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사만 4개, 융합연구에 도움”

[인터뷰] 김도현 포항공대 박사과정

5년 만에 4개의 학사학위를 땄다. 학기 중, 방학 중 할 것 없이 공부에 매진해 얻은 결과였다. 2009년 졸업 당시 ‘공부 괴물’로 불렸던 김도현 포항공대 박사과정생. 그가 최근 현미경 관찰만으로 신약후보물질을 1차적으로 선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융합 연구가 핵심으로 떠오르는 현재 “당시 공부가 재미있어서 취득한 여러 학위들이 융합 연구를 진행하는 데 있어 여러모로 도움을 주고 있다”는 그는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당시 여러 과목을 공부한 게 연구를 더욱 원활하게 해주는 것 같다”며 연구 이야기를 이어갔다.

김도현 포항공대 박사과정생 ⓒ 김도현

김도현 포항공대 박사과정생 ⓒ 김도현

과학은 하나, 경계는 사람이 만들어낸 것

“2009년 학부 졸업 당시 5년 만에 학위 4개를 딴 게 알려지면서 많은 분들이 질문을 하셨어요. 그게 가능하냐는 거였죠. 특별한 대답은 없어요. 그저 공부가 재미있었거든요. 계산을 해보면 5년 동안 4개의 학위를 따는 게 현실적으로 많이 어렵지는 않아요. 학점을 채우면 되니까요. 다만 각 전공마다 공부를 달리 해야 한다는 게 힘들었죠. 학기 중, 그리고 방학마다 매일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했어요. 고등학생보다 더 많이 공부한 것 같아요.(웃음)”

김도현 씨는 학부 졸업 당시 생명과학과 수학, 화학, 컴퓨터 등 10학기 만에 총 4개의 학위를 취득했다. 생명과학이 주 전공인 김도현 군은 “화학은 생명과학과 매우 밀접한 학문이어서 공부하게 됐고 수학과 컴퓨터는 평소에 관심이 많았다”며 운을 뗐다.

“학교에 들어온 후 교수님께서 연구하시는 모습을 보니 현장에서는 컴퓨터 공학이론을 모르면 안되겠더라고요. 빅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관련 지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수학은 자연과학의 기초니까 두말 할 것도 없었죠. 제 전공인 생명과학과 컴퓨터공학, 수학은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 연구할 때 새로운 발상을 갖게 하는 건 이 두 과목이에요. 연관성이 없다고 느껴지는 학문에서 오히려 뒤통수를 때리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죠. 결국 과학은 하나라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화학과 물리, 생명과학 등 학문의 경계는 사람이 만든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죠.”

융합연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 전혀 다른 학문을 전공한 두 연구자가 대화를 섞는 게 쉽지 않다. 일례로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바이오 분야의 연구자와 컴퓨터공학 분야의 연구자가 만나 대화를 나누는 건 서로 다른 외국어로 각자 이야기를 하는 것과 같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이처럼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이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는 과정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네 개 학위를 취득한 것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인 것 같아요. 사실 신약후보물질을 관찰하는 이번 연구 역시, 이 모든 걸 다 활용해야 하는 경우였죠.”

중간과정 필요 없는 신약후보물질 선별 작업

김도현 박사과정생은 최근 연구를 통해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해 좋은 성과를 거뒀다. 현미경에서 관찰하는 것만으로 신약후보물질을 1차적으로 선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과 기간이 막대한 것을 생각하면 이 같은 연구는 앞으로 신약개발 과정을 매우 경제적으로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하게 한다.

실제로 그의 이번 연구는 성과를 인정받아 화학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안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지 온라인 판에 2015년 5월 4일자로 게재됐다. 이전에는 같은 연구로 국내에서 가장 큰 논문대회인 ‘삼성휴먼테크 논문상’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연구가 하고 싶었어요. 그러한 마음을 갖고 있다보니 이번 연구도 진행하게 된 것 같아요. 신약을 개발할 때 시간도 비용도 많이 들잖아요. 그 때 후보물질 선별만 간단하게 이뤄져도 좋겠다고 생각한 거죠. 사실 이 연구 과정에 그동안 제가 공부한 모든 학문이 다 사용돼요.(웃음) 현미경으로 단일 분자 하나씩 모두 관찰해야 하기 때문에 광학이 필요했고, 움직이는 단일분자를 동영상으로 찍기 위해 컴퓨터 공학이, 이 모든 과정을 계산하기 위해 수학이 필요했죠. 이 자체가 생명과학에 대한 연구인만큼 주전공 분야는 말할 것도 없고요.”

앞으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연구를 진행하고 싶다는 김도현 학생. 무엇보다 최근 단일세포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해지는 만큼, 앞으로 이 분야에 더욱 매진하고 싶다는 뜻을 내보이기도 했다.

“단일세포에서 연구할 수 있다는 것은 앞으로 매우 중요해질 거예요. 사실 우리 몸은 모두 다른데 지금의 치료방식은 모두 획일적이잖아요. 각자의 체세포를 떼어내서 연구한다면 각각에 맞는 맞춤형 신약을 만들 수도 있겠죠. 단일세포 연구는 맞춤형 신약을 개발하는 데 가장 빠른 길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앞으로 이런 연구를 계속 진행하고 싶어요. 사람을 위한 연구요.”

앞으로 더 중요하고 새로운 연구를 통해 과학과 의학을 넘어서 사회 및 경제에 큰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그는 “재미있고 획기적인 연구들을 계획하고 진행 중이다. 후속 연구에 더욱 집중하겠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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