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22,2019

“현대 영어는 생존 경쟁의 산물”

언어발달 과정에서 유전학적 경쟁 패턴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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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학자들 중 일부는 언어를 생물처럼 여긴다. 언어 스스로 성장하면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과학자들을 통해 이런 주장이 입증되고 있다.

2일 ‘네이처’ 지에 따르면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연구팀은 진화론적인 방법을 사용해 말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언어가 자연선택(natural selection), 유전적 부동(genetic drift) 등의 생물학적 진화를 해왔다는 것.

자연선택이란 자연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개체는 사라지고, 환경에 적응한 개체는 살아남아 자손을 남기게 된다는 다윈의 이론이다. 또한 라이트(S. Wright)의 이론에 따르면 모든 생물종은 살아남기 위해 유전자 변이가 일어난다.

영어 등의 언어발달 과정이 진화론적인 패턴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맏고 있다. 세익스피어 희곡에 등장한 등장인물들을 그린 존 길버트 경의 유화.    ⓒWikipedia

영어 등의 언어발달 과정이 진화론적인 패턴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맏고 있다. 사진은 세익스피어 희곡에 등장한 등장인물들을 그린 존 길버트 경의 유화. ⓒWikipedia

영어 단어와 문장은 생존 경쟁 중 

유전자가 집단적으로 없어지거나 고정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와 같은 유전자의 변화를 유전적 부동이라고 한다. 집단의 크기가 작을수록 이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자연도태와 함께 진화론을 뒷받침하고 있는 중요한 요인이다.

언어학계 역시 이 같은 주장에 동의해왔다. 특히 영어사(History of English)를 연구하고 있는 영어학자들은 오랜 기간 동안 영어가 사회적이고 인지적인 요인에 의해 고대영어, 중세영어, 근대영어, 현대영어의 형태로 발달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사 변화(verb conjugation)를 예로 들 수 있다. 언어가 발달하면서 불규칙한 동사변화가 사라진다. 유사한 방식으로 기억하기 힘든 어형(word form)들이 사라진다. 어떤 단어들과 발음들은 특정 지역이나 신분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지역에 따른 독특한 억양이 대표적인 경우다. 영어사를 연구하고 있는 학자들은 영어의 발달과정에서 영향을 미친 이 같은 요인들이 생물학자들이 이야기하는 자연선택, 유전적 부동 이론과 흡사한 유형을 지니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언어의 진화과정을 연구해오던 펜실베이니아 대학 진화학자 조슈아 플롯킨(Joshua Plotkin) 교수는 영어의 발달 과정이 진화론적인 발달을 하고 있다는 이 같은 학자들의 주장에 만족할 수 없었다.

그가 주목한 것은 명확성이란 의미를 지닌 영어 단어 ‘클래러티(clarity)’다. 사람들은 거의 같은 의미를 지닌 영어 단어 ‘클리어니스(clearness)’보다 ‘클래러티(clarity)’란 단어를 훨씬 더 많이 사용되고 있었다.

기본적인 언어학 이론에 따르면 ‘클리어니스(clearness)’란 단어에 ‘-ness’란 기억하기 쉬운 어미가 붙어있기 때문에 같은 어원을 지닌 ‘클래러티(clarity)’보다 더 많이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영어 발달 과정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진화론적 방식으로 언어학 규명    

플롯킨 교수는 팔을 걷어 부치고 이런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또 다른 진화 이론을 찾기 시작했다. 또 펜실베이니아 대학에 근무하는 또 다른 진화학자와 언어학자들과 함께 컴퓨터를 이용, 1100년~21세기까지 등장했던 영어 단어 400만 여개를 분석했다.

분석을 위해 생물 집단 간의 유전적 변화를 통계학적으로 연구하는 집단 유전학(population genetics)을 적용했다. 이 유전학 중에서 인구통계학적인 분석방식을 채택한 후 이 방식을 적용해 영어가 세 가지 변화를 추적해나갔다.

그 중의 하나는 근대 초기 영어발달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I say not’과 같은 21세기 부정문 형태가 만들어졌는지 그 과정을 밝혀내는 일이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기회적 부동(random drift)의 진화적 이론이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기회적 부동이란 개체 수가 유한한 집단 내에서 유전자 한쪽은 소실되고, 다른 한쪽은 상대적으로 더 고정돼간다는 이론이다. 21세기 부정문 패턴이 정착되는 과정에서 여러 유형의 어순이 경합했지만 기회적 부동 과정을 통해 지금의 패턴이 자리를 잡았다는 주장이다.

연구진은 또 영어가 미국에서 발달하면서 어떤 과정을 거쳐 ‘-ed’형의 어미를 채택하게 됐는지 그 과정을 추적했다. 그리고 6가지의 과거형이 경합을 벌였으며 그 중의 라이티드(lighted)’가 선호됐으며, ‘리트(lit)’와 같은 유형들이 소실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ed’형의 과거형이 선호된 것은 보다 더 쉬운 표현을 원하는 미국인들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연구팀은 현대 영어에서 일반 동사였던 ‘do’가 어떤 과정을 거쳐 조동사 역할을 하게 됐는지에 대해서도 유사한 결론을 맺었다.

이번 연구결과와 관련, 베일어 의과대학의 유전학자이면서 라이스 대학의 컴퓨터과학자인 에레즈 리버먼 에이든(Erez Lieberman Aiden) 박사는 “유전학을 언어학에 적용해 새로운 사실을 밝혀낸 놀라운 연구 결과”라고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뉴질랜드 와이카토 대학의 언어학자 안드레아 칼루데(Andreea Calude) 교수는 “지구 위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독특한 언어구사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며, 획일적인 방식으로 언어 발달 과정을 규정하려는데 불만을 표명했다.

칼루데 교수에 따르면 언어 발달 과정은 철저하게 개인적 선택에 의해 일어난다. 사람들이 자신만의 독특한 표현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에 진화론과 같은 집단 분류적인 방법으로 언어발달 과정을 해석하려는 시도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플롯킨 교수는 단순히 언어와 언어를 비교하던 방식에서 더 발전해 언어 발달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패턴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주문했다. 또한 그 패턴을 설명하고 있는 기회적 부동과 같은 개념들을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의견달기(2)

  1. 김영재

    2017년 11월 3일 11:02 오후

    언어의 생물적 성장과 변화 나아가서는 진화까지가 주장되는 모양이다. 소박한 진화론적 개념으로 자연선택Natural Selection, 유전적 부동Genetic Drift등이 거론된다. 유전자변이가 조심스럽게 타진되는 모양이나 언중言衆의 집단기호가 빠지다니, 억지춘향의 느낌이 있다.

    인위선택Artificial Selection과 유전적 부유浮游Genetic Drift는 물론 유전자 가위나 핀셋의 개념도 다윈 당시에는 큰 의미가 없었다. 당시 갈라파고스 섬은 오늘날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차제에 Drift는 일본식으로 부동浮動ふどう이라 역하느니 부유로 고치는 것이 좋겠다.

    언어에 관한 한 생물학적이나 유전적인 잣대는 물론이고 언어학이나 언어철학까지도 설득적이지 못하다. 스스로 생사를 인식 혹은 의식하거나 유전자라는 생체신호가 언어에 내장되어 있지 아니하기 때문이다. 사밀언어私密言語Private Language는 궁색한 변명에 불과할 수 있다.

    체험담을 들자.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롱비치 대학원 첫 학기 수업에 ‘영어English-American English’가 필수과목으로 책정되어 있었다. 한국어보다 많은 시간과 각고의 노력, 그리고 기회활용의 전천후 적 어학실력으로 기고만장했던 콧대가 꺾이는 순간이었다.

    위편삼절韋編三絶이 무색하도록 내 영어책들은 누더기가 되고, 집념의 결과는 미군방송뉴스를 동시통역 동시보도로, 영어 꿈으로, 대학3년 장학시험의 전교수석으로 나타났다. AFKN아나운서 테리Terry Klause와의 시간은 한미문화의 공감대가 내 안에 정착되는 계기였다.

    그런 내가 영어교실에서 예아Yeah를 야Ya로 발음하는 제삼국 학생들과 한 학기를 견딘 후 졸업영어 시험을 통과, 영구 면제받았다. 영어구문작성과 억양Intonation, 미국영어로의 발음교정은 값진 수확이었고, 관사冠詞와 시제는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걸…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미국어를 지키려는 현지 미국인들과 조우遭遇하면서 왜 그들이 제삼국영어를 그토록 견제하는가를 알 수 있었다. 미국어가 그들의 자존심이고 정체성이기 때문이라는 것은 미국어 환경에서 살고 무장경찰이나 벌금 법정에서 느끼는 언어의 공기 같은 것이기 때문이었다.

    미국어는 프랑스어를 범본으로 영국영어와 결별했다. 미국어의 모음 a e i o u의 표준음가는 골동품에 불과하다. 억양은 샹숑을 닮고 묵음黙音은 프랑스어의 생태를 흉내 낸다. 미심쩍지? 연필을 가로물고 발음해보라. 영국 인디아 일본영어보다 미국영어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이르노니 언어의 체계화 규격화 정형화를 언어도단言語道斷이라 하느니라…각설, 귀납적으로 가설을 도출하더라도 연역적 추론이 불가능한 분야가 언어의 학문, 철학이다. 사밀언어…설명이 없었지? 말이 궁하면 옹알이나 지베리쉬Jibberish로 밀치는 궁여지책이라는 것이다.

  2. 한성희

    2017년 11월 4일 1:22 오후

    밑에 분 말이 맞습니다. 부동이란 표현보단 ‘부유하다’라는 표현이 더 자주 쓰이고, 더 알맞죠. 예전부터 쓰이던 어색한 일본 표현들은 좀 고쳤으면 좋겠습니다. 왜 그렇게 억지로 한자식 표현을 쓰려고 하는건지.

    그런데 김영재님분 글은 한편으로 한자어투가 너무 많고, 어색한 표현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집니다… 젊은 사람들은 한자어를 중심으로 의미를 푸는 것 보다는 문장을 단어로 녹이려 듭니다. 한자어를 모르니까요. 안습(안구에 습기),답정너와 같은 표현, 줄임말들이 형태만 달라졌을 뿐 이어집니다. ‘한자어’ 자체가 ‘뜻’일 때, 한자어 배우기를 포기하고 요즘 세대들은 역시 ‘뜻’을 가지고 있는 ‘문장내지는 어구’를 쓰는 거죠. 그리고 줄임말은 하나의 음절이 되어서 다른 음절과 맞물립니다.

    김영재님 사례를 보면 확실히 점차 언어는 변화하는 데, 그 변화가 언어도단이란 생각은 안듭니다. 모든 사물은 반드시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차원으로 변형될 수 있습니다. 가령 가시광선의 ‘색’이라는 ‘질감’은 RGB의 값으로 법칙 아래에 종속시킬 수 있죠. 우리가 자세하게 알기 ‘힘들다’고 해서 자세하게 ‘알 수 없다’고 하는 건 잘못된 주장이라 생각합니다. 점차 관측 기술이 발달되고, 최대한 1대1대응으로 값을 변환시킬 수 있을 때, 그 값에서 나타나는 질서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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