX, GTX의 본격적인 구별에 앞서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이들 모두가 ‘전기 기관차’라는 점이다. 주된 동력원이 화석연료를 태우는 엔진이 아니라, 전기를 사용하는 모터가 달린 열차라는 것이다.

이전의 철도는 필요한 동력을 석탄이나 석유 같은 화석연료에서 얻었다. 하지만 자원고갈과 환경오염 문제 등이 대두되면서, 전 세계 철도회사들은 공해를 발생시키지 않으면서도 강력한 힘을 가진 전기철도로 시스템을 전환되고 있는 중이다.

동력 외에 전기 기관차와 일반 기관차의 차이라면 철로를 꼽을 수 있다. 언뜻 보면 둘 다 똑같은 철로를 달린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전기 기관차가 다니는 철로에는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가공전선(架空電線)이 숨어 있다. 따라서 엄밀하게 말하자면 전기 기관차가 다니는 레일은 철로라 하지 않고, 전차선로(電車線露)라 부르는 것이 맞다.

전기 기관차는 지난 1834년 미국의 주물업체 사장인 토마스 데이븐포트(Thomas Davenport)가 관형 코일인 솔레노이드(solenoid)가 들어있는 왕복운동 전동기로 기관차를 제작하면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토마스 데이븐포트가 만든 전기 모터의 초기 모델 ⓒ ethw.org

토마스 데이븐포트가 만든 전기 모터의 초기 모델 ⓒ ethw.org

이후 1881년 독일에서는 세계 최초로 직류방식 전기철도를 완성하여 시가지를 오가는 기관차를 선보였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상용화의 길이 본격적으로 열리게 되었다.

전기 기관차는 증기 기관차나 디젤 기관차와 비교하여 많은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 초고속열차의 조건에 알맞게 견인력이 크고, 가속과 감속이 용이하여 고속성능이 양호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동력소비량이 적어 경제성이 뛰어나며, 공해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환경보호 차원에서도 적합한 수송 기기다. 이 외에 수선비와 유지비가 저렴하다는 점도 전기 기관차만의 장점이다. 전기 모터는 디젤 엔진에 비해 간단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서 수선 및 유지관리 비용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물론 단점도 있다. 철로부터 시작하여 전기 송전탑 등 인프라 투자비용이 막대하고, 기관차 제작비용도 화석연료로 움직이는 기관차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다. 따라서 소득 수준이 낮은 국가의 경우는 전기 기관차에 대한 투자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속도와 용도에 따라 구분되는 기관차들의 종류

KTX와 SRT는 같은 초고속 열차다. 구동 원리와 사용되는 교통 인프라가 모두 같다. 차이점이라면 운영 주체가 다르고, 최고 속도에서 약간 차이가 난다는 점뿐이다. SRT의 설계 최고속도는 330km/h로서, 300km/h인 KTX보다 약 30km/h 정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KTX는 서울역과 용산역을 중심으로 서울 도심에서 출발하는 반면에, SRT는 서울 외곽에 위치한 수서역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시간과 거리 면에서 SRT가 KTX보다 조금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에 ITX와 GTX는 같은 전기 기관차라 하더라도 속도보다는 수도권에 거주하는 승객들의 접근성과 편리성에 중점을 둔 대중교통이다.

‘도시 간 특급열차’라는 의미의 ITX(Intercity Train eXpress)는 한국철도공사가 운행하는 전기 기관차로서 경원선과 중앙선, 그리고 경춘선을 경유하는 노선을 확보하고 있다.

지하 철로와 지상 철로를 오가는 현재의 수도권 전철과 같은 원리이지만, 요금체계가 다르고 승차권을 사용하는 등 여객운송약관 적용에서 차이를 보인다.

확정된 GTX 수도권 노선도 ⓒ 국토교통부

확정된 GTX 수도권 노선도 ⓒ 국토교통부

반면에 경기도가 수도권 교통대책의 하나로 국토교통부에 제안하여 추진된 GTX는 ‘수도권 광역 급행철도’라는 의미답게 고양 킨텍스∼동탄 신도시, 의정부∼군포, 인천 송도∼청량리의 3개 노선을 오가는 신개념 광역교통수단이다.

현재의 수도권 지하철이 지하 20m 내외에서 시속 30∼40km로 운행하는 것에 비해 GTX는 지하 40∼50m까지 더 파고 들어가 노선을 만든다. 지하로 더 깊숙이 들어간 만큼, 노선을 직선화할 수 있어서 평균 시속 100km 이상으로 운행할 수 있다.

물론 지상의 교통난과 배기가스 배출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완공될 경우 수도권 외곽이라 하더라도 서울 중심까지 30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 국토교통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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