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23,2019

자율주행차와 카셰어링이 만나면?

자율주행 택시, 자동차 산업에 혁신적 변화 일으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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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산업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지난 10일 국토교통부는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케이-시티(K-City)’ 준공식을 개최했다.

케이-시티는 자율주행차 운행을 위한 각종 실험 공간을 도시 모습으로 그대로 재현한 것이다. 약 125억 원이 투입된 이 거대 실험 공간의 규모는 32만 미터 제곱에 달한다.

케이-시티는 기업, 대학, 연구기관 등 누구나 자율주행 연구 목적으로 사용이 가능한데, 이는 국내 자율주행차 기술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미국, 일본 등은 케이-시티와 같은 자율주행차 실험 공간을 이미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국내뿐만 세계의 여려 국가가 자율주행차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자율주행차의 모습은 언제 볼 수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자율주행 수준에 따라 시기가 다르다.

3단계를 지원하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 Wikimedia

3단계를 지원하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 Wikimedia

미국 자동차기술학회(SAE)는 자동차의 자율주행을 그 성숙도에 따라 0단계에서 5단계까지 분류하고 있다.

이중 0단계는 자동차를 완전히 수동으로 조작해야 하는 단계이다. 이전에 출시된 자동차 모델과 똑같은 것이다.

2단계 역시 현재 출시되는 자동차 모델을 기반으로 이해하면 된다. 운전자가 자동차를 조작하지만 상황에 따라 자율주행 시스템이 개입해 운전자를 보조한다. 참고로 이를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이라고 부른다.

2단계까지의 성숙도를 가진 자동차는 자율주행차로 보기 어렵다. 3단계는 조건에 따라 자율주행 시스템이 동작하는데,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넘어가는 일종의 과도기로 볼 수 있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AutoPilot)이 여기에 해당된다.

4단계부터가 진정한 자율주행차로 볼 수 있다. 이때부터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주도적으로 자동차를 조작한다.

4단계와 5단계는 큰 차이가 없다. 단지 ‘위험한 상황에서 운전자가 개입할 수 있는 정도’가 4단계, ‘완전히 모든 운전을 시스템이 담당’하는 것이 5단계다.

정리하면, 4단계 수준의 자율주행차가 활성화되는 시점이 곧 본격적인 자율주행차 상용화 시기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4단계 이상의 자동차는 언제쯤 활성화 될 수 있을까?

컨설팅 전문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4단계 이상의 자율주행차 비중은 2025년 7%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그러나 2030년에는 49%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분석이 정확하다면, 2030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자율주행차가 보편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자율주행차 보급화가 조금 더 앞당겨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기술 개발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카셰어링 서비스 제공을 위해 대기하는 자동차 모습 ⓒ Pixabay

카셰어링 서비스 제공을 위해 대기하는 자동차 모습 ⓒ Pixabay

카셰어링의 촉매제 ‘자율주행 시스템’

자율주행차의 확산은 자동차의 개념을 ‘이동 수단에서 제2의 삶의 공간’으로 완전히 바꿀 전망이다. 운전은 자율주행 시스템에 맡기고, 차내에서 여가 시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는 또 자동차 산업 전반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중 하나가 카셰어링(Carsharing)의 활성화다.

카셰어링이 주목받는 이유는 자동차 소유의 비효율성 때문이다. 하루 24시간 중 자동차를 사용하는 비율은 평균 10%도 채 되지 않는다.

실제 미국 자동차협회 교통안전재단(AAA Foundation for Traffic Safety)이 2014년도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1인 기준 연간 자동차 운전 시간은 293시간에 지나지 않는다.

1년이 365일임을 감안하면, 하루 1시간도 자동차를 사용하지 않는 셈이다. 반대로 말하면 자동차들은 하루 23시간 이상 주차장에서 공간만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불필요하게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보다는 공유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훨씬 효율적일 수 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등장한 것이 카셰어링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결정적인 문제가 있었다. 카셰어링이 실제 자동차를 소유한 것처럼 편하지 않다는 점이다.

카셰어링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주차 공간까지 걸어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결국 대중교통을 이용해 목적지로 가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는 셈이다.

그러나 자율주행차의 등장은 카셰어링의 이러한 불편을 없앨 수 있다. 스마트폰 앱으로 차를 집 앞까지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웨이모의 자율주행차 모습 ⓒ Flickr

웨이모의 자율주행차 모습 ⓒ Flickr

카셰어링의 최종 목적지는 ‘자율주행 택시’

여기서 잠깐 살펴봐야 할 부분이 있다. 자율주행차와 카셰어링의 결합은 택시 서비스와 유사하게 보인다.

택시는 자동차를 몰고 와서 손님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모셔다주는 서비스다. 자율주행차와 카셰어링 결합 서비스 역시 비슷하다. 자동차를 끌고 와서 손님을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태워준다. 차이점은 운전자 동승 여부 정도다.

결국 자율주행차와 카셰어링의 결합은 ‘자율주행 택시’라는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만들어낸다는 결론이 나온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발표한 ‘자율주행차 사업화의 쟁점과 정책 과제’ 보고서에서도 같은 분석을 내놨다.

이 보고서에서는 두 가지의 자율주행차 대중화 시나리오가 제시돼 있다. 두 시나리오의 차이점은 카셰어링 활성화 여부이다.

카셰어링이 활성화되지 않았을 경우, 자율주행 택시에 미치는 영향은 6%에 밖에 되지 않았다. 반면 카셰어링이 활성화됐을 경우에 미치는 영향은 53%에 달했다. 이는 자율주행차를 기반으로 한 카셰어링이 자율주행 택시와 연관이 매우 높음을 알 수 있게 한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Alphabet)이 자율주행 택시 산업에 뛰어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5일 알파벳의 자회사 ‘웨이모(Waymo)’는 미국 애리조나 주의 피닉스 교외 남동부 지역에서 자율주행 택시 ‘웨이모 원(Waymo One)’ 서비스를 시작했다.

해외 통신 ‘로이터(Reuter)’에 따르면, 5km 구간 이용 시에 웨이모 원의 이용 요금은 7.59달러(약 9,100원)이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요금 비교 대상을 택시 업체가 아닌 카셰어링 공유 서비스로 잡았다는 것이다.

비교 대상인 카셰어링 서비스 제공 기업 ‘리프트(Lyft)’의 요금은 7.22달러(약 8,660원)로 웨이모 원보다 약간 더 저렴했다. 이러한 비교는 카셰어링과 자율주행차의 결합이 자율주행 택시로 진화한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투자기관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는 올해 웨이모의 가치를 1,750억 달러 (약 210조  원)으로 평가했다. 이는 웨이모 원의 영향력을 굉장히 높이 보고 있는 것이다.

모건 스탠리는 웨이모 원의 영향력이 단지 카셰어링 업계를 넘어, 자동차 산업 구조까지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이제 자동차에 대한 인식이 ‘소유’에서 ‘공유’로 바뀔 것이라는 분석이다.

참고로 올해 PWC는 자율주행 택시 등장에 따른 자동차 소유 여부 인식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미국은 38%, 유럽은 47% 그리고 중국은 79% 가량이 자동차 미소유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나브야는 셔틀버스 개발 후 택시용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다. ⓒ Flickr

나브야는 셔틀버스 개발 후 택시용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다. ⓒ Flickr

이에 따라 누토노미(Nutonomy), 나브야(NAVYA), 옥스보티카(Oxbotica) 등 많은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자율주행 택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현재 싱가포르, 보스턴, 라스베이거스, 런던 등 세계 각지에서 진행 중인 주행 시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조만간 여러 종류의 자율주행 택시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카셰어링’에서 ‘자율주행 택시’로의 혁신적 변화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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