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스토리] 김서형의 빅히스토리(10)
지금으로부터 약 4000년 전 인류 역사에서는 매우 중요한 사건이 발생했다. 아카드의 왕이었던 사르곤이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여러 도시국가들을 정복하고 통일국가를 수립한 것이다.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이 국가는 인류 최초의 제국이다. 제국은 원래 지배하고 있던 영토를 넘어 다른 지역이나 민족들에게까지 영향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최초의 제국이 탄생한 이후 인류 역사 속에서는 수많은 제국들이 등장하고 몰락했으며, 이에 따라 수많은 변화들이 발생했다.
제국의 등장과 더불어 나타난 변화 가운데 한 가지는 바로 여러 지역들이 광범위하고 단일한 네트워크 속에 포함된 것이다. 이탈리아 반도에서 시작된 로마는 기원전 8세기 경 유럽과 지중해, 페르시아 그리고 아프리카까지 지배하면서 광대한 제국으로 발전했다. 빈번한 영토 정복 전쟁과 더불어 수많은 사람들과 자원, 상품들이 이동하기 시작했고, 기술과 문화, 그리고 종교 역시 널리 확산되었다.
아프로-유라시아의 동쪽 지역에서도 넓은 영토를 지닌 제국이 등장했다. 인류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영토를 지배했던 몽골 제국에는 다양한 인종과 민족들이 모여 들었다. 지금으로부터 약 700년 전 이탈리아 상인 무리가 몽골 제국에 도착했다.
이들 가운데 한 사람은 17년 동안 몽골 제국에 머물면서 여러 지역을 여행했고, 고향으로 돌아와 자신이 경험한 것을 책으로 썼다. 이것이 유명한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이다. 이 책을 읽은 수많은 유럽인들은 중국과 인도, 그리고 일본으로 건너가 귀중한 상품들을 가져오고자 했다.
13세기에 마르코 폴로가 중국과 여러 지역을 여행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몽골 제국 때문이었다. 여러 지역들을 지배하고 통치하는 제국의 글로벌 네트워크 속에서 수많은 지역들은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공유했다.
인류의 등장 이후 수많은 정보와 지식들이 축적되었고, 문자와 종이의 발명으로 이와 같은 지식들은 더욱 널리 확산되었다. 그리고 다른 지역에 대한 정보와 호기심은 단일한 네트워크 속에서의 교역과 여행을 더욱 활발하게 만들었다.
제국에 의한 세계 연결은 마르코 폴로 이전부터 나타났다. 이미 기원전 2세기부터 중국과 중앙아시아, 서아시아, 아프리카 그리고 유럽까지 연결했던 교역로가 만들어졌는데, 바로 실크로드이다.
실크로드를 통해 아프로-유라시아의 여러 지역들이 연결되었고, 비단이나 유리, 도자기 등의 수많은 상품들이 교역되었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이동과 더불어 지식과 정보, 사상, 그리고 종교가 확산되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글로벌 네트워크 속에서 여러 제국들이 서로 연결되었다.무슬림 제국이 인도양까지 지배했던 시기에는 동남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네트워크가 형성되었다. 15세기에 유럽에서 가장 인기가 있었던 상품 가운데 한 가지는 바로 향신료였다. 후추나 계피, 생강 등이 바로 대표적인 향신료이다.
당시 유럽에서 향신료는 매우 비쌌기 때문에 많은 유럽인들은 향신료를 얻기 위해 동남아시아에 도착할 수 있는 길을 발견하고자 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중국이나 이슬람, 인도 등으로부터 배를 만들고, 지도를 만드는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이러한 현상은 15세기 말에 절정에 달했다. 스페인의 탐험가였던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우연히 아메리카에 도착한 것이다. 값비싼 향신료를 얻기 위해 인도에 가고 싶었지만, 그가 도착한 곳은 인도와는 전혀 다른 지역이었다. 유럽인들이 도착했을 때 아메리카에는 숫자와 공예, 직물 제조 등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발달했던 제국이 이미 존재했다.
그러나 의도하지 않았던 전염병으로 인해 제국이 몰락한 이후 아메리카와 아프리카, 유럽, 그리고 아시아 사이에서는 수많은 동물과 식물, 그리고 인간의 교환, 이른바 ‘콜럼버스의 교환’이 발생했다. 그리고 세계는 이제 과거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변화했다.
제국의 등장과 더불어 전 세계는 연결되기 시작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와 지식이 축적되고 교환됨에 따라 사람들은 다른 지역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다. 제국의 등장과 네트워크의 발전은 궁극적으로 다양한 층위에서 발생했던 상호작용의 결과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상호작용은 비단 인간의 역사 속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간적, 그리고 공간적 분석 대상을 확대시킨 빅히스토리적 관점에서 살펴본다면, 우주의 탄생 이후 별과 행성이 만들어지고 다양한 생명체들이 등장하고 진화하면서 인간 역시 이들과 상호작용했다. 이러한 점에서 제국과 글로벌 네트워크의 발전은 또 다른 형태의 빅히스토리인 셈이다.
(5399)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집고양이나 길고양이 개체수를 조절하기 위해 외과적 불임 수술을 하는 대신 암고양이에게 한 번 주사하는 것으로 장기 불임을 유도할 수 있는 유전자 요법이 개발됐다.
암에 걸렸거나 걸렸던 사람이 하루 30분을 걷거나 요가를 하면 신체의 피로도가 줄어 암세포의 확산이나 암의 재발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임신부가 대기오염물질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아이한테 자폐스펙트럼장애(ASD)와 뇌전증이 생길 위험이 최대 3배 이상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박규희(소아청소년과)·최윤지(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2016∼2018년)에 등록된 산모 84만3천134명을 대상으로 임신 중 대기오염물질 노출이 태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3일 밝혔다. 이 결과 임신 기간에 대기오염물질과 중금속 노출이 많았던 임신부일수록 아이한테 자폐스펙트럼과 뇌전증(간질)이 생길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실가스 감축 등 기후변화를 누그러뜨릴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지 않고 대기질을 개선하지 않으면 지표 근처에 고농도 오존이 발생할 수 있는 날이 1개월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기상청은 기후변화 시나리오별 고농도 오존 발생일 전망을 7일 공개했다. 고농도 오존이 발생하기 쉬운 기상조건이 갖춰지는 날은 현재(53.3±24.6일)보다 34.2±9.5일 많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폐경 때 나타나는 갱년기 장애 치료를 위해 경구용 에스트로겐을 사용하면 고혈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귀금속 수전해 촉매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는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 소재의 촉매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합성법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UNIST에 따르면 신소재공학과 박혜성 교수와 동국대 융합에너지신소재공학과 한영규 교수,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백정민 교수 공동연구팀은 고농도 바나듐 원자가 도핑된 몰리브덴 이황화물 박막 합성법을 개발했다. 공동연구팀은 전기 전도도 변화를 위해 첨가하는 도펀트 원자의 배열을 제어해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 기반 수전해 촉매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힘줄과 혈관 같은 콜라겐에 기반한 섬유조직의 기능을 시각화하는 레이저 음향 이미지 분석 기술이 개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