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평창에서 새롭게 선보인 종목은?

여기는 평창 (13) 매스스타트와 빅에어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우리나라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이자 장거리 종목의 황제인 이승훈 선수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신설 종목인 매스스타트(Mass Start) 경기에서 초대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신설 종목인 매스스타트에서 초대 챔피언이 된 이승훈 선수 ⓒ 평창올림픽조직위

신설 종목인 매스스타트에서 초대 챔피언이 된 이승훈 선수 ⓒ 평창올림픽조직위

지난 17일 동안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었던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매스스타트 종목 외에도 이전에 접하지 못했던 생소한 종목들이 대거 선을 보여 주목을 끌었다. 스노우보드의 빅에어(Big Air)와 컬링의 남녀혼성 종목, 그리고 알파인 스키의 국가별 팀이벤트 등이 처음 선을 보인 종목들이다.

그 중에서도 매스스타트와 빅에어 종목은 분류상 스피드 스케이팅이나 스노우보드 분야에 포함되어 있지만, 경기 방식이나 규정 등이 판이하게 달라서 경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또 다른 재미와 볼거리를 제공했다.

직선과 곡선 주로에서의 스케이팅 차별화가 열쇠

매스스타트 규칙은 기존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들과는 상당히 많은 차이를 보인다.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은 일반적으로 선수 두 명이나 두 팀이 안쪽과 바깥쪽의 코스를 달리며 속도와 시간을 측정하는 기록경기다. 진로를 훼방 받을 염려가 없기 때문에 몸싸움을 할 필요도 없다. 오로지 자신의 경기에만 충실하면 된다.

그러다 보니 쇼트트랙처럼 박진감 넘치는 장면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특히 장거리 종목의 경우는 속도가 느리면서도 경기 시간이 길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긴장감이 떨어져 재미가 없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반면에 매스스마트는 완전히 딴 판이다. 스피드 스케이팅 트랙을 사용하되 쇼트트랙의 치열하면서도 박진감 넘치는 내용을 도입했기 했기 때문에 기존의 스피드 스케이팅이 가진 시원함에 흥미를 더했다고 볼 수 있다.

매스스타트는 3명 이상의 선수가 레인을 구분하지 않고 동시에 출발하여 400m 트랙을 기준으로 할 때 총 16바퀴를 도는 경기다. 4바퀴째와 8바퀴째, 그리고 12바퀴째를 돌 때 1등에서부터 3등까지 들어온 선수에게 각각 5점과 3점, 1점을 부여하고 마지막 바퀴를 돌 때는 각각 60점과 40점, 20점을 부여하며 최종 순위를 결정한다.

매스스타트는 3명 이상의 선수가 레인을 구분하지 않고 동시에 출발하여 트랙을 16바퀴 도는 경기다 ⓒ 평창올림픽조직위

매스스타트는 3명 이상의 선수가 레인을 구분하지 않고 동시에 출발하여 트랙을 16바퀴 도는 경기다ⓒ 평창올림픽조직위

이처럼 스피드 스케이팅과 쇼트트랙을 혼합한 경기이다 보니 매스스마트는 직선 주로와 곡선 주로에서의 스케이팅을 얼마나 차별화 할 수 있느냐에 따라 메달 색깔이 달라진다.

직선 주로에서의 스케이팅 기술은 주로 2가지 동작에 의해 승부가 결정 나게 되는데 바로 푸시오프(push off) 동작과 글라이딩(gliding) 동작이다.

푸시오프는 무릎을 굽혀 낮은 자세를 취했다가 부드럽게 무릎을 펴면서 스케이트 날이 얼음판을 밀어내듯 앞으로 나아가는 동작을 말하고, 글라이딩은 그 힘을 추진력 삼아 얼음판을 활주하는 동작을 가리킨다. 푸시오프와 글라이딩을 빠르고 자연스럽게 반복해야 좋은 기록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반면에 곡선주로에서는 오른발을 이용하여 빙판의 마찰력을 극복하고 속도를 유지하거나 점진적으로 증가시켜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코너링은 원심력과의 싸움이라 할 수 있는데 곡선주로에서 가속화 된 스케이팅에 대한 원심력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오른쪽 하지 근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매스스타트 경기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기존 스피드 스케이팅 종목의 준비물보다 2배는 복잡하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쇼트트랙처럼 치열하게 자리싸움을 해야 하는 종목이다 보니 헬멧이나 관절 보호대 같은 보호 장비가 필수적이다. 또한 넘어지는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스케이트의 앞날과 뒷날이 둥글게 깎여 있다는 점도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서구형 신체보다 아담한 동양형 신체에 더 적합

스노보드 빅에어는 키커(kicker)라는 이름의 점프대를 박차고 날아올라 각종 묘기를 펼치는 종목이다. 회전과 그립, 그리고 안정적인 착지 등에 대해 점수를 매기는 것으로 순위를 가린다.

마치 체조의 도마 경기나 서커스의 트램펄린(trampauline)을 연상시킨다고 하여 ‘설원의 도마’나 ‘설원의 서커스’로 불리기도 한다. 스키의 프리스타일 분야 중 에어리얼(aerial) 종목과 유사하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일반 건물의 10층 정도에 해당하는 아찔한 높이의 구조물을 빠른 속도로 내려오다가 도약대를 박차고 하늘로 날아오르면서 선보이는 점프 동작의 난이도에 따라 등수가 달라진다. 높이는 물론 거리와 회전, 그리고 착지까지 공중을 나는 동안의 모든 동작이 점수에 반영된다.

체공 시간이 길면 유리한 만큼 빅에어는 아담한 동양형 신체에 더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

체공 시간이 길면 유리한 만큼 빅에어는 아담한 동양형 신체에 더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 ⓒ 평창올림픽조직위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관계자는 “스노보드 빅에어 종목이 최근 들어 기술면에서 매우 빠르게 성장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라고 전하면서 “특히 ‘하늘을 난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점프와 비거리, 그리고 회전 연기를 선보이는 선수들의 묘기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캐나다의 세바스티엥 투탱이 4바퀴 반을 돌며 1620도 의 회전 묘기를 선보여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올림픽은 아니지만 최근 미국에서 열렸던 동계 X-게임 대회에서는 무려 1800도 회전을 보인 선수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는 북미와 유럽 등 눈이 많이 오는 국가의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스노우보드 빅에어 종목은 키가 큰 서구형 신체보다는 아담한 동양형 신체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재빠르고 가벼워서 공중에서의 체공 시간이 길기 때문에 그만큼 보다 다양한 묘기를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시작은 서양보다 늦었지만 우리나라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빅에어 뿐만 아니라 하프파이프나 슬로프스타일 같은 스노우보드 프리스타일 관련 시설들을 확보한 만큼, 투자만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향후 올림픽에서 쇼트트랙만큼의 효자 종목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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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전서진 2018년 2월 28일12:07 오후

    이제 우리나라도 추워지고 있어서 이런 운동이 활발해질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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