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케플러 VS 조선 1604년 초신성

[김제완의 새로운 과학] 김제완의 새로운 과학(12)

별도 사람처럼 태어나고 또 나이가 들면 죽게 됩니다. 인생은 100세 정도이지만 별의 생애는 아주 짧으면 몇 백만 년 그러나 보통은 몇 십억 년 정도는 됩니다.

우주 탄생 후 약 200만년에서 1억년 사이에 태어난 태초의 별들은 짧게는 백 만년 길어야 천만년 정도 밖에 못살았으며, 그 크기는 태양의 200만 배도 넘는 말 그대로 눈부시게 찬란한 태초의 별들이었습니다.

[그림 1]  태양의 5만 5천배 무겁고,  2천만배 정도 밝은 태초의 별

[그림 1] 태양의 5만 5천배 무겁고,
2천만배 정도 밝은 태초의 별
ⓒ UC Santa Cruz

우주탄생 후 138억년이 지난 지금의 별들은 훨씬 더 긴 생명을 누리고 있습니다. 별들이 죽을 때 그 모습은 대충 네 종류로 분류됩니다.

첫째, 태양이 죽으면 백색왜성(White Dwarf)이란 작고 밝은 별이 됩니다. 백색왜성이란 원자와 원가가 서로 닿는 정도로 압축된 별입니다. 그 큰 태양이 죽으면 지구 정도 크기의 백색왜성이 되지만 꽤 밝아서 몇 광년 떨어져 있는 백색왜성인 시리우스처럼 육안으로 보일 정도입니다.

둘째, 태양 정도의 별이 죽어서 백색왜성이 되었다가 그 가까운 주위에 별이 있을 때 이들로부터 질량을 끌어당겨 태양의 무게의 1.44배 정도가 되었을 때 원자와 원자가 닿아서 전자들의 압력으로 버티던 백색왜성이 붕괴하여 원자핵이 서로 닿을 정도로 압축된 중성자별이 되면서 죽어가는 Type Ⅰa 초신성(Supernova)의 경우입니다.

셋째, 무거운 별이 그 외각의 질량을 날려버리다가 초신성이 되는 Type Ⅰb/Ⅰc 인 경우가 있습니다. 이 두 경우를 통틀어서 Type Ⅰ 초신성이라고도 합니다.

마지막 넷째로는 태양보다 10배 또는 그 이상 무거운 덩치가 큰 별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무너져서 죽어가는 경우입니다. 이를 Type Ⅱ 초신성이라고도 합니다. 소립자 물리를 전공한 제가 이런 초신성과 인연을 갖게 된 것은 1987년 2월 23일에 터진 초신성“SN 1987 A”에 대해서 논문을 쓸 기회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해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스”는 2월 마지막 주간지를 “400년만의 크리스마스”라는 제목으로 “SN 1987 A”가 터지는 장면을 표지로 내세웠습니다.

당시 저는 존스홉킨스 대학교에 객원 교수로 방문하고 있었는데 그 유명한 “허블”의 조수를 경험한“앨런 샌디지(Alan Sandage)가 같은 물리천문학과에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SN 1987 A”에서 방출된 “중성미자”라는 소립자와 “마조론”이란 미지의 소립자와의 결합상수에 대한 논문을 쓰는 기회가 있어서 초신성과 인연을 맺게 된 것입니다.

[그림 2] TIME 표지

[그림 2] TIME 표지
ⓒ TIME 표지

워낙 초신성에 대한 지식이 빈약했기 때문에 도서관에 가서 문헌을 찾는 중에 “역사적인 초신성(Historical Supernova)”라는 단행본이 눈에 띄어 그 책 속에서 처음으로 “1604 초신성 (1604 Supernova)”을 접하게 된 것이고, 그 광도 곡선(light curve)은 [그림 3]과 같습니다.

이 광도 곡선은 서양의 그 유명한 요하네스 케플러(Johannes Kepler)가 관측한 재료와 우리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을 중국인 학자가 인용한 것이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선조)에 나오는 기록은 서운관(조선조의 천문관측기관)의 일관(日官)들이 기록한 것입니다.

케플러만의 기록 [그림 4]로 분리하면, 두 가지 사실이 들어납니다. 왕조실록만의 기록으로도 1604년 초신성은 Type Ⅰ 인 것이 명백하지만 케플러의 기록만으로써는 Type Ⅰ인지 Type Ⅱ 인지 구별할 만큼 충분한 기록이 못됩니다. 왕조실록의 기록이 과학적으로 결적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을 다시 강조합니다.

[그림 3] ⓒ 김제완

[그림 3] ⓒ 김제완

[그림 4] ⓒ 김제완

[그림 4] ⓒ 김제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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