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배우는 뇌 과학 이야기

나를 속이는 뇌, 뇌를 속이는 나

2020.01.14 13:29 사이언스타임즈 관리자
뇌 과학
사고로 우뇌에 손상을 입으면 ‘무시’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매우 놀라운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어요. 환자가 약속 시각을 지키지 않는다거나 양치질 하는 것을 무시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 이름에는 정확한 의학적 의미가 담겨 있어요. 무시 증후군 환자는 자기 왼쪽에 있는 것들에 전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요. 세상의 왼쪽을 ‘무시’하는 것이죠.
구체적으로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 제가 기억하는 환자 한 명은 접시에 담긴 음식을 오른쪽 절반만 먹었어요. 왜 음식을 남겼냐고 물으니까 자기는 다 먹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접시를 180도 돌려서 남은 음식이 오른쪽으로 가게 했더니 환자는 다시 음식을 먹기 시작했죠. 비슷한 사례는 아주 많아요.
무시 증후군 환자는 왼쪽이 보이지 않나요?
아니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만약 왼쪽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쪽 상황을 보기 위해서 환자는 왼쪽으로 고개를 돌릴 거예요. 무시 증후군 환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가 됩니다. 다시 말해서, 환자는 세상의 왼쪽 절반을 쳐다보지도 살피지도 않아요. 왼쪽으로 향하는 것 자체를 하지 않죠.(96~97쪽)

 

내 머릿속 감춰진 미스터리를 낱낱이 파헤치다!

일상에서 가끔 우리를 스쳐지나가는 질문들을 만난다.

“복습을 잘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있을까요?”

“인터넷을 사용하면 뇌 구조가 바뀌나요?”

“같은 원피스 색깔을 다르게 지각하는 이유는 뭔가요?”

어떤 질문은 머릿속에서 잠깐 머물다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도 하고, 어떤 질문은 몇 날 며칠 답을 내놓으라며 멱살을 잡고 흔들기도 한다. 예시로 든 질문들은 일면 다 달라 보일 수 있지만 결국은 우리의 ‘뇌’로 설명할 수 있다. 이 책의 인터뷰어는 뇌 과학이라는 말에 급작스러운 두통을 느낄 우리를 대신해 조금은 엉뚱하고 가끔은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건넨다. 뇌 과학이나 신경 과학에 대해서 딱 우리만큼 문외한이기에 한 번쯤 생각해 봤지만 어디 가서 물어보지 못했던 내용들로 지적 호기심을 시원하게 해결해 나간다.

프랑스의 뇌 과학 전문가 로랑 코앙은 우리의 눈높이에 맞춰 미로 같은 머릿속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흥미롭고 다양한 사례들로 대화를 이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무의식적으로 정보를 전달해서 영향을 끼치는 ‘영리한 한스 효과’에서부터 환자가 자신의 장애를 인식하지 못하는 ‘질병 인식 불능증’까지 여태 몰랐던 뇌 과학의 세계에서 재치 넘치는 길잡이 로랑 코앙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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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모든 건 ‘뇌’와 연관되어 있다. ⓒ게티이미지

뇌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렇게 중요한 뇌를 잘 알고 있냐고 묻는다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과학의 발전과 함께 그동안 미지의 세계라고 여겨졌던 뇌의 미스터리가 하나씩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인터넷과 대중매체에서도 뇌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넘쳐나지만 진위를 판단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유쾌한 뇌 과학 전문가 로랑 코앙이 안내하는 뇌의 세계에서는 진짜처럼 보이는 매력적인 가짜에 휘둘리지 않고 내 머릿속 미스터리를 낱낱이 파헤칠 수 있다.

저자의 노련한 말솜씨를 따라 술술 읽어나가다 보면 뇌 과학의 기본 윤곽이 그려진다. 뇌가 색깔과 그림자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왜 사람마다 수학적 능력이 다른지, 왜 우리는 가만히 있지 않고 뭔가를 하려고 드는지 등 뇌에 관한 다양한 물음에 쉽고 명쾌하게 답한다.

또한 신경학자이자 신경과 의사의 시각으로 뇌 손상을 입은 환자들을 통해 뇌의 기능을 밝혀주고, 신경 과학의 중요한 발견들이 의료와 교육 분야에서 직접적으로 활용되는 사례들도 보여준다. 이 책을 끝까지 따라가면 한때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파·검/흰·금 드레스 색깔 논란’이나 벼락치기 공부법의 하나인 ‘색반전 암기법’의 비밀을 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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