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1,2019

지카는 왜 위험한 질병이 됐을까

"중남미 지카 2년 안에 종료되지만 장기전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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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남미를 휩쓸고 있는 지카바이러스의 질병 전개와 확산을 좀더 자세히 이해하고, 이를 제어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카바이러스는 1947년 우간다에서 발견되고 6년 후 나이지리아에서 첫 인체 감염이 확인됐음에도 2007년에 이르기까지 보고된 사례가 거의 없다. 또한 약 2년 전 브라질에서 발병할 때까지 누구도 이 병이 임신부에게 심각한 해를 끼치리라고는 생각지 못 했었다.

미국 존스홉킨스 공중보건대 저스틴 레슬러(Justin Lessler) 조교수(역학)는 ‘사이언스’(Science) 14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한 리뷰 논문에서 “지카가 오랫 동안 별로 중요하지 않은 질병으로 존재하다 유행하게 된 것은 모기 매개 질병과 다른 잘 알려지지 않은 질병들의 전지구적 확산에 대해 우리가 실제로는 제대로 잘 알지 못 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십여년 동안 뎅기열과 치쿤구냐,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그리고 현재의 지카바이러스가 지구 도처에서 발생했거나 재발생했는데, 왜 이 바이러스들은 감염 범위를 확산시키고 다른 감염원들은 확산에 실패했는지는 미스터리로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레슬러 교수팀은 지카가 갖는 지구적 위험성을 평가하기 위해 이전에 발표됐던 지카 관련 연구논문들을 살펴봤다. 최근의 브라질, 콜럼비아, 푸에르토 리코 등 미주지역의 발병 사례까지 검토하면서 여러 가지 의문이 제기됐고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들이 남아있는 상태다.

지카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 숲모기(왼쪽). 브라질 지하철 차량에서 모기 방제 소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출처 : CDC / 연합뉴스  ⓒ ScienceTimes

지카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 숲모기(왼쪽). 브라질 지하철 차량에서 모기 방제 소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출처 : CDC / 연합뉴스

‘지카’ 확산에 대한 두 가지 이론

지카가 왜 최근에 와서 위협적인 질병이 되었는가에 대해서는 두 가지 이론이 있다. 하나는 감염성과 병원성이 더욱 강한 종류로 변이되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전에는 적은 수의 사람들에게만 발병해서 보건적 측면에서 주목을 덜 받았다는 것이다. 2013년 10월부터 2014년 4월 사이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에서 지카가 발병해 전체 인구의 66% 가량이 감염되고 길랭-바레 증후군 환자가 3명에서 42명으로 기록적으로 증가했으나 대상 인원이 적어 병의 원인을 확신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그 후에 지카로 인해 소두증 어린이 출산이 증가한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지카가 인구 2억의 브라질로 옮겨갔을 때 병의 인과관계는 분명해졌다. 브라질 사람들은 전에 이 바이러스에 노출된 적이 없어 면역력이 없기 때문에 급속하게 퍼졌다.

레슬러 교수는 “거의 70년 동안 지카에 대해 알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지카가 미주에 상륙하자 모두들 크게 놀라 아주 기초적인 정보부터 찾아내느라 허둥댔다”고 말했다. 그는 “지카 확산을 완벽하게 막을 수 없어 어떻게 공중보건에 접근할 것인지가 문제”라며, “일이 생길 때마다 항상 치열한 최후의 결전을 벌이는 대신 위협에 좀더 일반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응 계획을 만들어내지 못 하면 새로운 질병이 나타나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병이 다시 확산될 때 언제나 같은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의 지카바이러스 감염예방 포스터. 출처 : CDC ⓒ ScienceTimes

미국 질병관리본부(CDC)의 지카바이러스 감염예방 포스터. 출처 : CDC

지카 퇴치 예산은 백신 개발과 장기 전략 마련에 써야

연구팀은 지카 예방 백신과 치료법이 없다는 것은 곧 모기 스프레이가 질병의 확산을 막는 유일한 예방법임을 뜻한다고 말했다. 레슬러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의 연구는 백신 개발과, 어떤 방법이 실제로 모기를 통제할 수 있는지를 확실히 알아내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에 살충제인 DDT 대량 살포와 같은 강력한 통제 정책으로 중남미 18개국에서 지카와 다른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 숲모기를 성공적으로 몰아내 뎅기열이 새로 발생하는 것을 줄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은 궁극적으로는 지속적이지 못한 것으로 판명됐고, 이집트 숲모기와 뎅기열은 다시 출현했다.

레슬러 교수는 또 현재 모기 매개 질병에 노출되는 것을 줄이는 여러 방법들은 효과가 매우 적다고 말했다. 연구에 따르면 뎅기열 예방을 위해 창문에 방충망을 설치해 질병 감염 가능성을 78%까지 줄인 것으로 나타났으나, 모기 퇴치제나 침대 모기장, 모기 유인 퇴치도구가 효과적이라는 결정적인 지지 의견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개인 보호장비들은 모기에 물리는 것을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나 지카 유행지역을 여행할 때는 이를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를 수행한 저스틴 레슬러 교수(왼쪽)와 박사과정생인 릴리아 체이슨 연구원(왼쪽). 사진 Johns Hopkins Bloomberg School of Public Health   ⓒ ScienceTimes

연구를 수행한 저스틴 레슬러 교수(왼쪽)와 박사과정생인 릴리아 체이슨(Lelia Chaisson) 연구원(왼쪽). 사진 Johns Hopkins Bloomberg School of Public Health

 

그는 미국 의회가 지카 퇴치를 위해 배정한 수백만 달러의 예산 중 상당부분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모기 통제 전략을 마련하는 작업과 백신 개발에 투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2년 안에 지카 소멸 예견되나 장기대책 필요

레슬러 교수와 런던 임페리얼대 연구팀은 ‘사이언스’에 발표한 동반 논문에서 라틴아메리카에서의 지카 유행은 이미 정점을 찍어 미래의 발병을 상정해 이를 통제하는 방법을 테스트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많은 중남미인들이 이미 지카에 노출됐고, 지카에 대해 집단 면역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여러 지역에서 신규 환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중남미 지카가 내년까지 지속되다 2년 안에 사라질 것으로 보이나 이런 소강상태는 일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면역력이 없는 어린이들이 다시 태어나면 언제든 새로 발병할 조건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레슬러 교수는 “질병이 소강상태를 보일 것이지만 그렇다고 일이 끝난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며, “바이러스가 다시 유행할지 모를 5년, 10년 후를 대비해 계속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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