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14,2019

키메라 기술로 장기이식 가능할까?

배아 이식, 실효성‧윤리성 놓고 과학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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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사자의 머리에 염소 몸통, 뱀 꼬리가 달려 있는 괴물이 등장한다.

키메라(chimera)라고 하는데 이를 과학자들이 차용했다. 그리고 유전자가 다른 세포로 구성된 특이한 생물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하고 있다.

12일 ‘가디언’ 지에 따르면 최근 과학자들을 통해 키메라를 만드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새로운 키메라 출현으로 생태계 혼란을 유발한다는 우려와 함께 윤리적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키메라 기술을 통해 사람의 유전자를 동물에 이식해 장기이식을 시도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실효성 여부, 윤리적인 문제 등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 geneticliteracyproject.org

키메라 기술을 통해 사람의 유전자를 동물에 이식해 장기이식을 시도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실효성 여부, 윤리적인 문제 등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geneticliteracyproject.org

사람‧원숭이 키메라, 최초로 성공 

지난주 소크 유전자발현연구소의 카를로스 이즈피수아 벨몬테(Juan Carlos Izpisua Belmonte) 박사 연구팀은 중국에서 최초의 사람‧원숭이 키메라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사실을 학술지가 아니라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를 통해 공개했는데 “사람의 장기를 이식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박사는 다능성 인간 줄기세포를 지닌 꼬리 배아에 자신의 유전자 정보를 입력했다. 그리고 원숭이 세포와 결합해 원숭이‧인간 키메라 배아를 만들었고, 세포 간에 유전적 결합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벨몬테 박사는 지난 2017년 미국 소크 연구소에서 사람과 돼지 세포를 결합한 배아를 만들려고 시도한 적이 있다. 그러나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2075개의 배아 중 186개 살아  남았으며, 이들은 28일 동안 살다가 생을 마쳤다.

그러나 이번에 원숭이‧인간 키메라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함으로써 새로운 키메라 출현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실험실이 아닌 자연계에서도 키메라가 발견되고 있다.

특히 사람의 경우 다수의 키메라 사례가 기록되고 있는데 최근 미국의 여성 가수인 테일러 뮬(Taylor Muhl, 33)이 대표적인 경우다.

그녀는 자신의 배 오른쪽 피부색이 달라 의아하게 여기고 있던 중 병원을 통해 키메리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엄마의 자궁에서 쌍둥이 자매의 유전자가 섞여 두 가지 유형의 피부를 갖게 됐다는 것.

키메라 바이러스도 등장했다.

지난 2017년 포르투갈의 iMM(Instituto de Medicina Molecular) 연구팀은 악성 종양인 림프종을 치료하기 위해 쥐 바이러스에 사람의 바이러스 유전자를 주입했다. 그리고 이 키메라 유전자를 통해 쥐 실험을 시도해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었다.

실효성, 윤리성 놓고 과학자들 논란 

다양한 곳에서 키메라 사례가 보고되면서 키메라 실험에 대한 규제도 완화되고 있다.

지난 3월 일본은 그동안 제한해온 사람‧동물 키메라의 2주 제한 규정을 해제했다. 이에 따라 유전자가 합성된 키메라 배아를 사람을 제외한 다른 동물들에게 이식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관계자들은 일본 정부가 치료 목적을 위해 이런 조치를 취했다고 보고 있다. 동물 세포에 사람의 유전자를 주입할 경우 사람의 장기를 생성할 수 있으며, 그 배아세포를 사람에게 이식할 경우 췌장암, 간암 등 치명적인 질병 치료가 가능해진다는 것.

일본 내에서 이 조치를 첫 번째로 수혜한 사람은 도쿄 대학에서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스탠퍼드 대학의 유전학 교수 나카우치 히로미츠 (Hiromitsu Nakauchi) 교수다.

스탠퍼드 대학교수인 그는 그동안 도쿄 대학과 스탠퍼드 대학을 넘나들면서 양 대학 연구팀을 통해 사람의 줄기세포를 쥐(mice)와 생쥐(rats) 배아에 삽입한 다음 배아를 대리 동물에 이식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다른 동물 안에서 사람의 췌장을 성장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목표는 돼지 세포에 사람 유전자를 주입해 인간 췌장을 성장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과학자들은 이런 시도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 수의학과의 파블로 로스(Pablo Ross) 교수가 대표적인 경우다. 그는 최근 인터넷 포럼 ‘빅 싱크(Big Think)’를 통해 이전에 정부 기준에 따라 사람‧돼지 키메라 실험을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로스 교수는 “지난 실험 결과에 비추어 일부 과학자들의 말처럼 유전자 주입을 통해 다른 동물 안에서 사람의 장기를 생성해 키울 수 있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키메라를 통한 장기 이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주류 생물학계 및 일부 윤리학자들, 그리고 일부 대중들은 키메라 실험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표명하고 있다. 키메라 실험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와 관계없이 윤리적으로 생물학적인, 유전학적인 영역을 넘어섰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주류 생물학계에서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중국이다.

많은 과학자들이 중국에서 키메라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실험을 규제하는 관련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11월 중국인 과학자 허젠쿠이(賀建奎)가 최초의 ‘유전자 편집’ 아기를 출산케 한 것과 같은 상황이 또 전개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키메라 기술은 다양한 질병을 퇴치할 수 있는 혁명적인 기술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를 악용할 경우 인류 전체에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어, 과학자들 사이에 불안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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