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집단지성, 과학자의 조건

동아사이언스 ‘사이언스바캉스’ 개최

아인슈타인부터 가상현실, 재난구조로봇, 그리고 3D 프린터까지. 2015년을 뜨겁게 달구는 과학 이슈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지난 25일 서울대 공과대학에서 ‘사이언스바캉스’가 개최된 것이다. 동아사이언스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 네이버 등이 후원한 이번 행사는 ‘과학자와 함께하는 지적인 휴가’ 라는 주제로 과학에 갈증을 느끼는 800여명의 청소년과 일반 성인들이 함께 했다.

국양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 과학동아

국양 교수가 아인슈타인은 어떻게 위대한 과학자가 되었는지 강연을 하고 있다. ⓒ 동아사이언스

아인슈타인 일반상대성이론 발표 100주년

올해 2015년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발표된 지 정확히 100주년이 되는 해다. 이에 따라 ‘사이언스바캉스’에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보다 쉽게 알 수 있는 강의와 다양한 현대 기술을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강연 위주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국양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가 ‘1915년과 2015년, 패러다임 변환의 해’ 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국양 교수는 “일반상대성이론이 발표된 1915년은 과학 패러다임이 크게 전환된 해”라며 “시간의 동시성 개념에 빠져있던 아인슈타인은 특유의 호기심과 토론으로 상대성이론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1915년을 한 번 살펴볼까요? 과학기술 측면에서는 레이온이라는 인조섬유가 생겼고, 자동차인 포드 T모형이 100만대 팔렸습니다. 1915년은 양자역학이 태동하고 막스웰 방정식이 세워졌으며, 뉴턴역학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1915년을 전후해 일어난 많은 과학적, 그리고 사회적 이슈를 이야기하던 국양 이사장은 “여기서 우리는 무엇이 위대한 과학자를 만들어내는 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호기심과 집단 학습(지성)이 위대한 과학자를 만들어냅니다. 아인슈타인의 어린시절을 살펴보면 아버지가 그의 호기심을 키워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례로 나침반이 자석에 반응하는 것을 보여주며 자기장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 했어요.”

국양 교수는  ‘2015년의 과학은 어디로 가는가’ 의 질문을 제기한 후 많은 과학기술의 발전이 진행되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수학과 컴퓨터, 유전자정보의 이해, 우주 생성원리와 원자를 모아 새로운 조합을 만드는 ‘환원주의적 사고’ 등 2015년의 과학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고 있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현대적 감각을 가진 호기심을 갖는 게 앞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이 연사들의 강연을 듣고 있다. ⓒ 과학동아

학생들이 연사들의 강연을 듣고 있다. ⓒ 동아사이언스

진짜현실 이상의 가상현실

서동일 전 오큘러스 한국지사장은 가상현실에 대한 이야기로 참여자들과 만났다. 서동일 지사장은 가상현실이 제공할 미래의 변화를 주로 언급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PC와 게임기는 다양하게 변화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콘텐츠 변화가 두드러지고 하드웨어 변화는 크지 않아요. 모바일을 통해 게임할 수 있으니, 크게 변화한 것 아니냐고 하실 수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화면이 워낙 작아 게임을 즐기는 경험을 혁신적으로 바꾸지 못했어요. 그럼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이러한 질문과 함께 제기한 것이 바로 가상현실을 느끼게 하는 ‘HMD(Head Mounted Display)’ 였다. 그는 “가상현실이란 머리에 HMD 같은 장치를 쓰고, 밖을 보지 않아도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세상을 볼 수 있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보다 실감나는 가상현실을 위해 HMD의 기술력은 좋아져야 합니다. 무엇보다 내가 보고 있는 화면을 자유자재로 볼 수 있는 ‘헤드트래킹’ 기술이 확보돼야 해요. 더불어 넓은 시야각, 입체 3D사운드,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등의 기술도 필요하죠.”

그렇다면 가상현실은 왜 필요하고 중요할까. 서동일 지사장은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며 이야기 했다. 몸이 아파 거동이 힘들거나 돈이 없어 다른 여행지로 이동이 어려운 사람이 가상현실의 도움을 얻으면 생생한 여행을 경험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가상현실을 이용하면 게임 뿐 아니라 체험교육, 가상연애, 원거리 통신, 가상훈련, 영화, 공연, 여행 등 다양한 측면에서 즐길거리가 생기게 됩니다. 가상현실에 한계란 없어요. 과거 신라시대의 생활상을 직접 체험할 수도 있죠. 시간을 넘나들 수 있는 거예요. 물론 해결돼야 한 과제는 있습니다. 배터리 문제, 하드웨어의 소형화, 디자인, 멀미와 안구건조 등의 생리적 요건 문제가 그것이죠. 하지만 가상현실 시대는 이미 시작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가상현실이 세상을 변화시킬 거예요.”

이날 프로그램에 참여한 박창언(운천중, 3년) 학생은 “직접 유명한 교수님을 만나고 강의를 들으니 어려웠던 상대성이론이 머리에 쏙쏙 들어왔다”며 참여 소감을 전했다. 양원호(성호고, 1년) 학생은 “그동안 상상도 못했던 것들을 많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것을 접하다보니 흥미가 생겼다. 유익했다”고 이야기했다.

자녀들과 함께 강연을 찾은 이강연(부천, 43세) 학부모는 “아이들이 어려워할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흥미를 느끼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강의들이 많이 생기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윤신영 ‘과학동아’ 편집장은 “과학을 쉽고 편한 마음으로 접할 수 있도록 ‘사이언스바캉스’ 라는 이름을 붙였다. 자신의 취향대로 과학강연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준비한 주제는 두 방향이다. 아인슈타인 상대성이론 100주년을 맞아 상대성이론을 맛보게 했고, 현대시대가 기술에 의해 변하는 사회인 만큼 많은 기술들을 쉽게 알 수 있는 강의를 준비했다”이라며 기획의도를 전했다.

이날 오준호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는 ‘세계 재난구조로봇 휴보’에 대해 특별강연을 선보였으며, 강궁원 KISTI 책임연구원은 ‘천재아인슈타인의 발상법’을, 김보영 작가는 ‘SF 팬과 지망생을 위한 과학공부’ 라는 주제로 강연을 이어갔다. 송용선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양자중력과 미래물리학’을 이야기 하는 등, 이날 행사에는 상대성이론과 미래 과학기술에 대한 11개의 강의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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