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프로그램 용어는 제2의 라틴어’라는 말이 있다. 중세시대에는 라틴어를 배우고, 라틴어로 된 성경을 읽을 수 있어야 권력을 쥘 수 있었다. 라틴어를 알지 못하는 사람은 누군가의 지배를 받고 수동적인 사용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컴퓨터 프로그램 역시 용어를 알지 못하면 전혀 읽지도 사용할 수도 없다. 하지만 용어를 알면 능동적인 활동이 가능해진다.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잘못된 부분을 비판하고, 수정하면서 활동적인 유저가 된다.
박종건(33) 메이커가 만든 ‘서큘러스’ 란 팀 이름은 원(circle)의 라틴어에서 따왔다. 혼자가 아닌 함께 도와가며 학습하는 동호회 같은 온라인 코딩 교육 플랫폼에 맞게 로고는 손을 마주잡은 모습을 띄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서 더 많은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사람들의 관심을 다양하게 확신시키면 좋겠다”는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게임 좋아서 프로그래밍 독학하며 개발자 꿈 키워
박 메이커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자신이 게임을 ‘엄청’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본인이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어 자연스럽게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갔다. 당시 초등학교에서 프로그래밍을 조금 배울 수 있었지만, 비주얼 베이직 등의 기초적인 부분이었고 프로그래밍 개발은 ‘택도 없었다’.
박 메이커는 중학생이 되던 해 C언어를 독학하기 시작했다. 독학은 결국 실패했지만, 본인의 적성과 진로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게임회사에 입사한 뒤에 그는 주위사람들에게 “천직이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허탈했다. 그는 “직업은 적성에 맞고 재미도 있으면서 보람을 느껴야 하는데, 게임회사에서는 보람을 찾을 수가 없어 괴로웠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 후 IT 분야로 이직했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것을 찾고자 거듭 고민했다. 그 끝에 ‘프로그램 교육’이라는 답을 찾았다. 사람들이 실생활에서 적용하고 응용할 수 있도록 개발을 가르쳐주자는 의욕이 솟았다.
출장 중에 여친과 연락하고 싶어 만든 스마트오디오
박 메이커는 지난 2013년 10년 넘은 절친과 함께 서큘러스라는 팀을 결성했다. 그동안은 잦은 지방·해외출장으로 여자 친구에게 굉장히 많이 차였다고 했다. 그래서 떨어져 있어도 옆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무언가를 IT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스마트 오디오 ‘파이오(piAu)’는 그렇게 해서 개발됐다.
파이오는 아침마다 메시지를 보내서 알람을 설정하고, 자기 전 연인에게 좋아하는 음악을 선물해서 함께 들을 수 있다. 또 그날의 날씨나 뉴스정보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도착한 메시지를 읽어주기도 한다. 그는 실제로 파이오를 통해 여자 친구와 결혼에 골인했다. 더불어 파이오를 개선시켜 ‘2015 대한민국 과학기술 창작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그에게 과학기술 창작대전은 ‘굉장한 속도와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계기’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피드백을 받음으로써 기술적, 디자인적으로 많이 발전했다는 이유에서다. 박 대표는 “몽골 속담 중에 ‘여자와 말은 멀리서 찾아라’는 말을 좋아한다”며 운을 뗐다.
이 속담은 가까이에서 혼처를 찾게 되면, 근친의 확률이 높아져 열성의 후손을 얻을 수 있으므로 이를 사전에 방지하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는 “IT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개발자들끼리 모여 있으면 생각하는 것이 비슷해서 뻔한 결과물을 얻을 수밖에 없다”며 “창작대전에서는 디자인, 작가 등 다양한 분들과 함께 새로운 서비스와 아이템을 고민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러한 만남이 지속된다면 전에 없던 새로운 것, 멋진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메이커 될 것
서큘러스는 스마트 오디오 파이오 뿐만 아니라 교육용 RC카 ‘파이카(piCa)’, 인공지능 로봇 ‘파이보(piBo)’를 만들고 있다.
파이카는 자체 제작한 블록코딩 언어인 ‘뿌리 깊은 나무’와 연동해 프로그래밍의 기초를 배울 수 있는 교육용 RC카다.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조합해 하나의 글자를 완성하고, 블록을 조합하여 동작을 만들어 미로를 탈출하는 것이 기본동작이다.
파이보는 초음파 센서, 카메라 모듈, 스피커를 탑재하고 있으며 인공지능을 추가하여 동작을 제어하고 친구처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기존 로봇에서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을 강화하고 감성적인 부분을 추가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개인용 로봇을 목표로 한다.
박 메이커는 “파이오, 파이카, 파이보는 우리 인간의 성장단계와 닮았다. 아이일 때는 자리에 누워만 있다가 네발로 기어 다니게 되고, 걸음마를 배우면 두발로 걸을 수 있는 것처럼 파이오에서 파이보까지 기술이 점점 발전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중들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자유자재로 직접 만들어서 공유하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 프로그래밍 교육을 단순 개발에서 그치지 않고, 스스로가 만들고 싶거나 필요한 것들을 직접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통해 실현하는 세상이다. 이러한 공유문화를 확산시키는데 박 대표는 일조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미 자신의 창작품 파이오의 제작과정을 온라인으로 공개했고, 책으로도 엮어 출판을 앞두고 있다. 박 메이커는 “IT를 어렵게 느끼는 분들도 비용에 부담을 느끼지 않고, 즐겁게 무언가를 만들어 볼 수 있는 세상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겠다”며 “말보다는 행동으로 메이커를 알리는 사람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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