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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칼럼

최악의 과학 스캔들, 지구온난화 (하)

[음모론 속 과학] 과학으로 파헤친 음모론 (13)

음모론 속 과학 지구온난화 회의론자들이 내세우는 또 하나의 반박 논리는 지구온난화 자체가 이산화탄소와는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지구온난화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인류가 산업화를 이룩하면서 쏟아낸 이산화탄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구는 태양에서 에너지를 받은 후 다시 에너지를 방출해 복사평형을 유지한다. 이때 대기 중의 온실기체는 태양에서 오는 짧은 파장의 빛을 잘 흡수하지 않는 대신 지구가 방출하는 긴 파장의 빛은 흡수해 대기 중에 묶어둔다.

이것이 바로 온실효과인데, 지구온난화와 상관없이 예전부터 항상 있어왔던 현상이다. 온실효과에는 수증기, 이산화탄소, 메테인 등의 온실기체가 관여하고 있는데, 그 중 특히 이산화탄소의 양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온실효과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고 본다.

그런데 지구온난화 회의론자들은 공업화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 시기와 지구 온도 상승 시기 간의 갭을 제일 먼저 지적하고 있다.

19세기 후반 이후 상승하기 시작한 지구 평균 기온은 1940년대 들어 그 상승 기류가 멈췄다. 그리고 무려 30여 년간 오히려 조금씩 하강하다가 1975년 이후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1940년대 이후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전후 경제 붐’이 일던 시기였다. 19세기 후반 이후의 온도 상승은 자동차와 비행기도 발명되기 전에 시작된 온난화 현상이므로 이산화탄소의 영향이 조금 적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산화탄소가 주요 원인이라면 ‘전후 경제 붐’ 이후에 온도가 급격히 상승해야 함에도 오히려 30여 년간이나 기온 상승이 멈춘 것은 모순이라는 논리이다.

둘째, 이산화탄소는 지구 대기 중 매우 작은 비중을 차지해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논리이다.

산소, 질소, 아르곤 등 대기를 구성하는 모든 기체들 중에서 이산화탄소의 비중을 따져 보면 겨우 0.054%에 불과하다. 회의론자들은 대기 중 온실기체의 비중이 매우 낮은데, 그 중에서도 이산화탄소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매우 낮으므로 지구온난화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셋째, 지구온난화가 진행된 결과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는 것이지 먼저 이산화탄소가 증가해서 지구온난화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지구온난화 경고론자들은 남극 보스토크 기지에서 채취한 빙하 코어를 분석한 결과 지난 65만년 동안 지구 기온과 이산화탄소 양의 변화가 정확히 일치했다고 주장한다. 즉, 이산화탄소의 양이 많을 때 지구도 더웠다.

그러나 빙하 코어를 정밀하게 분석해 보면 지구 기온의 상승은 이산화탄소 양의 증가보다 무려 600년이나 앞서서 진행됐다는 게 회의론자들의 주장이다. 즉, 온도가 상승한 후 이산화탄소는 시차를 두고 뒤늦게 상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 원인으로 회의론자들은 해양의 작용을 들었다. 기온이 높아져 해양 표면이 가열되면 이산화탄소가 방출되고, 반대로 기온이 낮아져 해양 표면이 냉각되면 바다는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용해한다는 것.

배기가스보다 엔진을 생각해야

그럼 회의론자들은 현재의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무엇을 지목하고 있을까? 이에 대해 그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자동차(지구)가 뜨거워졌는데 엔진(태양)은 보지 않고 배기가스(온실기체)만 바라보고 있다” 즉, 그들은 온실가스가 아니라 태양 흑점이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중세온난기가 끝난 후인 서기 1550년경부터 1850년 무렵까지 지구에 소빙하기가 닥쳐 일시적인 추위가 찾아왔다. 이때 영국 템즈 강은 자주 얼어붙었으며, 서늘한 여름과 혹독한 겨울로 인해 유럽인들은 대기근에 시달렸다.

특히 소빙하기 최저 기온을 기록했던 17세기 전반은 우리나라에서도 우박이나 철 아닌 눈과 서리 등을 비롯한 자연재해가 잦았다. 그런데 묘하게도 소빙하기의 절정기 때인 17세기의 50년 동안 태양의 흑점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태양이 지구에 쏟아내는 에너지는 흑점 개수와 관계없이 거의 일정하지만, 태양 흑점이 지구의 기온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의견이 많다. 즉, 태양 활동이 줄어들어 흑점이 없을 때는 지구 기온이 내려가고, 태양 활동이 왕성해 흑점이 많을 때는 지구도 따뜻해진다는 설이다.

따라서 흑점의 수가 많아지는 태양 활동 극대기 때 생산된 포도주의 품질이 좋다거나 태양 흑점 활동이 낮은 주기일 때와 밀의 가격이 가장 비쌀 때가 맞아 떨어진다는 등의 연구결과도 있다.

지구온난화 회의론자들은 이에 착안해 태양 흑점의 활동 증가가 바로 지구온난화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지구 기온과 태양 흑점 개수를 비교한 많은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20세기까지는 이 두 가지 조건의 상관관계가 나타난 듯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둘의 상관관계가 무너져, 태양 활동이 줄어들고 있는데도 지구 온도는 상승하고 있다. 때문에 회의론자들의 주장처럼 태양 활동이 기후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가정해도 그것은 과거의 기록일 뿐 현재의 지구온난화 현상을 설명하는 요소가 될 수는 없다.

선 기온 상승 후 이산화탄소 양의 증가라는 상관관계 역시 고대에서는 그런 사례를 찾을 수 있지만, 지금의 이산화탄소 증가는 기온 상승보다 선행한다는 사실이 분명히 밝혀졌다. 또한 1940년대 이후 약 30여 년간 주춤했던 지구 평균 기온은 두 번째 상승기를 맞아 첫 번째 상승기보다 상승 속도가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점을 종합해 볼 때 지구온난화가 이산화탄소와는 무관하며, 단지 태양 흑점과 관련이 있다는 회의론자들의 주장은 그리 타당해 보이지 않는다.

아북극권 국가들의 음모론

한편 지구온난화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 인류에 유익하다고 보는 견해도 존재한다. 증가된 탄산가스를 이용하는 식물들은 더 큰 열매와 채소를 생산하고, 해동된 땅의 더 많은 토지에서 곡식을 재배할 수 있으며 생물학적 다양성이 증가한다고 보는 시각이다.

실제로 러시아 시베리아 지방은 지구온난화 덕분에 겨울이 따뜻해지고 작물 재배 기간이 길어져 예전보다 감자 수확이 증가하고 있다. 또 시베리아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바다가 녹아서 항해가 가능해지면 유럽에서 수에즈운하를 거치는 것보다 2주일이나 더 빨리 일본에 도착할 수 있다.

시베리아의 툰트라 지역이 녹으면 시추 작업이 한결 수월해져 어마어마한 양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개발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아프리카와 아시아·유럽 남부 지역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이미 가뭄이나 기근, 홍수 등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때문에 작금의 지구온난화는 아북극권의 나라들이 세계 주요 경작지를 자기 나라로 확대시키기 위한 음모라는 다소 황당한 음모론까지 등장한 바 있다.

1850년부터 지금까지 30년씩 구간을 나눠보면 온도가 올라간 구간도 있고 내려간 구간도 있다. 즉, 지구온난화를 부정할 자료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전 세계 기후 연구기관이 측정한 자료에 의하면 2005년을 정점으로 지구는 조금씩 차가워지고 있다. 2008년 독일 라이프니츠해양과학연구소의 노엘 박사가 지난 50년간 허리케인 활동 및 해수면 온도, 강우 패턴을 반영해 컴퓨터 모델로 예측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앞으로 10년 동안 북대서양 주변의 기온은 조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노엘 박사는 10년이 지난 후 지구온난화 추세가 다시 가중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이런 연구결과들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지구온난화가 심각할 수도 또는 아닐 수도 있다. 이것이 바로 지구온난화 논쟁이 아직도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분명한 것은 지구는 지금도 계속 더워지고 있으며, 곳곳에서 이상기후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논쟁을 하느라 대응시기를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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