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제2의 ‘와우 시그널’을 찾아라

[사이언스타임즈 라운지] 최대 규모 외계신호 탐지 프로젝트 출범

다큐 전문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은 트위터를 통해 모은 일반인들의 메시지 1만 개를 지난 2012년 6월 30일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오후 4시까지 아레시보천문대에서 우주로 쏘아 올렸다. 암호화된 이 메시지들은 외계 문명이 지구인의 의도적인 메시지임을 알아차릴 수 있게끔 반복적으로 송신되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이 그 같은 행사를 한 이유는 SETI 프로젝트의 최대 미스터리로 불리는 ‘와우 시그널’의 3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즉, 외계인에게서 온 편지에 대한 답신의 의미를 담은 프로젝트였다.

‘와우 시그널’이란 1977년 8월 15일 밤, SETI 프로젝트의 일반 참여자인 제리 R. 이만 오하이오주립대 교수가 수신한 전파의 컴퓨터 로그를 프린트해 분석하던 중 발견한 특별한 신호를 말한다.

빅이어(Big Ear) 망원경에서 72초간 궁수자리 안쪽으로부터 수신된 이 신호는 정상신호보다 무려 30배 더 큰 협대역 신호였다. 더구나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소인 수소선의 주파수와 매우 밀접한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 그 신호를 분석하던 이만 교수는 너무 놀라워 프린트 된 종이에 감탄사로 ‘와우(Wow)’라고 적었고, 이후 이 신호는 ‘와우 시그널’로 불리게 된다.

SETI 프로젝트의 최대 미스터리로 불리는 ‘와우 시그널’ ⓒ 위키피디아 Public Domain

SETI 프로젝트의 최대 미스터리로 불리는 ‘와우 시그널’ ⓒ 위키피디아 Public Domain

외계 문명의 신호임을 확인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반복적인 수신이 이루어져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와우 시그널은 그 이후 두 번 다시 수신되지 않았다. 게다가 신호 안에 담긴 의미조차 분석되지 않아 와우 시그널이 외계 문명으로부터 온 신호인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쟁거리로 남아 있다.

와우 시그널이 외계의 지적 생명체를 찾으려는 SETI 프로젝트의 ‘수동적 방법’의 사례라면, 아레시보 메시지는 ‘능동적 방법’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SETI는 1974년 지름 300m의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에 있는 레이더 송신기를 이용해 구상성단 M13을 향해 3분간 인류의 메시지를 보냈다. M13은 지구로부터 2만1000광년 떨어진 곳에 있으므로 2만1000년 후에야 그곳에 신호가 도착할 수 있다.

우주로 송신된 인류의 메시지

아레시보 메시지 이후에도 다른 수단들을 통해 인류의 메시지가 수차례 우주로 보내졌다. 1999년 이후 보내진 이 메시지들은 카시오페이아자리와 백조자리 등 지구로부터 비교적 가까운 별로 향했다. 하지만 메시지가 그곳에 도착해 다시 답신을 받는 조건이 되기 위해선 아직도 꽤 많은 세월이 흘러야 한다.

지난 2004년엔 외계 신호를 기다리는 이들의 가슴을 또 한 번 철렁이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SETI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분산 컴퓨팅 기술을 활용, 인터넷에 연결된 지원자들의 컴퓨터 비가동 시간을 이용해 외계 신호를 찾는 세티앳홈(SETI@home)에 이상한 신호가 포착된 것.

전파망원경을 통해 수집된 우주공간의 일상적인 신호 중 하나였던 이 신호는 ‘SHGb02+14a’라고 불린다. 신호의 주파수는 1420메가헤르츠로서, 역시 수소가 가장 풍부한 주파수였다. 이 신호는 세티앳홈이 시작된 이래 가장 흥미로운 신호라고 보도됐으며, ‘뉴사이언티스트’지가 선정한 2004년 10대 과학뉴스에 포함됐다.

하지만 세티앳홈 프로젝트의 수석 과학자인 덴 베르타이머 박사는 “그것은 모두 과대 선전이며, 이상한 신호는 없었다”고 즉시 부인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아마 그 신호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천문 현상에 의해 발생했거나 전파망원경 자체의 이상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960년 프랭크 드레이크 박사에 의해 처음 시작된 SETI 프로젝트는 1992년 미 항공우주국(NASA)에 의해 공식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미 의회의 반대로 1년 만에 취소된 후 민간 기부자들의 도움으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아레시보 전파망원경. ⓒ 위키피디아 Public Domain

세계 최대 규모의 아레시보 전파망원경. ⓒ 위키피디아 Public Domain

빌 게이츠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를 공동 창업한 폴 앨런은 2001년 약 2500만 달러를 이 프로젝트에 기부했다. SETI 연구소는 UC버클리대학과 함께 그 돈으로 ‘ATA(Allen Telescope Array ; 앨런 망원경 집합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ATA는 직경 6m 정도의 전파망원경 350여 개로 외계 지적 생명체가 보낸 신호를 모두 탐지하는 세계 최강의 장비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지난 20일에는 영국 런던 왕립학회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외계 생명체 탐사 프로젝트인 ‘돌파구 계획(Breakthrough Initiatives)’ 출범식이 열렸다. 이 프로젝트 역시 페이스북의 최대 개인 투자자로 유명한 구소련 출신의 벤처투자가 유리 밀러가 투자한 1억 달러(약 1160억원)의 기부금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돌파구 계획’

2016년부터 10년간 진행될 이 프로젝트는 우리은하를 비롯해 100여 개의 이웃 은하에 있는 약 100만 개의 별에서 오는 신호가 분석 대상이다. 참여 과학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스티븐 호킹 박사를 비롯해 SETI 창설자인 프랭크 드레이크 박사, 세계적 천재 물리학자인 제프 머시 UC 버클리대 교수 등이 참여한다.

미국의 그린뱅크 망원경, 호주의 파크스 망원경 등 2대의 최신 전파망원경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있는 릭 광학망원경 등이 동원돼 SETI 프로젝트보다 10배나 넓은 우주를 100배 빠른 속도로 5배 이상 많은 전파를 탐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전해재자 과학계는 대부분 환영하는 분위기였지만, 외계 생명체 탐사를 탐탁치 않게 여기는 이들도 있다. 외계의 지적 생명체들이 평화가 아닌 침략을 일삼는 종족일 경우 인류의 미래가 불확실해진다는 게 그 이유다.

미국의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CEO인 엘론 머스크 같은 이들이 대표적이다. 그들은 실제로 지난 2월 외계 생명체에 보내는 지구인의 메시지 전송을 자제하라는 청원 운동을 시작하기도 했다.

영국의 천문학자 마틴 리스 박사는 외계에서 오는 인공적인 신호가 잡힌다면 그것은 인간과 같은 유기 생명체의 것이 아니라 고도의 지능을 갖춘 기계로부터 오는 것일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주장하는 과학자이다. 우주의 역사를 감안할 때 과학 문명을 지닌 유기 생명체가 존재하는 시간이 아주 짧을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머지않아 우리 앞에 정체를 드러낼 최초의 외계 신호는 과연 어느 쪽일까.

(4260)

태그(Tag)

전체 댓글 (0)

과학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