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율의 영화뒤집어보기] 과학서평 / ‘일론 머스크’
일론 머스크(Elon Musk). 이 사람이 정말 궁금하다. ‘테슬라’라는 전기자동차를 만들어 기존 자동차 업계에 작은 충격을 주는 사람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 (김영사)를 읽으면 오싹하다. 과학기술 동향을 엿볼 때마다 인류의 미래가 이러저러하게 바뀌겠구나 생각하지만, 일론 머스크 전기를 읽을 때 만큼은 아니었다. (일부 언론은 엘론 머스크 라고 표기한다.)
그가 세운 3개의 기업 – 테슬라, 스페이스 X, 솔라시티 – 이 최근 이룩한 성과는 입이 딱 벌어지게 한다. 물론 가장 익숙한 기업은 테슬라이다. 2012년 중반 테슬라가 내놓은 모델 S는 한번 충전으로 480㎞ 이상을 달리고, 4.2초 만에 시속 100㎞에 도달한다.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의 연료효율이 20%가 안 되지만, 모델 S의 연료효율은 약 60%나 된다.
이것은 시작일 뿐이다. 일론 머스크 전기를 쓴 애슐리 반스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에는 10만대를 생산할 전망이다. 2017년 출시할 모델3은 예상출고가 3만5000달러로 연간 수십만대를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2014년 머스크는 세계 최대 리튬 이온 배터리 생산시설인 기가팩토리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계획대로 라면 한번 충전으로 800㎞를 주행할 수 있다. 가까운 미래에 태양광 전기 무료 충전소망을 전국의 고속도로에 건설한다는 그의 야심찬 계획에 미국인들은 열광한다. 빌 게이츠에 쏠렸던 관심이 스티브 잡스로 갔다가 이제 확실하게 일론 머스크로 넘어간 것 같다.
믿기지 않는 성과, 엄청난 경쟁력
스페이스 X는 우주항공 분야에서 믿기지 않은 성과를 냈다. 그는 러시아에 로켓을 사러 갔다가 얕잡아보고 비싸게 부르자 박차고 나와 직접 회사를 차렸다. 그의 회사 직원들은 12만 달러짜리 액추에이터를 3900달러에 만들고, 1000만 달러 이상 들어가던 로켓용 항공전자시스템 제조비용을 1만 달러 수준으로 낮추는 어머어마한 혁신을 밤새워 해냈다. 만성적인 재정적자로 우주개발에 점점 소극적으로 변하는 미국 정부를 대신해서 스페이스 X는 화성에 인류의 거주지를 건설하겠다고 큰 소리를 치고 있다.
머스크를 추종하는 직원들이 “인류를 위해 정말 중요한 일을 한다”는 사명감에 사로잡혀 일주일에 90시간씩 일하면서 얻은 성과이다. 이러다 보니 스페이스 X의 우주발사 비용은 러시아나 중국과도 경쟁할 만큼 엄청난 경쟁력을 가졌다.
이런 성과를 이룬 인물의 사생활은 어떨까? 짐작하는 대로이다. CEO 보다는 장군에 가깝고, 자폐증이라고 포장해도 좋을 만큼 자기 중심적이다. 3번 결혼해서 3번 이혼했다. 직원들에게 불가능한 목표를 제시하면서 수시로 변덕을 부리면서 해고하기 때문에 이직률이 매우 높다.
일론 머스크는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큰 회사로 성장했을 경우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과 오해와 뜬 소문을 미리 차단하려는 듯이 매우 솔직하고 때로는 의도적이라고 할 만큼 속속들이 자기의 단점마저 공개했다.
물론 그가 처음부터 터놓고 공개한 것은 아니다. 머스크의 첫 번째 공식적인 이 전기는 ‘뉴욕 타임스’ 기자인 애슐리 반스가 썼다.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거절하자, 애슐리 반스가 무려 18개월 동안 주변 인물들을 만나서 인터뷰하는 그 끈기와 열정에 넘어간 일론 머스크가 직접 만나서 상세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어렸을 적 아버지의 독재적인 통제 아래에서 살았고, 학창시절 끔찍한 왕따를 경험하고, 그래서 직원들을 함부로 대한다는 점은 일론 머스크를 더 돋보이게 하는 장식품같이 느껴진다.
인류의 진정한 미래를 위한 사명감의 산물
그렇다면 어째서 전기자동차와 우주항공과 태양광 발전일까? 인류에게 진정한 미래를 선사하기 위해 온실가스의 주범인 화석연료 사용을 차단하려면, 태양광 발전으로 완전한 전기자동차를 만들어야 한다는 집요한 집중이 바로 테슬라와 솔라시티의 배경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인간이 화성에 거주공간을 만들려면 우주여행이 매우 빈번하고 값싸게 이뤄져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타서 스페이스 X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몇 년 안에 로켓발사 비용을 경쟁사보다 최소한 10분의 1로 낮추려고 한다.
이제 겨우 44살인 일론 머스크가 맨 손으로 이런 성과를 이뤘다는 점이 더욱 경이롭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캐나다 출신 어머니와 현지인 출신 아버지에게 태어난 머스크는 아버지 나라를 떠나기 위해 캐나다를 거쳐 미국으로 왔다. 왕따를 당하다 보니 책만 파던 영재 소년은 미국 대학에 오면서 조금씩 두각을 나타냈다. 닷컴 버블 시대에 창업한 페이팔을 팔아 얻은 거액을 종자돈 삼아서 자동차 산업을 뒤엎고, 우주항공산업의 민간주도 시대를 활짝 열었다. 태양광 전기 무료 충전소를 건설하겠다는 구상도 결코 헛소리로 들리지 않는다.
실패나 불안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뛰어든 스페이스 X가 2008년 완전히 공중분해 될 것 같은 위기를 맞았을 때 머스크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면서 살려냈다. 직원 줄 임금도 없는 극한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스페이스 X의 로켓을 대량 구매하겠다고 나섰다. 테슬라 역시 버틸 자금이 없어서 구글에 매각하려고 협상하는 바로 그 때 판매원을 통한 주문이 밀려 들어와서 기사회생한 때가 겨우 2013년이었다.
일론 머스크를 읽으면, 가슴에 새로운 희망이 솟는다. 한편으로 정말 걱정된다. 기존 기업들이 우지끈 봉변을 당할 날이 코앞에 닥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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