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과 편견 깨부순 여성과학자

영화 ‘히든피겨스(Hidden Figures)’

3월 23일 개봉예정 '히든 피겨스' 포스터

3월 23일 개봉예정 ‘히든 피겨스’ 포스터 ⓒ네이버 영화

미셸 오바마가 극찬한 데오도르 멜피 감독의 영화 ‘히든 피겨스(3월 23일 개봉)’는 1961년 미 항공우주국(NASA) 프로젝트 속에 숨겨진 천재 흑인여성들의 감동 실화를 담아내고 있다. 영화는 미국 최초 유인 위성 프렌드십 7호(1962)의 일등공신인 숨겨진 흑인 여성과학자들을 재조명한다.

세 명의 주인공 ‘수학자 캐서린 존슨(타리지 P. 헨슨)’, ‘프로그래머 도로시 본(옥타비아 스펜서)’, ‘엔지니어 메리잭슨(자넬 모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바로 세상의 편견 속에서 본인들의 천재성, 노력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히든피겨스의 오프닝은 짧지만 인상적이다. 세 주인공은 나사로 출근하는 길에 차가 고장이 나고, 도로시 본은 직접 정비에 나선다. 그 때 백인경찰이 나타나는데, 주인공들이 나사에 근무한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 “나사에서 당신들을 고용했다고?”라며 재차 묻는다.

하지만 주인공들은 “그건 우리가 치마를 입었기 때문이 아니라, 안경을 썼기 때문이에요”라고 재치 있게 웃어넘긴다. 백인경찰은 감탄하며 나사까지 에스코트를 하겠다고 나서고, 주인공들이 경찰차를 바짝 쫓는 장면이 연출된다. 이는 마치 ‘흑인여성이 백인을 앞지를 수 있다’고 선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간계산기로 불린 천재 수학자, 유색인종 화장실을 없애다

1958년부터 5년 동안 나사에는 유인 우주비행탐사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었다. 미국과 러시아의 치열한 우주개발 전쟁 속에서 나사가 당면한 가장 큰 숙제는 새로운 수학공식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NASA에서 ‘인간 계산기’로 불리던 캐서린은 천부적인 수학 재능을 인정받아 최초 우주궤도 비행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우주 임무 그룹에 발탁된다. 하지만 기뻐한 것도 잠시였다. 회의에 참석할 수 없고, 사무실에 비치된 공용 커피포트조차 사용할 수 없었다. 심지어 나사 전체 내에 단 하나뿐인 유색인종 전용 여자화장실을 가기 위해 왕복 40분을 써야 했다.

하지만 캐서린은 포기하지 않았다. 근무시간에 자리를 오랫동안 비운다고 타박하던 백인상사에게 “이 건물에는 유색인종의 화장실이 없다”고 말하며 부당함을 주장했고,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우주개발 연구에 필요한 수학공식을 부지런히 탐구했다.

캐서린은 결국 프로젝트의 돌파구가 될 새로운 수학공식을 찾아낸다. 캐서린 존슨 역의 실제인물인 ‘타라지 P. 헨슨’은 천부적인 수학능력으로 우주 궤도 비행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새로운 수학공식을 찾아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왼쪽부터  ‘엔지니어 메리잭슨(자넬 모네)’, ‘수학자 캐서린 존슨(타리지 P. 헨슨)’, ‘프로그래머 도로시 본(옥타비아 스펜서)’. ⓒ 네이버 영화

왼쪽부터 ‘엔지니어 메리잭슨(자넬 모네)’, ‘수학자 캐서린 존슨(타리지 P. 헨슨)’, ‘프로그래머 도로시 본(옥타비아 스펜서)’. ⓒ 네이버 영화

시대를 앞서 본 과학자들, 위기를 기회로 삼다

나사 흑인여성들의 리더이자 프로그래머인 도로시 본은 여섯 남매의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이다. 승진 앞에서 흑인이라는 이유로 매번 좌절하지만, 그에게는 결코 주눅 들지 않는 당당함과 시대를 앞서 본 재능이 있었다. 나사에 최초로 도입된 컴퓨터 IBM을 보게 된 도로시는 전자컴퓨터가 다가올 미래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백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도서관에서 책을 마음껏 볼 수 없는 현실이지만 도로시는 포기하지 않는다. 독학으로 그 기술을 익히고, 자신이 공부한 내용을 전산원으로 함께 일한 흑인 여성들에게 교육해 기회가 왔을 때 함께 할 수 있는 동료들을 양성한다. 도로시의 선견지명은 탁월했다. 그는 나사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됐다.

엔지니어를 꿈꾸는 메리 잭슨은, “당신이 백인 남성으로 태어났더라도, 엔지니어로 꿈꾸는 것을 포기했겠느냐?”는 질문에 “그럴 필요도 없었겠죠. 이미 되어있을 테니까.”라고 말한다.

엔지니어링에 남다른 재능을 보이는 메리 잭슨은 이를 인정받아 우주 궤도 비행 프로젝트의 엔지니어 팀 임시직으로 발탁된다. 하지만 백인 전용 고등학교에서만 딸 수 있는 학위가 없다는 이유로 난관에 부딪힌다.

메리는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 필요한 수업 청강을 위해 흑인도 백인학교의 수업을 듣게 해달라는 길고 긴 법정투쟁을 시작한다. 긴 시간의 노력 끝에 백인판사을 설득해 수업권을 얻는데 성공한 메리는 나사 최초 여성엔지니어가 된다.

영화제목인 ‘히든 피겨스’는 사람들의 눈에 바로 보이지는 않지만 비중 있는 역할로 반드시 필요한 연구를 해낸 인물들을 잘 표현하고 있다. 당시 시대의 편견을 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도전했던 흑인여성과학자들. 이들이 있었기에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은 성공할 수 있었다. ‘천재성에는 인종이 없고, 강인함에는 남녀가 없으며, 용기에는 한계가 없다!’. 세계를 놀라게 한 그들이 이야기를 영화에서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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