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 불면 노인 ‘중풍’ 조심

미국 연구진, 뇌졸중 재활치료에 새 돌파구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뇌졸중 환자도 늘어난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혈관이 좁아지면 뇌 부위의 약한 혈관에 압력이 높아져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뇌졸중은 치매와 더불어 노년층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이다. 뇌혈관에 출혈이 생기거나 혈전 등으로 막혀서 피가 안 통하면 뇌세포가 파괴되고, 그 부위가 담당하던 신체기능을 잃어버리게 된다. 뇌 손상 부위에 따라 반신마비나 신체 일부 장애, 언어장애, 인지장애, 감각 마비 등의 후유증이 따르며, 이는 평생에 걸쳐 본인이나 가족에게 큰 짐이 될 수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뇌졸중 환자가 5분에 한 명씩 발생하고, 20분에 한 명씩 사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2013년)에 따르면 인구 10만명 당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자는 50.3명으로, 단일 장기질환 가운데 사망률 1위를 차지한다.

미국에서는 해마다 13만명이 뇌졸중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사망자 20명 중 한 명 꼴이다. 매년 79만5000명(이중 61만 명은 첫 발병)의 환자가 생기고 이로 인한 경제손실은 34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다.

일단 뇌졸중이 생기면 즉시 치료시설이 갖춰진 병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발병 3~6시간 안에 전문치료를 받으면 손상된 부위의 혈류를 증가시켜 회복이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치료가 늦어지거나 상태가 나빠 후유증이 생기면 재활치료가 필요하다.

뇌의 가소성’으로 인해 재활치료 가능

뇌졸중 후의 재활치료로는 현재 특별한 약이 없고, 신체 기능 회복을 위한 물리치료와 작업치료, 언어치료 등을 실시한다. 뇌졸중 발생 48시간 후부터 6개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심도 있는 재활치료를 받으면 환자에 따라 거의 정상에 가깝게 회복이 되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는 물론 환자의 재활의지가 매우 중요하다.

뇌졸중 후 재활치료로 기능이 회복되는 것은 우리 뇌의 ‘가소성’(plasticity) 때문이다. 뇌의 가소성은 ‘인체의 신비’ 가운데 하나로, 뇌의 어느 부위에 문제가 생겨 뇌세포가 죽더라도 그 부위가 담당하던 기능을 다른 부위의 뇌세포가 대신해 주는 특성을 말한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 연구팀은 뇌졸중으로 뇌세포가 손상을 입었을 때 손상 부위를 보상하고 수리해 새로운 연결을 만들 수 있도록 뇌조직에 신호를 보내는 분자를 발견해 뇌졸중 재활치료에 새로운 돌파구를 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뇌세포를 ‘성장분화인자(GDF) 10’에 노출시켜 배양하자 뇌 신경 연결회로가 자라고 있는 모습 ⓒ UCLA

뇌세포를 ‘성장분화인자(GDF) 10’에 노출시켜 배양하자 뇌 신경 연결회로가 자라고 있는 모습 ⓒ UCLA

논문의 시니어 저자인 토머스 카마이클(S. Thomas Carmichael) 교수(UCLA 신경학부 연구 및 프로그램 부책임자)는 이들 연구팀이 “지금까지 성인의 뇌에서 기능이 알려지지 않았던 성장분화인자 10(GDF10, growth differentiation factor 10)을 동물모델을 통해 처음으로 밝혀냈다”고 말했다.

카마이클 교수는 “사람의 뇌는 뇌졸중 후 제한적인 회복능력을 가지고 있다”며, “대부분의 뇌졸중 환자가 첫 번째 발병 후 잘 회복이 되지만 완전히 회복되는 경우는 드문데, 만약 뇌졸중 후 제한적인 회복을 이끄는 뇌세포 신호를 찾아내 치료에 활용하면 뇌기능 회복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신경과학’( Nature Neuroscience)  10월 26일자 온라인판에 소개됐다.

성장분화인자(GDF) 10’이 운동기능 회복 관여

5년 가까운 연구 결과 성장분화인자인 GDF10은 사람이나 여러 다른 동물들이 뇌졸중을 겪은 후 분비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카마이클 교수팀은 뇌졸중 후의 회복기간에 뇌 속에서 어떤 분자들이 가장 많이 분비되는지를 먼저 알아보는 연구를 하면서, 이때 발현이 활성화되거나 혹은 저하되는 모든 유전자 목록을 작성했다.

연구팀은 이 목록에 있는 어느 한 분자가 뇌졸중 후 뇌에 손상 수리 신호를 보낼 것이라 믿고 뇌졸중 후에 가장 많이 늘어난 분자를 검색했다. GDF10이 뇌 손상 복구 신호를 보내는 분자임을 확인한 후 연구팀은 이를 배양접시에서 분석 시험을 했다. 그 결과 GDF10은 뇌세포로 하여금 새로운 뇌 신호 연결을 형성하도록 하며, 이 일련의 과정을 관장하는 신호체계도 확인됐다.

카마이클 교수는 “GDF10은 뇌졸중 후 뇌에서의 새로운 신호연결 형성을 유도하며 신체 운동 조절 능력을 회복하도록 돕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뇌졸중 재활치료 약 개발 기대”

연구팀은 뇌졸중 후 뇌에서 GDF10에 의해 발현되거나 정지되는 모든 분자들을 확인해 해당되는 뇌세포의 RNA와, 뇌가 발달 중이거나 정상적인 학습을 하는 동안에 가동되는 뇌세포의 RNA 그리고 다른 질병을 가진 환자들의 뇌세포 RNA를 비교했다. 그 결과 GDF10은 뇌졸중 후의 회복을 증진시키는 독자적인 분자들만을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뇌졸중 후의 뇌조직 재생이 일반적인 뇌 발달과정에서 활성화되는 분자 반응이 아닌 독자적인 과정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연구팀이 GDF10을 뇌졸중 걸린 동물에 투여하자 신체운동 기능과 연결된 뇌세포 연결이 나타난 것을 그려낼 수 있었다. 이 연결 상태를 GDF10을 투여하지 않은 뇌졸중 쥐와, GDF10 양을 줄여서 투여한 뇌졸중 쥐의 연결 상태와 비교했다.

카마이클 교수는 “GDF10을 더 많이 투여한 쥐는 새로운 연결 형성이 촉진되고, 특히 뇌졸중 후의 팔 다리 운동기능에 관여하는 특정한 뇌의 신경회로를 회복시키는데 관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뇌졸중 재활치료약은 아직 없다. 카마이클 교수팀은 GDF10 신호체계를 활성화하는 분자를 확인해 치료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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