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19,2018

인공지능 음악, 어디까지 왔나

AI 작곡가와 인간 아티스트의 만남

FacebookTwitter

지난 2월 27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인공지능(AI) 작곡가가 만든 음원이 공개됐다. 인공지능(AI) 음반 레이블 ‘A.I.M’을 알리는 이 날 공개행사에서 댄서 팝핀현준은 AI에게 자신의 느낌에 맞는 음악을 요구했다. AI는 30초 만에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 냈다. 그는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음악에 맞춰 즉석에서 춤을 췄다. 걸그룹 하이틴은 인공지능과 작곡가가 함께 만든 K팝 노래와 춤을 선보였다.

인간 아티스트와 인공지능 작곡가와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은 계속 되고 있다. 미국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에 출연했던 팝가수 타린 서던이 19일 출시한 앨범에는 인공지능 작곡가가 만든 노래가 담겼다. CNN머니는 그의 앨범 첫 번째 곡 ‘브레이크 프리(Break Free)’를 AI와 인간이 함께 만든 곡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27일 열린 인공지능 음반레이블 A.I.M의 쇼케이스 현장. 인공지능 작곡 프로그램과 인간 아티스트의 편곡 등이 어울어져 새로운 음악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 youtubu.com

지난 2월 27일 열린 인공지능 음반레이블 A.I.M의 쇼케이스 현장. 인공지능 작곡 프로그램과 인간 아티스트의 편곡 등이 어울어져 새로운 음악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 youtubu.com

인공지능 작곡가, 새로운 음악 영역을 만들다

인공지능이 최근 새로운 스타 작곡가로 떠올랐다. 인공지능(AI)이 음악을 만든다고 하면 사람들은 거부감부터 느낀다. 음악이 인간 고유의 창작품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이미 오래전부터 음악세계에 관여해왔다. 이제 문제는 인공지능과 인간이 함께 음악을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다.

영국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쥬크덱이 개발한 인공지능 작곡 프로그램은 음악의 원리와 구조, 작곡 방법을 조합해 전혀 새로운 음을 만들어낸다.  ⓒ https://www.jukedeck.com/make/track-generator/essential

영국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쥬크덱이 개발한 인공지능 작곡 프로그램은 음악의 원리와 구조, 작곡 방법을 조합해 전혀 새로운 음을 만들어낸다. ⓒ https://www.jukedeck.com/make/track-generator/essential

인공지능이 음악을 만들어 온 것은 사실 새로운 일은 아니다. 과거에도 인공지능은 알고리즘(algorithm)에 맞춰 음악을 만들어 왔다. 우리 귀에 익숙한 수많은 노래들도 알고 보면 알고리즘 음악일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컴퓨터 음악이라고 불리던 인공지능 음악은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이 본격화되면서 더욱 다양한 음악 영역에서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의 놀라운 점은 인간 작곡가가 수년에 걸쳐 만들어내는 음악을 수많은 학습 데이터를 이용해 단 순간에 완성해낸다는데 있다. 천재 작곡가들이 작곡을 하던 방식을 모방하고 학습한 결과이다. 인공지능 음반 레이블 ‘A.I.M’의 인공지능 작곡 프로그램도 원하는 방식의 음악을 주문하자 수십 초 만에 맞춤형 음악을 만들어냈다.

영국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쥬크덱이 개발한 이 인공지능 음악 프로그램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www.jukedeck.com)에 공개됐다. 각자 원하는 음악의 장르, 노래를 구성하는 분위기, 원하는 악기, 음악 속도 등을 입력하면 자신의 느낌에 맞는 개별 맞춤형 음악이 탄생한다.

타린 서던의 곡을 작곡한 AI 프로그램도 쥬크덱과 비슷한 패턴으로 곡을 만들 수 있다. Break Free는 엠퍼 뮤직(Amper Music)으로 개발됐다. 엠퍼 뮤직은 서던의 여러 인공지능 음악 서비스 중 하나이다. 노래의 속도, 전체 음악의 주요 특징, 원하는 악기의 구성 등 몇 가지 주요 가이드라인을 설정해주면 그에 맞는 곡이 만들어진다.

실제로 오픈된 쥬크덱의 AI 프로그램을 가지고 음악을 만들어 보니 빠른 시간 내에 원하는 곡이 완성됐다. 음계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수초 안에 원하는 곡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매우 놀라웠다. 주크덱은 이러한 AI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인공지능에게 13개 장르 만 여곡을 학습시켰다.

인공지능 작곡프로그램과 인간의 감성이 결합하면

인공지능 음악 개발에 참여한 이들은 인간의 고유영역이라고 생각되는 창작 영역에 위협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창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쥬크덱과 함께 인공지능 음반 레이블 ‘A.I.M’을 기획한 박찬재 엔터아츠 대표는 인공지능 음악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된 이유를 ‘개인의 음악적 감성을 발전시키는데 인공지능이 더욱 도움을 줄 것이라 믿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타린 서던은 AI와 작업한 곡 ‘브레이크 프리’를 유투브 채널에 공개했다. 영상은 인공지능화 되는 자신의 모습이 음악과 함께 교차되며 미묘한 여운을 담긴다. ⓒ https://youtu.be/XUs6CznN8pw

타린 서던은 ‘브레이크 프리’를 유투브 채널에 공개했다. 영상은 인공지능화 되는 자신의 모습이 음악과 함께 교차되며 미묘한 여운을 남긴다. ⓒ https://youtu.be/XUs6CznN8pw

타린 서던도 CNN과의 인터뷰(▶ 바로가기)에서 AI 프로그램을 추켜세웠다. 그는 “그동안 곡을 만드는데 수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는데 AI 프로그램을 통해 20배 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고 말하고 “AI 프로그램은 무한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 스스로 더욱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AI 음악 바로듣기▶ https://youtu.be/XUs6CznN8pw

사실 인공지능 작곡 프로그램은 몇 년 전만 해도 형편없었다. AIM을 개발한 쥬크덱 공동창업자 패트릭 스탑스는 이 날 행사에서 그동안 자신들이 개발한 인공지능이 만들었던 곡을 들려줬다. 2014년도에 인공지능이 작곡한 음악은 주변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단조로운 전자음악이었다. 패트릭 스탑스가 “사람들에게 들려주자 ‘그럼 그렇지’ 하는 비웃음이 돌아올 정도”로 단순했다.

하지만 2016년, 2018년에 이르자 인공지능이 만든 곡은 사람이 작곡한 곡과 구별하기 어려웠다. 소름 끼칠 만큼 세련된 선율과 깊어진 음폭을 과시했다. 딥러닝을 통해 꾸준히 진화하고 있었던 것. 여기에 사람의 감성이 더해지니 전혀 새로운 음악이 탄생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에게는 음악이 좋고 나쁘고를 감상하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결국 인간의 손길이 지속적으로 필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물론 인공지능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나갈지는 속단할 수 없다. 우리에게 중요한 건 음악을 인간만의 창조적인 영역으로 규정하고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폭 넓게 삶에 음악을 가까이하며 즐기는 자세일 것이다.

의견달기(1)

  1. 김영재

    2018년 4월 20일 12:27 오후

    음악을 인공지능이 만든단다. 가능하지. 음악이란 원체 가공의 열락悅樂을 심성의 본질로 호도하는 접근적 개념이니까…나아가 표제음악이라면 가식적인 감상태도를 덧붙여야 자족적인 것으로 착각될 수 있는 허상이니까…/

    왜 바흐 텔레만의 바로크 음악이 단절되었는지, 헨델 하이든의 음악이 그처럼 아름다우면서도 경박한지, 베토벤이 악상보다 음악적 사조에 더 민감했는지 아는 사람?, 허어…그럼, 음악이란 인간의 본성보다 외부적인 것이 더 많이 작용한다는 건?/

    미니 오디오를 큰맘 먹고 질렀다. 그저 스피커나 쓸 만한 것 붙여 무료다운 mp3 정도로 평생 클래식 음악취향과 갈증을 달랠 생각이었다. mp3 따위에 중국산 저가 오디오 나부랭이나 눈이 튀어나올 고가의 오디오 ‘님’을 모신다는 건 개 발에 주석편자이리라는 체념이었다/

    평생 단골 컴퓨터 회사대표는 입맛을 다셨다. 불평 말고 투자하라는 권고에 따라 보스Bose 스피커를 들여놓는다. PC오디오 대신 견실한 기능과 제원, 스테레오, 풍부한 중저음, 하루 10시간 360개의 mp3 파일을 무한 무작위선곡Shuffle 재생할 수 있어야지…/

    까탈을 부리던 중국제조 야마하Yamaha MCR-8043은 CD를 통째 바꿔주니까 금방 mp3를 깔고 앉았다. 황학동 벼룩시장을 뒤져 CD들을 주워 모으라 부추긴다. 최고의 감식안, 지상至上의 클래식음악, 최고의 소장품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다시 클래식 음악을 생각한다. 내가 원하는 음악이란 심신을 안온하게 다독여 줄 수 있는 지속적인 열락의 원천이자 수단이었다. 우주시대에 캡슐 하나만 껌처럼 씹으면 그 무드와 감정이 지속되라라면, 꼭 작곡가 연주자가, 곡명이나 사조라는 정보가 필요할까…/

    그렇게 인공지능 음악이 합리화된다. 죽은 시인은 찬미의 대상이고 옆방의 시인은 골치 덩어리란다. 베토벤의 합창교향곡에서 성병性病을 연상해야겠어? 음악이 천상의 열락일진대 천상의 감수성으로 고양해 줄 수 있는 음악이라면, AI가 오히려 합목적적일 것 같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