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실 재조명 (1) 생애 자체가 한 편의 드라마, 장영실 바로 가기
장영실 재조명 (2) 15C 동아시아 최고 기계 기술자 바로 가기
장영실만큼 세인의 비상한 관심을 받는 조선시대의 과학기술자는 드물다. 그는 조선 시대 과학기술을 대표하는 역사적 인물임에 틀림없다. 그에 대한 깊은 관심은 기본적으로 그가 남긴 빛나는 과학기술 업적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더해 한편의 드라마 같은 그의 삶의 궤적이 세인의 관심을 더욱 촉발했을 것이다. 출신은 관노(官奴)였지만 임금의 총애로 궁정기술자로 입신하면서 천민 신분에서 벗어나 조정의 고위직에까지 오르는 영광을 누렸다가 어느 순간부터 역사에 아무런 기록도 없이 갑자기 무대 뒤로 사라졌다. 풀리지 않는 호기심을 끝없이 자극하는 삶의 궤적이다.
이 때문에 장영실에 대해서는 세인의 인식과 전문가들의 평가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부에서는 지나친 영웅화 신비화로 인해 사실이 아닌 것도 사실인 것처럼 널리 인식되고 있는 게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0년대부터 역사학계에 ‘장영실’ 등장
‘과학 선현’ 장영실을 기리기 위한 활동이나 행사는 1960년대에 시작됐다. 역사학자들이 60년대 초반 세종 대의 천문학 발달을 설명하면서 ‘장영실’이란 이름을 거론하면서부터 조선 이래 일제 강점기까지에도 거의 주목 받지 않았던 장영실이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박성래 지음 인물과학사⓵ 한국의 과학자들 46~47쪽)
1969년에는 ‘과학자 장영실 선생 기념사업회’(1985년 ‘과학 선현 장영실 선생 기념사업회’로 명칭 변경, 2000년 사단법인)가 출범해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이 사업회 주도로 장영실(국제)과학문화상이 1999년 제정되어 세계 과학 발전에 기여한 국내외의 과학기술자나 국내 과학 분야에 탁월한 공로가 있는 전문가를 대상으로 상을 수여해왔다.
1991년부터는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와 매일경제신문사가 공동 주최하고 미래창조과학부가 후원하는 ‘IR52 장영실상’이 신제품 개발에 공헌한 국내 최고의 산업기술 개발자에게 수여돼왔다.
이 두 상은 과학과 기술 분야를 망라하고 장영실이라는 이름으로 과학기술자들에게 명예를 부여해주는 것이다.
장영실을 기리는 기념관과 동상도 설립
장영실의 본관인 충남 아산시에서는 기념사업회와 함께 99년부터 매년 10월26일을 ‘장영실의 날’로 정해 추모 행사와 함께 대대적인 과학축제를 열고 있다. 2011년에는 아산시 장영실과학관(www.jyssm.co.kr)을 개관해 장영실이 제작에 참여한 각종 천문의기와 함께 현대 과학을 쉽게 이해하기 위한 각종 전시관과 과학 행사를 마련해 제공하고 있다.
동래현 관노였다는 기록 때문에 부산에서는 2003년 장영실과학고등학교(2010년 부산과학고등학교로 개명)가 문을 열었고, 동래읍성 북문광장에는 2009년 장영실과학동산(http://www.fobst.org/03_data/091102data.html)이 들어서 조선 시대의 천문관측기구인 간의를 비롯해 세종 대 과학기술 기구가 19종 20점이 전시하고 있다.
그밖에도 한국 최고의 과학기술자를 길러내는 대전의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나 기타 과학기술연구소, 과학 단체의 건물 입구 등에는 장영실의 동상이 세워져 그를 기리고 있다.
일반이 보는 장영실과 과학사 학계가 평가하는 장영실
한국과학기술사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장영실에 대한 현재 세간에서의 인식에 ‘근거없는 사실’이 너무 많다고 우려한다.
우선 눈에 띄는 게 장영실에 대한 ‘호칭’을 어떻게 붙이느냐는 문제다. KBS 드라마에서는 ‘조선 최고의 과학자 장영실’이라고 칭하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장영실 위인전기에서도 이와 똑같은 표현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나 과학사 학계에서 내놓은 연구 결과물에서는 그런 표현을 찾아 볼 수 없다. 2010년에 1판 8쇄로 발간된 한국과학사(전상운 지음)는 ‘제6장 조선 시대 과학자와 그들의 업적’을 다루면서 △세종 시대 최고의 과학자, 이천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공학자, 장영실 △15세기 최고의 천문학자 이순지… 식으로 일반의 인식과는 좀 다르게 조선시대 과학기술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 밖의 과학사학계의 장영실 관련 글에서도 ‘조선 최고의 기계기술자 장영실’(한국과학기술인물 12인, 문중양 서울대 국사학과), ‘조선시대 최고의 기술자, 장영실’(송성수 부산대교양교육원 교수) 등의 표현이 나오지 장영실을 ‘과학자’로 그려내는 역사연구물은 없다.
“과학사 학자들이 (역법과 천문의) 이론적 계산을 담당했던 이순지(1406~1465)나 실제 기구 제작을 총괄한 이천(1375~1451)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는 데 반해 대중들에게는 장영실이 독보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영웅담의 포로가 된 과학기술사: 대중문화상품 속의 한국 과학기술사에 대한 사례 분석, 김태호 서울대병원 의학역사문화원 연구원)
이 같은 간극은 장영실이라는 인물에 대한 역사 기록 자체가 적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면이 있다. 장영실에 대해 어떤 글을 쓰던 간에 대중 작가든 전문 연구자든 사람들마다 어느 정도 상상력을 가미해서 ‘부족한 사실’을 보완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작용한다는 것이다.
문중양 서울대 교수는 ‘조선 최고의 기계기술자 장영실’에서 초등학교 6학년 1학기 사회과 탐구 책 30~33쪽을 예로 들면서 “장영실이 나이 16세(나이 근거는 없음) 때 영남지방에 심하게 가뭄이 들었는데 수차(水車)를 만들어 가뭄을 효과적으로 극복했다고 (설명)한다. 그 결과 장영실의 재주가 널리 알려져 세종대왕에게 발탁되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수차를 사용해 성공한 사례가 없고 또한 장영실이 발탁된 것은 세종대가 아니라 이미 태종대”였기 때문에 객관적 역사적 사실과는 거리가 먼데도 이런 내용이 교과서에까지 버젓하게 실려 인식을 오도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소설같은 이야기’와 함께 과학사 학계가 현재 가장 인식이 잘못돼 있다고 지적하는 게 측우기의 발명 문제이다. 학계에서는 측우기가 장영실의 발명품이라고 쓴 적이 없는 데 온갖 자료에 장영실의 업적으로 소개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고치기가 힘들 정도로 일반의 인식이 깊어졌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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