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17,2019

컴퓨터에 뇌의 신비를 입혀라

금요일에 과학터치, 서울대 장병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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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컴퓨터의 발달은 과거와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 가능케 하지만 초창기에 예견했던 것만큼의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처음부터 소망했던 인공지능의 개발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서 최근에 인공지능의 개발은 컴퓨터에 뇌의 생물학적 체계를 부여하는 바이오지능 연구로 바뀌고 있다.



정보의 바다에서 알짜 정보 찾기 ‘데이터마이닝’



제33회 금요일에 과학터치 서울역 강연은 인공지능 개발에 관한 이야기다. 서울대 장병탁 교수(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는 ‘바이오지능기술의 진화, 데이터마이닝에서 지식발굴 로봇으로’란 주제로 바이오 시스템의 정보처리 원리를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활용해 질병진단 등 의약학 분야에 폭 넓게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을 소개했다.



인간의 상상력은 컴퓨터가 나오기 전에 벌써 인공지능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 사람이 바로 컴퓨터의 아버지 ‘앨런 튜링(1912~1954)’이다. 장 교수는 앨런 튜링에 관한 이야기로 강연의 말문을 열었다.



“인공 지능이 가능하다고 주장한 사람이 바로 현대컴퓨터의 창시자이자 천재적 수학자 앨런 튜링이다. 그는 1950년대에 벌써 인공지능을 예견했다. 이후 인공지능 분야는 컴퓨터의 발전과 더불어 이뤄져왔고 현재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많이 연구되고 있는 것이 주식투자 및 의료 분야에서 대규모 자료 입력을 통해 컴퓨터가 추론을 해주는 전문가 시스템과 로봇의 자율주행 기능이다.”



전문가 시스템(expert system)이란? 특수한 지식의 범위 안에서 실제의 문제를 풀고 있는 인간 전문가의 행동을 모방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의 일종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데이터마이닝 기술이다.



“지금과 같은 인터넷 시대는 정보 홍수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수많은 새 소식들과 정보에 오히려 정말로 필요한 알짜 정보를 알아내기가 힘든 지경이다. 따라서 지금은 누가 먼저 고급 정보를 빨리 전달받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 여기에 필요한 것이 데이터마이닝 기술이다.”



데이터마이닝이란? 정보의 바다에서 쉽게 드러나지 않는 유용한 정보들을 추출하는 과정이다. 원래 기업이 필요로 하는 거래, 고객, 상품 등의 자료를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 발달했지만 현재는 산업공학, 신경망, 인공지능 등에도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장 교수도 데이터마이닝을 활용, 바이오 지능을 연구하고 있다.



뇌의 원리를 컴퓨터에 도입한 바이오 지능



초창기에 컴퓨터가 나왔을 때, 사람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계산 속도에 놀랐다. 그리고 그 발전 속도에 또 한 번 놀랐다. 그러나 컴퓨터가 나온 지 반세기가 지난 지금 사람들은 오히려 컴퓨터의 능력에 실망하고 있다.


“컴퓨터는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잘하지만 사람이 잘 하는 일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계산 능력을 비교해보면 컴퓨터의 계산 능력은 정말 빠르다. 반면에 컴퓨터는 두 가지의 생각을 할 수 없으며 하나가 끝나고 반드시 다음 순서로 넘어가기 때문에 전체적인 생각에선 사람보다 아직 느리다. 현재의 컴퓨터는 세 살짜리 어린아이의 언어, 시각, 사고 능력을 흉내내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



이에 따라서 최근에 학습과 추론에 기반한 데이터마이닝을 통해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발굴하는 인공지능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리고 그 선두에 선 분야가 바로 바이오 지능 분야다.



“컴퓨터에 인공지능을 갖추기 위해 분자수준에서 인지기능까지 뇌의 활동 이론을 접목하는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실제로, 뇌의 기억 기능을 하나만 놓고 볼 때, 분자 수준의 단백질이 쌓여서 기억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다. 이에 따라서 우리 컴퓨터 과학자들은 뇌의 생물학적 체계를 수학적 모델로 만들어 실제의 뇌를 닮은 컴퓨터를 만드는 쪽으로 연구의 방향을 잡고 있다.”



이것이 바이오지능(Biointelligence) 기술이다. “바이오시스템의 정보처리 기능을 모방한 컴퓨터의 개발 노력은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인간과 동물의 신경계를 모방하려는 신경망모델이나 유전적 진화현상을 모방한 유전자 알고리즘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 개발된 것이 유전자처럼 진화하는 컴퓨터다. 진화의 원리가 컴퓨터 프로그램에 입력되고 사람의 힘이 아닌 컴퓨터 스스로 진화의 능력을 터득하는 것이다.”



이렇게 바이오지능을 모델로 해서 개발된 컴퓨터들이 바로 신경망 지능 모델 컴퓨터, 유전자 지능 모델 컴퓨터, 분자 지능 모델 컴퓨터 등이다. “이 기술들은 생체시스템의 정보처리 원리를 컴퓨터 상에 소프트웨어로 시뮬레이션한 것이다. 반면에 1990년대 중반부터 DNA 생체분자를 직접 정보저장 및 처리 매체로 사용, 그 물리화학적인 특성을 이용하려는 DNA 컴퓨팅과 같은 분자수준의 정보처리 패러다임이 연구되기 시작했다. 우리 서울대 바이오지능(BI) 연구실도 이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대규모 유전자발현 분석 DNA칩 기술 개발



DNA 칩(Chip) 기술은 생명공학의 발전을 위해서 필수적인 기술이다. 1997년 설립된 서울대 바이오지능 연구실도 DNA 칩 기술 개발에 주력해오고 있다. “DNA 칩 기술은 하나의 칩 상에 많은 수의 유전자를 심어 놓고 이들의 발현량의 차이를 동시에 관측할 수 있는 대규모 실험 기술이다. 이 기술은 유전체 연구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의 방법들은 아주 적은 수의 유전자들만을 동시에 분석할 수 있었으나 칩기술은 동시에 수천 개 유전자들의 발현 패턴을 관찰할 수 있다.”



그러나 특정 연구 목적이나 질병 진단 등에 DNA 칩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개의 설계 및 분석 기술이 필요하다.



“이 DNA 칩을 활용하려면 다양한 바이오인포매틱스 기술을 필요로 한다. 질병에 관여하는 목표 유전자를 선별해야 하며, 선정된 유전자 서열 중에서 칩 상에 심을 프로브를 선정해야 한다. 또 설계된 프로브들이 잘 반응하는 실험 조건을 최적화해야 하며 제작된 칩의 발현 패턴을 분석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진단 등에 필요한 지능형 데이터마이닝 기술이 개발되어야 한다.”




서울대 바이오지능 연구실은 이 전체과정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DNA 칩 지능 설계 및 분석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2002년에 국가지정 연구실 과제를 시작했다. 그 결과, 몇 가지 획기적인 성과를 얻었다.



“먼저, DNA 칩 설계에서 분석 및 응용에 이르는 전체 바이오지식 발굴 과정을 통합 지원하는 지능형 바이오인포매틱스 소프트웨어 도구 시스템을 확보했다. 아울러, 개발된 시스템을 이용, 새로운 microRNA와 그 목표 유전자를 발굴하고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서 새로운 과학적 발견을 이뤘다. DNA 칩 및 Aptamer 칩을 이용, HPV 바이러스진단, 심혈관 질환, 백혈병 진단 및 약물대사 조절 등의 질병 예방 진단 치료에 활용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장 교수는 미래의 비전을 밝히면서 강연을 마쳤다. “DNA ChipBench 시스템은 DNA 칩 관련 유전체 데이터뿐만 아니라 SNP 데이터, 프로테오믹스, 시스템생물학 데이터의 분석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서 개발된 시스템이 DNA 컴퓨팅 기술이나 로봇주행 등의 다른 인공지능기술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장병탁 교수는 ‘86년 서울대 컴퓨터공학부를 졸업하고 ’88년 동대학 석사를 거쳐서 ‘92년 독일 본 대학(University of Bonn)에서 컴퓨터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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