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14,2019

“휴전선에 풍력 단지 조성 가능하다”

남·북 과학기술 교류협력 포럼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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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여 전력을 공급하고자 한다면, 우선 소규모 용량의 풍력 발전 시스템을 시범사업 차원에서 보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후 사업이 본격화되면 남북 접경 지역인 휴전선 부근에 대단위 육상 풍력 단지 조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남한과 북한의 에너지 분야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행사인 ‘2019 남·북 과학기술 교류협력 포럼’이 열리고 있는 현장. 김홍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그룹장은 남과 북이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협력 절차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남한과 북한의 에너지 분야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행사가 개최되어 주목을 끌었다 ⓒ 김준래/ScienceTimes

남한과 북한의 에너지 분야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행사가 개최되어 주목을 끌었다 ⓒ 김준래/ScienceTimes

에너지와 환경 분야에서 남한과 북한이 협력하여 한반도에 공동번영의 기틀을 마련하자는 취지로 열린 이번 행사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주최로 지난 7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됐다.

최근 신재생에너지 중장기 계획을 발표한 북한

‘북한의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전력 공급 방안’이라는 내용으로 주제 발표를 한 김홍우 그룹장은 “최근 들어 북한은 신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했다”라고 밝히며 “수력발전의 계절적 편차와 화력발전의 환경 오염 문제, 그리고 노후화된 시설 등을 개선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평양에 위치한 ‘자연 에네르기 연구소’에는 200여 명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연구진이 풍력과 태양열, 그리고 지열 및 소수력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중국으로부터 태양광 모듈과 축전지를 도입하여 주택과 공장, 관공서 등을 대상으로 시범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동향에 대해 김 그룹장은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북한의 전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 대안으로는 부족하다”라고 지적하며 “유일한 해결방안은 외부로부터 대규모 자본 투자가 도입되어야 해결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북한지역의 풍력자원 잠재적 현황 분석 ⓒ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북한 지역의 풍력자원 잠재적 현황 분석 ⓒ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김 그룹장의 설명처럼 북한의 에너지 보급 체계는 석탄과 수력 위주의 자력갱생형 에너지로 이루어져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체계로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점이다. 실제로 북한은 전력 부족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에너지 문제가 경제 회생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북한의 신재생에너지 중장기 계획은 바로 이런 현실을 조금이나마 극복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입수한 북한의 ‘신재생에너지 중장기 계획’을 살펴보면 일반 가정에서도 소형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여 전력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평양과 평안북도, 양강도 등에 중형급인 100~200kW급 풍력 발전기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대형급 풍력발전단지를 구성하지 못하는 이유는 전력계통의 불안전성과 선로 손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풍력발전 중에서도 육상보다 해상에 집중

그동안 에너지 사업과 관련하여 남과 북의 협력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미 지난 2007년에 남한과 북한은 공동학술회의를 통해 북측 온천지구와 마식령 지역에 풍황 계측기 2기를 설치하는 사업을 함께 추진한 바 있다.

또한 2015년에는 중국 북경에서 열린 동북아 과학기술 세미나에서 남한과 북한, 그리고 중국 및 일본의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과학기술 교류 협력을 위한 정보를 교환하기도 했다.

김 그룹장은 “북한이 특히 풍력 확대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지형적 특징 외에도 분산형 전원 시스템 구축을 통해 전력 공급의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점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우리가 갖고 있는 자본과 기술에 북한의 자원과 인력이 결합된다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기대 이상의 시너지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라고 밝혔다.

북한은 육상 외에도 해상 풍력발전 단지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단지가 들어설 최적의 위치를 찾고 있는 중인데, 북방한계선(NLL)에 인접한 장산곶 및 발해만 인근이 후보 수역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 김 그룹장의 설명이다.

해당 수역이 물망에 오르고 있는 이유에 대해 김 그룹장은 “남한 지역과 인접해 있다는 장점 때문에 국내 산업 육성에도 기여할 수 있고, 육상 풍력과는 달리 단지에 접근할 때 육로를 통과하지 않아도 되므로 유지 보수가 용이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북 풍력발전단지 건설을 위한 추진 과정으로 △소규모 용량의 풍력 및 태양광 복합발전 시스템 보급 시범사업 우선 시행 △대형 육상 풍력발전 단지 조성 △대형 해상 풍력발전 단지 조성 △최종적으로는 휴전선 지역에 대단위 육상 풍력 단지 조성 기대 등의 진행 절차를 제시했다.

물론 이 같은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마련되어야만 한다. 풍력발전 유망 지역을 선정하여 정밀조사를 선행해야 하고, 100~200kW급 풍력발전기와 태양광 복합발전 시스템을 독립형(Off Grid)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해야 하며, 계통 연계망이 설치되기 어려운 오지 마을이나 낙도지역으로 보급 확대되어야 사업 추진이 가능해진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진이 현지답사 후 파악한 육상 풍력발전과 해상 풍력발전의 최적지는 육상의 경우 라선 지구와 개마고원 등이 유망했고, 해상의 경우는 장산곶 근처인 것으로 드러났다.

발표를 마무리하며 김 그룹장은 “남과 북이 갖고 있는 장점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면 북한의 신재생 사업을 보급하는 시간은 그동안 남한이 독자적으로 추진했던 시간을 절반 이상으로 단축시킬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북한에 대한 남한의 일방적인 혜택 제공이 아니라 상호 이익을 실현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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