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최악의 과학 스캔들, 지구온난화 (중)

[음모론 속 과학] 과학으로 파헤친 음모론 (12)

음모론 속 과학 IPCC의 4차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100년간 지구 평균 기온은 약 0.6~0.7℃ 정도 상승한 것으로 돼 있다. 학자들 사이에서도 지구 평균 기온이 한 세기 동안 거의 1℃ 가량 상승했다고 보는 의견이 많다.

1℃라면 작은 차이로 생각하기 쉽지만, 지구 평균 기온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대단한 수치이다. 기후학자들은 지구 평균 기온이 1℃만 높아져도 해수면 상승, 강수량 증가, 토양의 변화 등으로 생태계가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된다고 경고한다.

지구 온도는 전 세계에 산재해 있는 수천 곳의 기상관측소에서 매일 측정되고 있다. 그곳에서는 하루 최저 기온과 하루 최고 기온을 측정해 그 평균값인 하루 평균 기온을 발표한다. 이렇게 발표된 수천 곳의 기온 자료를 모두 취합하면 지구의 평균 기온이 나온다.

그런데 지구온난화 회의론자들은 이와 같은 온도 측정 방식에 치명적인 오류가 숨어 있다고 주장한다. 즉, 전 세계 수천 곳에 산재한 기상관측소 중 상당수가 도시 인근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 따라서 도시의 열섬현상으로 측정된 기온 통계자료를 지구온난화로 잘못 알고 있다는 주장이다.

도시 지역은 자동차 배기가스, 에어컨 및 난방기의 배출 열기,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 등과 그로 인한 대기오염으로 계절에 관계없이 기온이 다른 지역보다 높다. 또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건물 등의 인공시설물이 열을 흡수해 다시 발산하며, 그늘을 만들고 기온을 낮춰주는 녹지 면적이 적다. 이 때문에 도시 지역의 등온선은 바다에 떠 있는 섬의 등고선처럼 주변과 고립되어 보이므로 열섬현상이라 한다.

실제로 지구온난화 회의론자들의 지적처럼 많은 기상관측소들이 도시 인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그 중 일부는 냉방시설이나 폐기물 처리시설 부근에 위치하고 있기도 한다. 따라서 기상관측소에서 측정된 값을 통계로 하는 지구 평균 기온의 상승은 도시화 추세에 의한 것이지 지구온난화와는 상관없다는 논리이다.

하지만 많은 과학자들이 기상관측소의 기온에만 의존해서 지구온난화라는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지구온난화는 기온 외에도 해수 온도, 해수면, 만년설, 빙하, 생태계 관측 등 다양한 자료와 방법을 동시에 평가한 결과이다. 이런 모든 방법을 동원한 결과 도시 지역 외에도 지구 각처에서 기온이 높아지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예상 뒤엎은 인공위성 측정 기온

한편, 과학기술의 발전은 기상관측소의 기온 측정과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는 새로운 온도 측정 방식을 선보였다. 우주라는 보다 객관적인 장소에서 인공위성을 통해 초단파로 지구의 온도를 측정하는 새로운 방식이 도입된 것이다.

1990년대 앨라배마대의 기후학자 로이 스펜서 박사를 포함한 과학자들은 이 같은 인공위성의 기온 자료를 취합해 지구 평균 온도를 분석했다. 그런데 이 결과는 오히려 지구온난화 회의론자들의 주장을 입증하는 핵심자료가 되고 말았다.

위성에서 관측한 지구의 온도는 더워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식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자료는 한동안 지구온난화 논쟁을 뒤흔들어 놓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원인이 밝혀졌다.

지구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은 지구 대기의 마찰력으로 인해 차츰 속도가 줄면서 해마다 지구에 조금씩 가까워진다. 위성에서 지구의 기온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고도 계산이 매우 중요한데, 위성이 점차 지구와 가까워짐으로써 고도 계산에 오류가 생겼다.

또 인공위성의 기온 측정은 오후 2시에 시작되는데, 몇 년 지나면서 그 시간대가 저녁 무렵으로 바뀐 것이 확인되었다. 이처럼 잘못 계산된 고도와 측정 시간대의 변경으로 인한 오류 때문에 지구 평균 기온이 예전보다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던 셈이다.

이런 사실이 확인되자 인공위성 데이터를 분석한 과학자들도 오류를 인정했다. 오류를 수정한 후 인공위성 데이터를 다시 분석한 결과, 처음 결과와는 달리 지구온난화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자 지구온난화 회의론자들은 현재의 지구온난화가 자연적인 주기에 의한 것이라는 새로운 반박 논리를 내놓았다. 즉, 오랜 지구 역사상 기후는 항상 변해 왔으므로, 지구가 따뜻해지는 것은 자연스런 변화의 일부분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그에 의하면 과거에도 이런 현상이 있었으며, 자연적으로 기온 상승이 멈추게 될 것이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들은 그 역사적인 증거로써, 중세온난기를 들었다.

서기 900~1300년의 중세온난기에는 지구가 상당히 따뜻했다. 지금은 황량한 땅이지만 그 당시 그린란드에는 푸른 초원이 있었으며, 사람들은 농장을 경영했다. 영국 역사 기록에 따르면 서기 1000년 무렵에는 풍작이 이뤄졌고 인구가 증가했으며 문화도 번성했다.

지금의 포도 재배선보다 500㎞나 북쪽에 위치한 영국 북부 지방에서도 당시에는 포도원이 번성할 만큼 놀라울 정도로 풍요로운 시기였다.

칭기즈칸이 세계 역사상 가장 큰 제국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도 중세온난기 때문이었다. 당시의 따뜻했던 기후 덕분에 알타이산맥의 눈이 녹아 물이 풍부해지면서 고위도 지방인 몽골의 초지 상태가 좋아졌다. 이 때문에 유목업과 농업이 활기를 띠었고 생산물이 급증하면서 인구도 급격히 증가했다.

그러나 12세기 말 한랭한 극기단이 아시아 내륙으로 밀고 내려오면서 몽골족의 생활 터전이 급격히 줄어들자, 칭기즈칸이 중국과 러시아, 중동을 비롯해 유럽까지 공격해 들어갔다고 기후학자들은 분석한다.

불편한 진실, 하키 스틱 그래프

지구온난화 회의론자들은 지금의 지구 기온이 중세온난기보다 결코 높지 않으므로 이렇게 호들갑을 떨 필요가 없다는 논리를 편다.

미국 과학아카데미에서 2006년 6월 발행한 보고서에 의하면 현재 지구 기온은 중세온난기가 끝난 1600년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되어 있다.


미국의 기후물리학자인 프레드 싱거와 허드슨연구소 연구원인 데니스 에이버리는 ‘지구온난화에 속지 마라’는 책에서 그린란드와 남극에서 추출한 빙하 코어를 분석한 결과, 지구의 기후는 약 1500년의 주기를 갖고 변동한다는 사실이 증명됐다고 주장했다. 즉, 지구온난화는 약 1500년 주기로 나타나는 자연적인 기후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지질학자인 돈 이스터브룩 웨스턴워싱턴대 석좌교수는 ‘지난 1만5천년 동안 중세온난기를 포함해 10차례의 온난기가 있었는데, 이들 온난기는 지난 세기보다 20배나 더 더웠다’고 주장했다.

지질학자들이 ‘충적세 최고점’이라 부르는 약 8천년 전의 청동기 시대에도 3천년 동안이나 현재의 기온보다 훨씬 더웠다고 한다.

이 같은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펜실베이니아주립대의 마이클 만 박사는 지난 1천년간의 평균 기온을 나타내는 그래프를 만드는 연구에 착수했다. 그는 우선 수명이 매우 긴 소나무의 나이테를 비롯해 홍해의 산호초, 빙핵 등 전 세계 곳곳의 천연 온도계를 분석해 그 속에 들어 있는 일정한 기후 패턴을 분석했다.

그 결과 만들어진 그래프는 1천년 전에 따뜻했던 기온이 점차 하강하다가 바로 100년 전부터 치솟기 시작함을 보여주었다. 특히 1970년대 이후 치솟는 지구 온도의 모습이 마치 하키 스틱 같다고 해서 이 그래프에는 ‘하키 스틱’이라는 유명한 이름이 붙었다.

이 그래프에서는 중세온난기가 지금보다 결코 따뜻하지 않았음이 드러나 지구온난화 회의론자들의 주장과는 상반된 결과를 보여주었다.

자연적인 주기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기후변화에 관여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증거가 된 하키 스틱은 2001년 발표된 IPCC의 제3차 보고서에 인용되는가 하면, 앨 고어 미국 전 부통령이 만든 ‘불편한 진실’이란 영화에도 등장하는 등 유명세를 탔다.

이에 대해 회의론자들은 중세온난기의 기후 흔적을 찾을 수 없는 데도 불구하고, 근거 없는 자료로써 만든 허구가 바로 하키 스틱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에 나온 다른 고기후 학자들의 연구 결과도 하키 스틱과 같은 결론의 그래프를 만들어냈다. 즉, 중세온난기의 기온이 최절정기를 이루었을 때에도 현재의 기온보다 결코 높은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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