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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백’ 맞수인 팔방미인 나무 ‘화백’

생장력·탄소 저감 효과 우수…피톤치드도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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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 우거진 산이나 들에 가면 신선한 향기와 함께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이 든다. 이는 바로 ‘피톤치드(phytoncide)’의 영향 때문인데, 피톤치드 하면 떠오르는 나무로는 ‘편백나무’가 꼽힌다.

측백나무과에 속하는 편백은 천연 항균 물질인 피톤치드 함량이 높아 살균 작용이 우수한 나무로 꼽힌다. 또한 아토피나 천식 등을 치료하는 데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른 나무들에 비해 높은 부가가치를 자랑한다.

편백나무 보다 생육이 우수하고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까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는 '화백'

편백나무 보다 생육이 우수하고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까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는 ‘화백’ Ⓒ 산림과학원

편백나무가 얼마나 피톤치드를 많이 발산하기에 상징적인 나무로 여겨지고 있는 것일까? 이 같은 의문에 대한 답은 ‘편백나무가 우거진 숲에는 해충을 찾아볼 수 없다’는 말로 대신할 수 있다. 편백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가 나무를 갉아먹는 해충이나 병원균을 쫓아내서 건강한 숲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 편백나무만큼이나 피톤치드를 많이 배출하면서도, 생장력이 더 우수하고 이산화탄소 저감능력도 더 뛰어난 나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바로 ‘화백나무’다.

편백보다 생장력과 이산화탄소 저감능력 우수

국립산림과학원은 편백나무와 유사한 수종인 화백나무가 편백보다 피톤치드의 대표적 성분인 알파피넨(α-Pinene)이 더 많다고 밝혔다. 또한 생장력이 우수하고, 이산화탄소 저감능력까지 더 뛰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결과는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진이 경남에 위치한 월아산 시험장에서 실시한 테스트를 통해 사실로 밝혀졌다. 5ha 면적에 심은 25년생 화백나무의 부피 생장을 측정한 결과, ha당 7.3㎥씩 자라고 있어, 6.4㎥dp 그친 편백보다도 오히려 생장량이 뛰어났다.

화백나무는 편백나무와 흡사한 모양을 갖고 있다 Ⓒ 산림과학원

화백나무는 편백나무와 흡사한 모양을 갖고 있다 Ⓒ 산림과학원

화백은 난온대성 수종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지역에 상관없이 전국적으로 식재가 가능한 나무다. 침엽수 중에서는 아황산가스나 일산화탄소에 가장 저항성이 강한 수종으로 알려져 있고, 특히 요즘 들어 한반도 대기의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미세먼지 저감에도 우수한 성능을 자랑한다.

편백과 화백은 비슷한 모양과는 달리 생육 환경은 많이 다르다. 우선 편백 생육지가 주로 건조한 곳인데 반해, 화백은 습한 곳에서 잘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들 두 수종을 동일 지역이라 하더라도 상호 보완적으로 식재할 수도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시각이다.

편백 대체재로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

화백나무의 가치가 편백 못지않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화백은 편백의 짝퉁 목재로 여겨지며 억울한 오해를 받았었다. 목재 조직이 편백과 유사해서 편백으로 둔갑하여 불법 유통되는 저가의 유사 목재로 분류됐던 것.

하지만 오해는 곧 풀렸다. 화백나무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중국과 라오스 등에서 수입되는 저가의 싸구려 목재가 문제였던 것이다. 이들 싸구려 목재는 쉽게 부서지고 곰팡이가 잘 생겼다. 또한, 별도의 방부처리가 필요 없는 편백과는 달리 방부제 등 다량의 유해 성분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에 산림과학원 연구진은 유전자 식별을 통해 편백나무와 유사 목재를 구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후 해당 기술은 저가의 편백 유사 목재가 불법 유통되는 것을 막는데 활용되고 있다.

편백나무 외관과 잎모양 Ⓒ 산림과학원

편백나무 외관과 잎모양 Ⓒ 산림과학원

다음은 이번 연구의 실무를 담당한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의 윤준혁 임업연구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화백나무의 원산지가 일본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그 사실이 맞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그 사실이 맞다면 국내 유입 경로와 외래종의 생태계 교란 같은 문제는 없는지 견해를 밝혀달라

화백나무 원산지가 일본인 것은 맞는데 국내에 유입된 경로는 좀 더 연구를 해야한다. 일설에는 일제강점기 시절에 한반도로 옮겼다는 주장도 있는데, 아직 확실한 사실은 아니다. 다만 외래종의 생태계 교란은 문제가 없다고 보인다. 생육 환경이 편백과 공생하는 관계이지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이기 때문이다.

- 향후 R&D 계획에 대해 간략히 언급해 달라

현재 월아산 시험장에 조성된 화백나무 숲은 약 25년생으로서, 보통 나무의 생장 절정기가 약 30년임을 감안한다면, 앞으로도 충분히 더 많은 생장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화백나무가 편백나무의 대체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통해 드러난 만큼, 가구나 기타 제품들에 화백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시험장 내 화백나무의 생장량을 더욱 높여서, 더 많은 공익적 가치를 가져올 수 있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

  • 김준래 객원기자stimes@naver.com
  • 저작권자 2019.06.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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