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ruary 21,2019

태양계 밖 가장 가까운 별 ‘프록시마’

이태형의 생활천문학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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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부터 인류의 외계 생명체 탐사가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그 첫 번째 대상은 바로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인 프록시마와 그 형제별 주변이다.

과연 프록시마는 어떤 별이고, 그곳에서의 생명체 탐사는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일까?

유럽남천문대의 VLT망원경에서 바라본 프록시마와 켄타우루스자리 알파별. ⓒ ESO

유럽남천문대의 VLT망원경에서 바라본 프록시마와 켄타우루스자리 알파별. ⓒ ESO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별

2015년 외계 생명체를 찾기 위한 국제 민간 조직이 만들어졌다. 영국의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와 미국의 벤처 사업가 유리 밀너,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만든 브레이크스루 이니셔티브(Breakthrough Initiatives)가 바로 그것이다.

2017년 1월, 이 조직은 본격적인 외계 생명체 탐사를 위해 칠레 남부 아타카마 사막에 있는 유럽남천문대(ESO)의 거대 망원경 VLT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VLT 망원경은 지름 8.2미터 대형 망원경 네 대와 지름 1.8미터의 보조 망원경 네 대로 이루어진 초거대 망원경 시스템이다. 브레이크스루 이니셔티브가 목표로 하는 대상은 켄타우루스자리 알파별 주변이다.

켄타우루스자리 알파별은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계이다. 태양보다 조금 큰 별(켄타우르스 알파A)과 조금 작은 별(켄타우루스 알파B)로 이루어진 이중성, 그리고 이 이중성에서 약 0.24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작고 희미한 세 번째 별 프록시마(켄타우루스 알파C라고도 부름)를 합해서 켄타우루스자리 알파별이라고 한다.

프록시마는 가장 가까운 별이란 의미이다. 지구로부터 프록시마까지의 거리는 약 4.24광년. 나머지 두 별까지는 조금 더 먼 약 4.37광년이다. 실제로  프록시마가 나머지 두 별과 중력으로 묶여있는 지는 확실하지 않다.

프록시마b

브레이크스루 이니셔티브는 2016년 4월 전 세계를 놀라게 하는 발표를 하였다. 한 세대가 지나기 전에 켄타우루스자리 알파별에 우주선을 보내겠다는 것이었다. 이 계획의 이름은 브레이크스루 스타샷(Breakthrough Starshot). 우표 정도 크기의 초소형 우주선인 스타칩(starChip)을 광속의 20% 정도 속도로 날려 보내는 계획이다(이태형의 생활천문학 49 – 광속 20%, 인터스텔라 여행 가능할까? 참조)

이 계획이 발표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2016년 여름, 유럽남천문대는 VLT 망원경을 이용하여 프록시마 별 주변에서 지구와 비슷한 환경의 행성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프록시마b로 이름 붙여진 이 행성은 액체 상태의 물과 암석으로 이루어진 표면이 있고 지구보다 조금 큰 행성이다.

star2

프록시마b의 발견에 가장 흥분한 조직이 바로 브레이크스루 이니셔티브였다. 스타샷 계획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동기를 얻게 되었기 때문이다. 가장 가까운 별 주변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이 있다는 것은 외계 생명체를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이다.

브레이크스루 이니셔티브는 켄타우루스자리 알파별 주변에 또 다른 행성이 존재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했고, 결국 유럽남천문대와의 공동 탐사를 결정했다.

하지만 작고 희미한 프록시마와 달리 태양 정도 크기의 켄타우루스자리 알파별 A와 B는 너무 밝은 것이 문제였다. 행성이 존재한다고 해도 밝은 별빛에 가려져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남천문대와 브레이크스루 이니셔티브는 우선 VLT 망원경의 성능을 향상시키기로 했다. 즉, VLT를 밝은 별빛을 가리고 희미한 행성을 찾을 수 있는 망원경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유럽남천문대가 성능을 개선하기로 한 장비는 10 ~ 20㎛의 중적외선을 분석하는 VISIR라는 장비다. 일단 중심 별빛을 가려주는 코로나그래프를 부착하고, 지구 대기에 의한 빛의 왜곡을 교정해주는 적응 광학계도 설치할 계획이다. 2019년에 계획대로 성능 개선이 이루어지면 VLT는 프록시마를 포함한 켄타우루스자리 알파별 주변을 정밀 탐사하면서 행성을 찾게 된다.

브레이크스루 이니셔티브에서 우주선 발사를 예정하는 시점은 2036년. 행성을 탐사할 충분한 시간이 있다. 문제는 우주선을 만들 예산과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총 10조원 가까운 예산이 소요될 예정이지만, 프록시마b의 발견으로 예산 확보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브레이크스루 이니셔티브와 프로젝트 블루

현재 브레이크스루 이니셔티브가 추진하는 사업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는 브레이크스루 리슨(Listen), 외계의 지적 생명체가 보내오는 전파 신호를 찾는 프로그램이다.

두 번째는 브레이크스루 메시지(message), 100만 달러의 상금을 걸고 외계에 보낼 디지털 메시지를 공모하는 프로그램인데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발표되지 않았다.

세 번째가 바로 브레이크스루 스타샷(Starshot), 거대한 레이저 가속기를 이용하여 우표 크기의 초소형 우주선들을 프록시마로 보내는 프로그램이다.

브레이크스루 스타샷 프로그램의 상상도.  ⓒ 브레이크스루 이니셔티브

브레이크스루 스타샷 프로그램의 상상도. ⓒ 브레이크스루 이니셔티브

2016년 10월에는 우주망원경을 이용하여 켄타우루스 알파별 주변의 행성을 찾는 또 다른 민간 프로그램인 ‘프로젝트 블루(Project Blue)’가 발표되었다. 2019년에 지름 50cm 정도의 소형 망원경을 장착한 위성을 발사하여 대기권 밖에서 본격적으로 행성 탐사활동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우리은하에는 수천억 개의 별이 있다. 그리고 그 별들 주변에는 수백억 개의 지구와 같은 행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세대에 인류가 탐사할 수 있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별이 바로 켄타우루스자리 알파별, 그 중에서도 프록시마이다.

만약 그곳에 지구와 닮은 행성이 있고, 그 행성에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앞으로 40~50년 내에 그 진위 여부가 밝혀질 수도 있다. 물론 그곳에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해도 인류가 직접 그 생명체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아직은 없다. 최소한 수 세기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 넓은 우주에 과연 우리만 있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 별에도 우리와 같은 생명체가 살고 있을까? 다른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우리는 전혀 다른 우주관을 갖게 될 것이다. 이제 인류는 그 비밀의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브레이크스루 스타샷의 결과가 확인되는 그 날까지 이 땅에 함께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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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작권자 2017.01.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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