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지속’ 미생물 연료전지 개발

두 박테리아, 외부 공급 없이 공생하며 전력 생산

필요 충분한 에너지를 걱정 없이 확보하는 일은 인간이 가진 꿈이다. 일찍부터 사람들은 에너지가 필요 없는 무한동력장치 등을 상상하며 ‘에너지 걱정 없는’ 세상을 꿈꿔 왔다.

지구에 매장된 석유를 지금처럼 각종 에너지원으로 계속 사용한다면 산술적으로는 몇 십년 안에 바닥을 드러낼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지성은 그런 사태가 오기 전에 다른 방안을 강구해 석유는 고갈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미생물 연료 전지도 과학자들이 개발하는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석유나 석탄, 심지어 태양에너지를 대신한 자체 지속성(self-sustaining) 박테리아 연료전지가 미래의 새로운 ‘에너지 스타’로 떠오를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뉴욕 빙햄턴대 최석흔 교수는 박테리아의 공생관계를 이용한 전기 생산 아이디어를 처음으로 미세 장치에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Credit: Binghamton University

뉴욕 빙햄턴대 최석흔 교수팀은 박테리아의 공생관계를 이용한 전기 생산 아이디어를 처음으로 미세 장치에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Credit: Binghamton University

한인과학자 최석현 교수 개발

미국 뉴욕 주립 빙햄턴대 연구진은 두 가지 유형의 박테리아가 공생작용을 통해 13일 연속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최초의 미세 규모 자립 셀을 가진 진일보한 미생물 연료전지(microbial fuel cells, MFCs)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연료 부문 ‘전원(電源)’ 저널(Journal of Power Sources) 4월30일자에 실렸다.

연구를 수행한 한인과학자 최석현(Seokheun Choi) 조교수(전기 및 컴퓨터과학)는 “시너지 효과를 내는 협력관계를 이용해 전기를 만들어내는 이 같은 개념은 새로운 것이 아니나 실제 작업의 대부분은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이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우리는 처음으로 개념적 아이디어를 미세 규모 장치에 구현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린 류(Lin Liu) 박사과정생과 함께 공동저자로 논문(Self-sustaining, solar-driven bioelectricity generation in micro-sized microbial fuel cell using co-culture of heterotrophic and photosynthetic bacteria)을 집필했다.

자체 지속성 생물 연료전지는 앞으로 석유나 태양광 에너지를 대신할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떠오를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Credit: Binghamton University

자체 지속성 생물 연료전지는 앞으로 석유나 태양광 에너지를 대신할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떠오를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Credit: Binghamton University

두 종류 박테리아 공생하며 전력 생산

연구진은 실험을 위해 티스푼의 약 5분의 1 크기인 90㎕짜리 셀 챔버에 광 영양성(phototrophic) 및 종속영양성( heterotrophic) 박테리아 혼합 배양액을 집어넣었다. 광 영양 박테리아는 태양광과 이산화탄소 및 물을 사용해 자제 에너지를 생산하며, 종속 영양 세균은 생존하기 위해 유기물이나 광 영양 박테리아를 ‘먹이’로 써야 한다. 마치 풀밭에 소를 방목하는 모습과 같다.

셀 챔버가 햇빛에 노출돼 있는 동안 ‘먹이’의 초기 분량을 챔버에 첨가해 종속 영양 박테리아의 성장을 자극했다. 종속 영양 박테리아는 세포 호흡을 통해 이산화탄소 폐기물을 만들어냈다. 그러자 광 영양 박테리아가 이 폐기물을 이용해 공생주기(the symbiotic cycle)의 시동을 걸었다.

주기가 확립된 후 연구진이 종속 영양 박테리아 ‘먹이’의 추가 공급을 중단했으나 이 박테리아의 대사과정을 유지할 수 있는 충분한 광 영양 박테리아가 존재하는 것이 확인됐다. 이 대사과정에서 셀 1㎠ 당 8㎂의 전류가 13일 동안 연속으로 발생했다. 이 전력은 광 영양 박테리아만으로 생산된 양보다 70배나 더 많았다.

최교수는 “광합성 미생물 연료전지는 자체 지속성을 제공하고 종속 영양 박테리아 기반 연료전지는 높은 전력을 발생시킨다”며, “실험 결과는 지금까지 두 영역을 통틀어 최고 수준을 보여주었다”고 밝혔다.

연구실에서의 최석현 교수. Credit: Binghamton University

연구실에서의 최석현 교수. Credit: Binghamton University

상용화 위해서는 장기 실험 필요”

돌파구는 열렸으나 박테리아를 이용한 전력 생산은 아직 초기단계다. 이번 연구에서는 실험용 셀 챔버의 크기가 작아 시동시간이 짧았고, 극복해야 할 전기 저항도 작았다. 그러나 일반적인 42인치 고화질TV에는 이론적으로 실험에서 쓰인 셀 챔버 약 6만2500개가 생산하는 전류의 반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이 같은 전지들은 건강 모니터나 내부구조 진단센서와 같은 저전력 제품에 원격으로 전력을 공급하거나 위험한 위치에 전기를 보내는 데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 교수는 “이 기술을 활용하는 데는 몇 가지 어려움이 있다”며, “장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미생물의 성장과, 이 폐쇄형 시스템이 추가 유지관리 없이 영구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가 하는 두 가지 문제 사이의 균형을 확인해야 하고, 이를 위해 장기적인 실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석현 교수는 개발한 생물 기반 종이 배터리와 별 모양 배터리 등 다양한 에너지원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Credit: Binghamton University

최석현 교수는 생물 기반 종이 배터리와 별 모양 배터리 등 다양한 에너지원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Credit: Binghamton University

미생물 기반 종이 배터리 등 ‘아이디어 전지’ 다수 개발

이번 연구는 최 교수가 수행한 일련의 배터리 관련 및 미생물 기반 전력 연구의 최신판이다. 지난해 봄 연구진은 처음으로 광 영양성 박테리아가 사용된 9개의 생물-태양(bio-solar) 셀을 바이오-태양 전지패널에 연결했다. 이 패널은 5.59㎼의 기존 소형 바이오-태양 전지 가운데 가장 많은 전력을 생산했다.

최 교수는 또 △종이접기에서 영감을 얻은 미생물 기반 종이 배터리와 △사람의 타액을 전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미생물 기반 배터리 △ 종이에 인쇄할 수 있는 배터리 △일본 닌자가 사용한 별 모양의 표창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배터리 디자인 등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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