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20,2019

호빗족, 실제로 존재하는가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라는 새로운 인류설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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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반지의 제왕’에는 호빗(Hobbit)이라는 이름의 소인족이 등장한다. 작가 J.R.R. 토킨이 만들어낸 소인족인데, 이 세상과는 전혀 다른 ‘중간계’라는 땅에 살고 있다. 키는 1미터(m) 남짓, 어린아이와 같은 모습을 가지고 있다.

머리카락은 갈색이고 발 안쪽에도 털이 나 있다. 이들은 민첩하지만 겁쟁이라서 위험을 느끼면 재빨리 숨어버리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밝은 성격 때문에 동료들과는 노래하거나 춤추고 파티를 열면서 즐겁게 살고 있다.

일반적으로 호빗족은 톨킨이 만들어낸 상상 속 인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과학계에서는 이 호빗족이 실제로 존재했음을 증명해냈다. ‘호모 플로레시엔시스’(Homo floresiensis)라는 이름을 가진 인류였다.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는 소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호빗'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인류가 실제로 존재했는데, 기존의 인류가 병에 걸린 것인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인류인지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는 소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호빗’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인류가 실제로 존재했는데, 기존의 인류가 병에 걸린 것인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인류인지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Ryan Somma – originally posted to Flickr as FloresUploaded by FunkMonk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는 2003년 인도네시아 자바 섬 동쪽 적도 위의 섬 ‘플로레스’ 섬에서 발견된 신종 인류 화석이다. 이들은 약 9만 5000년에서 1만 8000년 사이에 생활한 것으로 추정되며, 키는 약 1m이고 뇌용량은 약 380 밀리리터(mL)이다.

식량과 자원이 부족한 곳에 적응했기 때문에 덩치가 작은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여전히 침팬지 정도밖에 되지 않은 뇌용량에 대해서는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2003년 발견된 이후, 신종 인류에 대한 과학계의 논쟁과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로버트 반누치(Robert C. Vannucci) 미국 뉴욕주립대학교(New York University) 교수와 연구팀 역시 학술지 ‘미국 국립 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을 통해 인도네시아 플로레스 섬에서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를 발견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원문링크)

호모 플레시엔시스는 평균신장이 106 센티미터(cm)밖에 되지 않는 작은 신체구조로 인해 ‘호빗’이라는 별명이 붙게 되었다. 연구팀은 약 100만 년 전 인도네시아 플로레스 섬에 이들이 들어와 살았으며, 1만 7000년 전 멸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의 손목뼈 또한 오늘날 인류와 비교해보면 확연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2003년 오늘날 인류 두개골의 3분의 1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약 1만 8000년 전 여성 두개골이 발견되기도 했는데, 이번 발견 역시 이와 같은 선상에 두고 해석할 수 있다.

병에 걸린 현생인류 아닌 멸종한 별개의 인류

하지만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를 두고 학계에서는 여러 논쟁이 있었다. 지나치게 왜소한 덩치와 뇌 용량 때문인데, 일각에서는 이들을 두고 병에 걸린 현생인류라고 보는 시각이 있었다. 하지만 이를 반박하는 연구가 발표되었다. 멸종한 별개의 인류 종이라는 것이다.

카렌 밥(Karen L. Baab) 미국 뉴욕주립 스토니브룩대학교(Stony Brook University) 박사와 키에란 멕널티(Kieran P. McNulty) 미네소타대학교(University of Minnesota)박사, 카테리나 하바티(Katerina Harvati) 독일 튀빙겐 에버하르트 카를 대학교(Eberhard Karls University of Tübingen) 교수는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을 통해 공동의 연구를 발표하였다. (원문링크)

연구팀은 리앙부아(Liang Bua) 동굴에서 나온 두개골의 표면을 보여주는 3D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호모 플로레시엔시스가 고유의 특징을 가진 별개의 호모 종이라는 강력한 증거가 나타났음을 밝혔다. 이들의 조상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논란의 대상이다.

논쟁의 핵심은 바로 이들이 과연 △멸종한 호미닌(인간과 침팬지의 총칭)에 속하는지 △섬에 격리되어 왜소화 현상을 일으킨 고대 인류 ‘호모 에렉투스’ 집단에 속하는지 △비정상적으로 작은 몸집과 뇌를 갖게 한 질병을 가진 현생인류인가 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기하학적 3D 형태측정학을 이용하여 리앙부아에서 나온 두개골 LB1의 형태를 소두증과 같은 질환을 앓는 현생인류의 두개골과 비교하였다. 그 결과, LB1 두개골은 병에 걸린 현생인류보다는 화석 인류의 표본에 훨씬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피상적인 유사성은 나타났으나, 다른 특징들이 LB1이 화석인류와만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호모 플로레시엔시스가 병에 걸린 현생인류라기 보다는 멸종한 별개의 인류 종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지금까지 연구는 호모 플로레시엔시스의 지위에 관해 단편적으로 다루는 연구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이들의 지위에 관한 두 개의 대립하는 가설을 동시에 평가한 가장 종합적인 연구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새 인류 아닌 다운증후군 걸린 것”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듯한 호모 플로렌시엔시스에 관한 논쟁이 다시금 불붙은 것은 이번달 초 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s)를 통해 발표된 로버트 에크하르트(Robert B. Eckhardt)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Pennsylvania State University) 교수의 연구 때문이다. (원문링크)

연구팀은 LB1이라는 명칭의 여성 두개골을 재분석한 결과, 호모 플로렌시엔시스가 새로운 종은 아니라고 밝혔다. LB1의 특징이 흔하지는 않지만 유일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들 역시 처음 뼈를 봤을 때부터 유전적인 장애가 있음을 알았다고 이야기 했다.

뼈가 조각이라 명확하게 진단을 내릴 수는 없지만, 수년 간의 연구결과를 종합해보면 다운증후군 증상으로 압축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결론이다. 즉, 몸집과 두뇌가 쪼그라드는 유전질환인 소두병을 앓은 호모 사피엔스라는 것이다.

2003년 발견된 이후, 이들이 왜소증에 걸린 현생 인류의 조상인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종인지 호모 플로렌시엔시스에 관한 논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물론 대다수는 육체적 특징을 들어 현생 인류와 다른 새로운 종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를 반박하는 학자도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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