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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신비로운 식물 ‘선인장’

과학 서평 / 선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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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을 그저 주먹만 하고 생김새가 특이한 애완식물로만 알고 있던 사람들은 이 책을 보면 미안한 생각이 든다. 그래, 네가 그렇게 대단한 것인지 몰라보았구나 그런 느낌이다.

‘선인장(Cactus)’의 몇 페이지만 들추면 나타나는 다양하고 신비하고 아름다운 사진들은 ‘나 이런 식물이야’를 말없이 외치는 듯하다.

선인장은 장식 같은 가시를 달고 앙증스러운 모습으로 작은 화분에 앉아있는 이방인 같은 느낌을 준다. 혹은 흠씬 두들겨 맞아서 납작해진 초록색 막대기 같기도 하다.

다른 한편으로는 오래전 본 미국 서부영화의 중요 장면 중 하나인 광야의 전투를 지켜보는 고정 엑스트라 같기도 하다. 서부영화에 많이 나온 사와로(Saguaro) 선인장은 미국 애리조나의 사막 지역에서 발견된다. 나무라고는 허리춤에 올라오는 관목들이 전부인 것 같은 삭막한 땅에 전봇대같이 우뚝 솟아있는 원기둥형 선인장이다.

댄 토레 지음, 김의강 옮김 / 니케북스 값 18,000원

댄 토레 지음, 김의강 옮김 / 니케북스

요컨대 이 ET 같은 식물은 고향이 미국이라서 그랬는지 한국인에게 자신의 진면목을 알릴 기회가 없었다.

6년간 비 안 내려도 살아남아    

선인장은 극한 조건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분을 저장하는 두꺼운 과육 줄기를 가지고 있어서 오랫동안 물 없이도 살아남는다. 칠레 북부가 원산지인 코피아포아(Copiapoa) 선인장은 1980년대 6년간 비 한 방울이 떨어지지 않은 극한상황에서도 죽지 않았다.

바로 이런 부분이 선인장의 친화력을 높여준다. 말라비틀어져 죽지 않을까 염려하지 않고 긴 휴가를 떠날 수 있다. 겨울에 물을 주지 않아도 살아남고, 종이에 싸서 서랍 속에 넣어두어도 주인을 기다린다.

대부분의 선인장은 다 자란 후에도 매우 작아서 진열장에 모아두는 다른 집안 장식품과 비슷하게 보인다. 창틀에 나란히 놓거나 탁자 위에 수백 개씩 진열도 가능하다. 이렇게 수집할 만한 선인장은 1500개 종류가 넘는다.

20세기 초 유행한 노인선인장(Old man cactus)는 이름처럼 온통 흰색의 긴 가시로 덮인 모습이 흰머리 휘날리는 노인을 닮았다. 괴물 같은 선인장이나 돌기가 난 선인장은 똑같이 생긴 것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수집가들의 주목을 받는다.

노인 선인장 Ⓒ 위키피디아

노인 선인장 Ⓒ 위키피디아

일반 식물이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정체가 선인장인 것도 있다. 베트남 특산물로 보이는 용과(dragon fruit)는 멕시코와 과테말라가 원산지인 선인장의 한 종류이다. 1860년대에 프랑스 사람들이 베트남에 들여왔는데 기후가 잘 맞다 보니 베트남에서 많이 재배하고 수출하는 과일로 자리 잡았다.

이러니 많은 사람들은 선인장 협회를 만들어 취미활동과 선인장 경연 대회를 연다. 1892년 독일, 1927년 호주, 1929년 로스앤젤레스, 1932 런던에서 각각 협회가 구성됐다. 협회가 주최하는 경연 대회에 출품한 작품들은 디자인이 뛰어나다. 잎이 없는 대신, 몸통의 구조를 비교적 쉽게 변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수석이 유행하는 것과 비슷하다.

선인장이 기이한 형태와 놀라운 생존력으로 사랑을 받았지만, 요즘 더욱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변형이 아주 쉽다는 이유 때문이다. 기이하게 돌연변이를 일으킨 선인장이 아주 많이 나타났다. 사람들이 접을 붙이거나 조직배양이나 유전자에 손을 대서 바꾸기가 아주 쉽다.

변형된 선인장은 크게 색깔을 바꾸기, 돌기를 내기, 괴물같이 만들기 등 세 가지로 구분된다.

바이오아트(bio art)를 지향하는 영국의 C-Lab은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2001년 로라 신티(Laura Cinti)는 사람의 모발에서 케라틴 유전자를 추출해서 선인장 세포와 결합하는 선인장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선인장은 일반적인 선인장 털 보다 사람의 털에 훨씬 가깝게 보이는 기다랗고 가느다란 털을 만들어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좋은 특징 가져

선인장은 밤에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크래슐산 대사를 하기 때문에 건강한 실내 환경 조성에 매우 좋다. 환경생물학자인 파크 노벨(Park Nobel)은 선인장이 대기 중에 탄소를 흡수해서 선인장 내부에서 격리시키는 탄소 싱크 역할을 할 것이며 미래 기후변화에 대응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와로 선인장의 열매를 따는 미국 원주민 여성. Ⓒ 위키피디아

사와로 선인장의 열매를 따는 미국 원주민 여성. Ⓒ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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