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19,2019

최초의 영화 ‘애니메이션’의 탄생

전승일의 과학융합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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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과 영상 기계에 기반을 둔 현대 대중예술의 대표적인 장르인 영화와 애니메이션은 언제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

보통 영화의 탄생은 1895년 뤼미에르 형제(Auguste and Louis Lumiere)가 발명한 활동사진 카메라 겸 영사기인 시네마토그라프(Cinematograph)로 상영된 ‘공장을 나서는 노동자들(Workers Leaving the Lumiere Factory)’, ‘기차의 도착(Arrival of a Train at La Ciotat)’ 등으로 보고 있다. 영화를 뜻하는 ‘시네마(Cinema)’라는 단어도 바로 ‘시네마토그라프’에서 비롯된 것이다.

'기차의 도착'

‘기차의 도착’ ⓒ public domaim

19세기 유럽의 옵티컬 토이

그런데 뤼미에르 형제와 에디슨 등의 라이브액션 영화 ‘활동사진’ 발명 이전, 19세기 ‘프리-시네마(Pre-Cinema)’ 시대에 이미 유럽에서는 움직이는 그림을 보여주는 매우 다양한 애니메이션 장치들이 발명되어 사람들의 광범위한 사랑을 받았는데, 이들 장난감들은 ‘철학적 장난감(Philosophical Toys)’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쏘마트로프(Thaumatrope), 페나키스티스코프(Phenakistoscope), 조에트로프(Zoetrope), 프락시노스코프(Praxinoscope) 등이 바로 그러한 19세기 ‘프리-시네마(Pre-Cinema)’ 시대 애니메이션 장난감의 대표적인 기계장치들이다. <관련 동영상>

이들 장치는 빛과 사물의 운동 원리 및 시각 잔상효과(殘像效果, Persistence of Vision), 그리고 가현운동(假現運動, Apparent Movement)을 이용하여 움직이는 이미지를 직접 구현했다는 점에서 ‘광학 장난감(Optical Toys)’이라고 부른다.

19세기 페나키스티스코프 ⓒ public domain

19세기 페나키스티스코프 ⓒ public domain

그중에서 페나키스티스코프는 벨기에 물리학자 조셉 플라토(Joseph Plateau, 1801~1883)와 오스트리아 수학자이자 발명가인 사이먼 스탬퍼(Simon Stampfer, 1792~1864)에 의해 1832년 발명된 원판형 시각 놀이 애니메이션 장치로서, 움직이는 그림이 그려진 원판을 회전시키고, 그림 사이의 ‘틈’을 통해 반대편의 거울에 비쳐 나타나는 움직임을 보는 장치이다.

1833년 프랑스 신문 피가로(Le Figaro)는 페나키스티스코프를 ‘광학적 환상(Optical illusion) 장치’로 소개하였으며, 오늘날 미디어 엔터테인먼트를 제시한 영화 산업의 효시(嚆矢)로 평가되고 있다.

19세기 조에트로프 ⓒ public domain

19세기 조에트로프 ⓒ public domain

조에트로프는 1834년 영국의 수학자이자 교육자였던 윌리엄 조지 호너(William George Horner, 1786~1837)가 만든 원통형 애니메이션 기계장치로서, 연속적인 동작이 그려진 종이 띠를 원통 안에 넣고 회전시키면서, 원통의 세로 방향 ‘틈’을 통해 안쪽을 들여다보면 그림들이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는 장치이다.

2008년 Sony사는 TV 브랜드 ‘Bravia’를 홍보하기 위해 이탈리아의 베나리아(Venaria) 마을 광장에 ‘BRAVIA-drome’이라고 이름 지워진 지름 10미터의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조에트로프’를 설치하고, 이탈리아 AC 밀란 소속 축구선수 ‘카카’의 대형 사진으로 첨단 3D 조에트로프 광고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관련 동영상>

에밀 레이노의 광학 극장    

1876년, 프랑스의 발명가 에밀 레이노(Émile Reynaud, 1844~1918)는 기존의 옵티컬 토이를 발전시켜 스크린에 움직이는 그림을 영사(映寫)할 수 있는 혁신적인 영상기계장치 프락시노스코프(Praxinoscope)를 발명한다.

에밀 레이노 '광학 극장'

에밀 레이노 ‘광학 극장’ ⓒ public domain

그리고 1892년, 에밀 레이노는 파리에 있는 그레방 박물관(Musee Grevin)에서 새로운 형태의 환상적인 쇼를 선보인다. ‘광학 극장(Optical Theatre)’이라고 부르는 이 공연에서 에밀 레이노는 자신이 직접 수백 프레임에 그림을 그린 필름 스트립으로 영상 쇼를 했는데, 1만2000여 회 공연에 총 50만 명 이상의 관객이 관람한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에밀 레이노의 ‘광학극장’에서 상영된 주요 애니메이션으로는 ‘맛있는 맥주(Un bon bock, 1892)’, ‘곡예사와 개(Le Clown et ses chienes, 1892)’, ‘불쌍한 피에로(Pauvre Pierrot, 1892)’, ‘난로가의 꿈(Reve au coin du Feu, 1894)’, ‘탈의실 옆에서(Autour d’une Cabine, 1894)’ 등이 있으며, 상영 길이가 무려 15분이 넘는 작품들도 있었다. <’불쌍한 피에로’ 관련 동영상>

에밀 레이노의 광학극장은 ‘움직이는 그림의 환등(幻燈)’, 즉 오늘날 애니메이션의 시작이었다. 역사상 최초로 대중 앞에서 스크린 위에서 움직이는 영상은 라이브액션 ‘활동사진’이 아니라, 애니메이션이었던 것이다.

국제애니메이션협회(ASIFA, International Animated Film Association)는 10월 28일을 ‘국제 애니메이션의 날(International Animation Day)’로 정해 축하하고 있다. 이 날은 에밀 레이노가 1892년 10월 28일 ‘광학 극장’을 처음으로 공개 상영한 날이다.

  • 전승일 오토마타 공작소 대표감독다른 기사 보기
  • 저작권자 2019.04.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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