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생 인류 ‘탈아프리카’ 5만년 앞당겨

이스라엘서 발견된 턱뼈 화석, 이주 시점의 주요 단서

이스라엘의 한 구석기시대 동굴에서 아프리카 이외 지역 가운데에서는 가장 오래된 약 20만년 전의 현생인류 화석이 발견됐다. 이에 따라 인류가 아프리카를 벗어나 세계 각지에 퍼지기 시작한 연대가 5만년 정도 앞당겨지게 됐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허시코비츠(Hershkovitz) 박사와 미국 뉴욕 주립 빙햄턴대 롤프 쾀(Rolf Quam) 박사가 이끄는 대규모 국제연구팀은 이스라엘 카멜(Carmel) 산의 미슬리야(Misliya) 동굴에서 현생인류의 윗턱뼈와 도구 등을 발굴해 연대 측정한 결과를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26일자에 발표했다. 관련 동영상

치아가 있는 왼쪽 상악골 화석. CREDIT: Rolf Quam

이스라엘 미슬리야 동굴에서 발굴된 치아가 보존된 왼쪽 상악골 화석. CREDIT: Rolf Quam

17만5000~20만년 전의 턱뼈 발견

연구팀은 이 보고에서 발굴 화석과 고고학 자료들을 여러 가지 연대측정법으로 조사한 결과 이 턱뼈가 17만5000~20만년 전의 것이며, 따라서 인류는 지금까지 알려졌던 것보다 적어도 5만년 정도 더 일찍 발원지인 아프리카를 벗어나 이주를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논문 공저자이자 빙햄턴대 인류학자인 롤프 쾀 부교수는 “미슬리야는 놀라운 발견”이라며, “이번 발굴 결과는 우리 선조들이 이전에 믿었던 것보다 훨씬 일찍 아프리카를 벗어나 이주했다는 명백한 증거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사실은 또 현대 인류가 다른 고대 인류 집단과 더욱 오랫동안 접촉하고 상호 작용함으로써 문화적 및 생물학적으로 교류할 기회가 더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선사시대 동굴에서 발견된 현생인류 화석은 인류가 발원지인 아프리카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시기를 5만년 정도 앞당긴다. 관련 동영상 CREDIT: Binghampton University

이스라엘 선사시대 동굴에서 발견된 현생인류 화석은 인류가 발원지인 아프리카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시기를 5만년 정도 앞당긴다. 관련 동영상.  CREDIT: Binghampton University

대형동물 사냥, 불과 돌 도구 사용

연구팀은 화석과 유물을 마이크로CT와 3차원 가상모델로 분석해 아프리카와 유럽 및 아시아에서 발견된 다른 인류종(hominin) 화석과 비교했다.

쾀 교수는 “미슬리야 화석의 모든 해부학적 세부사항은 현대인과 완전히 일치하지만 몇 가지 특징은 네안데르탈인과 다른 인류종에서도 발견된다”며, “이번 연구의 난제 중 하나는 미슬리야 화석에서 현대인에게서만 발견되는 특징을 찾아내는 것이었는데, 확인된 특성들은 미슬리야 화석이 어떤 인류종인가를 명확하게 나타내 준다”고 설명했다.

고고학적 증거에 따르면 미슬리야 동굴에 살았던 현생인류는 대형 동물들을 사냥할 수 있는  사냥꾼들이었다. 불을 만들어 조절할 줄 알았고, 초ᆞ중기 구석기시대의 돌 도구들을 사용했다. 이는 아프리카의 초기 현생인류들에게서 발견된 것과 유사했다.

아프리카 이외 지역에서는 가장 오래된 현생인류 화석이 발견된 이스라엘 카멜산 미슬리야(Misliya) 동굴 전경. CREDIT: Rolf Quam

아프리카 이외 지역에서는 가장 오래된 현생인류 화석이 발견된 이스라엘 카멜산 미슬리야(Misliya) 동굴 전경. CREDIT: Rolf Quam

이주 시기 앞당기는 증거 속속 발견

인류가 발원한 아프리카에서는 이미 이보다 더 오래된 현생인류 화석들이 발견되었다. 연구팀은 현생인류가 아프리카 밖으로 이주하기 시작한 시기와 통로는 우리 현대 인류종의 진화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핵심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중동지역은 홍적세 시기에 인류종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 주요 통로임을 나타내 주며, 서로 다른 시기에 현대인과 네안데르탈인이 이 지역을 장악했다.

쾀 교수는 이번의 새로운 발견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일찍 인류종이 인구통계학적으로 대체되거나 혹은 지역민 집단의 유전적 혼합이 이루어졌음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슬리야에서 발견된 증거는 최근의 DNA 분석 결과 현생인류가 아프리카를 벗어나기 시작한 초기 이주가 22만년 이전이라는 사실과도 일치한다.

아시아에서 이루어진 최근의 여러 고고학 및 화석 발견 역시 이 지역에서의 최초 현대인류 출현 시기를 앞당기고 있으며, 이는 곧 아프리카에서의 이주도 더 일찍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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