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조작 알아채는 ‘블록체인’

모든 정보 공유하며 점검

요즘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블록체인은 분산형 원장 기술이 적용된 공공 거래 장부이며, 가상 화폐가 거래될 때 발생할 수 있는 해킹을 막는 기술이다. 블록체인 방식은, 데이터를 중앙 서버에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블록체인 참여자의 기기에 기록한다. 이는 사용자에게 두 가지 이점을 제공한다. 첫째, 정보 공유를 더 원활하게 한다. 참여자와 모든 정보를 이미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 절차 필요 없이 필요한 정보를 가져올 수 있다.

둘째, 블록체인은 위변조를 방지해준다. 모든 참여자는 데이터 내용 위변조를 감시하고 있다. 그래서 정보 조작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사실 참여자가 데이터 위변조를 직접 감시하는 것은 아니다. 블록체인 알고리즘 자체가 데이터 위변조를 확인한다. 위변조 확인 방법은 주위 기록된 원장과 비교하는 것이다. 위변조가 발견됐다면, 주위 원장의 정보를 확인해서 다수결 원칙에 따라 위변조 정보를 올바르게 수정한다. 해커가 이러한 원리로 작동하는 블록체인을 해킹하려면, 참여자의 과반수 계정을 해킹해서 슈퍼컴퓨터로 정보를 위변조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다. 블록체인은 참여자의 원장을 참고하기 때문에, 말 그대로 사용자가 데이터 위변조를 감시하는 것이다.

블록체인의 이러한 이점을 조작 감별에 활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사용자는 조작 감별 여부를 블록체인으로 신속하게 판별할 수 있다. 모든 정보를 공유하면서, 끊임없이 조작 여부를 블록체인이 점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조작 감별에 블록체인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증권거래 과정은 복잡하기 때문에, 이를 악용한 거래사기가 발생할 수 있다  ⓒ 위키미디어

증권거래 과정은 복잡하기 때문에, 이를 악용한 거래사기가 발생할 수 있다 ⓒ 위키미디어

블록체인으로 금융·문서 조작 여부 판별 가능

올해 5월 14일, 칠레의 산티아고 증권 거래소는 거래 시스템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서, IBM과 기술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용도는 거래 사기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IBM은 거래사기로 발생하는 피해액이 연간 200억 달러 (한화로 약 24조 원) 정도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증권 거래에서도 사기가 발생할 수 있는데, 거래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증권융자, 거래합의, 환율조정, 중개기관 개입 등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때 해커는 증권 거래의 내용을 위변조해서 거래사기를 벌일 수 있다.

그러나 블록체인 방식을 도입하면, 증권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기를 막을 수 있다.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어, 거래 당사자들은 모두 거래 내용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거래 내용을 속여서, 사기 행위를 벌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외에도 산티아고 은행은 블록체인 도입으로, 거래 간소화, 오류 감소, 시간 절약의 이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블록체인을 활용해서 전자문서 조작 여부를 판별할 수도 있다. 작년 에스토니아 정부는 전자문서를 증명하는 KSI (Keyless Signature Infrastructure)’를 도입했다. 에스토니아는 전자문서에 고유한 ‘서명 값’인 KSI를 생성한다. 그리고 이러한 서명 값은 전자문서 고유 해시값에 덧붙여서, 블록체인에 기록한다. 그래서 문서 조작 여부를 블록체인에 기록된 값과 문서의 값을 비교하면서, 조작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아울러 KSI를 에스토니아 환자 이력 시스템에 적용해서, 백만 명이나 되는 환자 정보의 조작을 보호할 계획이다.

국내에도 블록체인 방식으로 전자문서 조작 여부를 알 수 있게 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가 있다. 2015년 국내 기업인 블로코는 문서 공증 애플리케이션인 ‘클라우드 스탬프’를 개발했다. 클라우드 스탬프는 KSI와 마찬가지로 전자문서를 값을 블록체인에 등록해서 조작 여부를 판별할 수 있게 해준다.

다이아몬드 보증서를 조작해서 사기를 치는 범죄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 픽사베이

다이아몬드 보증서를 조작해서 사기를 치는 범죄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 픽사베이

다이아몬드·보증에도 활용되는 블록체인

금융과 문서뿐만이 아니다. 다이아몬드 사실 여부를 보증하는 데에도, 블록체인을 활용하고 있다. 다이아몬드는 고가의 제품이기 때문에 감별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감별사가 다이아몬드 사실 여부를 판별한다. 그런데도 다이아몬드 사기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다이아몬드의 사기 수법은 주로 다이아몬드 보증서를 위조하는 것이다. 에버레저 (Eveledger)에 따르면, 보석 보증서를 조작해서 발생하는 사기 피해액이 연간 20억 달러 (한화로 약 2조 4천억 원)에 이른다.

그런데 블록체인으로 다이아몬드 보증사기를 막을 수 있다. 블록체인은 보증내용을 위변조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하고, 반영구적으로 내용이 기록되기 때문이다. 2015년 4월 리네 캠프 (Leanne Camp)는, 블록체인으로 다이아몬드 보증 사기를 막기 위해서 ‘에버레저’ 회사를 설립했다. 에버레저는, 다이아몬드의 생산에서부터 거래내용까지, 전부를 기록한다. 아울러 해당 다이아몬드의 40여 가지가 넘는 특성을 기록해놓는다. 설립한 지 이제 2년이 약간 넘었음에도, 에버레저에 등록된 다이아몬드 수는 백만 개가 넘는다.

2015년 프로베넌스 (Provenance)는 사용자들이 모바일과 컴퓨터를 이용해서 식품 이력을 알 수 있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식품 이력을 속여서 판매하는 매장들이 많이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이 같은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상품에는 특정 식별 값 (ID)이 부착되는데, 식별 값을 입력하면 식품의 이력을 조회할 수 있다. 참고로 이러한 이력은 블록체인으로 기록된다. 그래서 이력 내용이 조작될 수 없어서, 사용자들은 믿고 식품을 구매할 수 있다.

프로베넌스 외에도 월마트도 식품 이력 관리를 블록체인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2016년 월마트는 중국 칭화 대학교와 IBM과 함께 식품이력 추적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적용대상 식품은 돼지고기이다. 월마트는 믿을 수 있는 식품 이력관리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신뢰성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이다. 아울러 블록체인 도입으로 식품 추적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월마트는 기존에 수일이나 걸렸던 식품 이력 추적을 블록체인 도입으로 2.2초로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처럼 여러 산업 분야에 블록체인을 도입해서 조작 사기를 예방할 수 있다. 참고로 블록체인은 이제 주목받기 시작했기 때문에, 시장은 아직 성장단계에 있다. 그러므로 블록체인 시장은 계속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서 더 많은 분야에서 블록체인이 조작 여부 감별에 활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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