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16,2019

‘인간수명 150년’에 내기 걸었다

두 과학자 판돈 걸어, 2050년에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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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수명은 얼마까지 늘어날까? 한 때 인간의 한계수명이 120세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과학적 근거가 있다기 보다 성경에서 노아의 홍수 이후에 ‘인간의 날은 120년이 될 것’이라는 말에 바탕을 둔 예측이었다.

이런 가운데 인간의 수명을 연구하는 두 과학자의 재미있는 내기가 세계적인 관심으로 떠올랐다. 두 과학자는 ‘인간 기대수명 150년’을 놓고 판돈을 거는 내기를 시작했다.

2150년에 2억달러 판 돈 건 내기 시작 

이 내기를 시작한 것은 2000년부터이니 벌써 16년이나 됐다. 미국 앨라배마 대학교 스티븐 오스타드(Steven Austad) 교수는 2000년에 미국 과학잡지인 사이언티픽 어메리칸(Scientific American)에서 도발적인 발언을 했다. “지금 아마도 첫 번째 150세가 될 사람이 살아있을 것 같다.”

인간 최장 수명 150세를 주장한 오트태드 교수 ⓒ 앨라배마 대학

인간 최장 수명 150세를 주장한 오트태드 교수 ⓒ 앨라배마 대학

역시 인간의 노화를 연구하는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제이 올샨스키(Jay Olshansky)교수는 반대의견을 냈다. 그리고 두 과학자는 내기를 걸기로 햇다.

2000년 9월 15일 두 사람은 각자 150달러를 투자회사에 넣었다. 그리고 계약서를 작성했는데, 2150년에 두 사람 중 승자나 그의 후손에게 판돈을 지불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내기금액은 차곡차곡 적립이 되어왔다.

그런데 10월 초 과학 전문잡지 네이처에 세계적인 인구데이터를 기초로 ‘인간 수명의 한계가 115년일지 모른다’는 내용이 실리면서 두 사람의 내기가 다시 주목을 받았다. 150살 내기를 하고 있는 올샨스키 역시 비슷한 논지의 글을 실었다. 인간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려 줄 전환점이 올샨스키 생애에 나올 가능성이 있지만, 2001년 이전에 태어난 사람이 그 혜택을 볼 가능성은 없다는 논지였다.

인간 장수 수명 150세에 반대하는 올샨스키 교수 ⓒ 위키피디아

인간 장수 수명 150세에 반대하는 올샨스키 교수 ⓒ 위키피디아

오스태드와 올샨스키가 150달러씩 넣어 300달러로 시작한 내기금액에 매년 9.5%의 이율이 붙어 현재 1,275달러로 늘어났다. 만약 두 사람이 낸 판돈이 지금 같은 추세로 계속 늘어나면 2150년 1월 1일 승자가 차지할 금액은 2억 달러 약 2,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두 사람은 2150년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회장이 뽑은 3명의 과학자가 승자를 결정하도록 했다. 물론 그때까지 오스태드나 올샨스키가 살아있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할 것이다.

기록에 남아있는 사람 중 가장 오래 동안 산 사람은 프랑스의 잔느 칼망(Jeanne Calment)으로 그녀는 1997년 122세 나이로 사망했다.

올 10월초 인간수명 115세를 밝힌 사람은 뉴욕시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의 유전학자인 잔 비즈(Jan Vijg) 연구팀이다. 잔 비즈는 38개국 자료를 가지고 있는 인간사망데이터베이스(Human Mortality Database)를 조사했다. 그 결과 인간의 수명은 20세기 초부터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으나 1980년부터는 정체에 이르러 아주 미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장수데이터베이스(International Database on Longevity)를 뒤져서도 비슷한 결과를 얻어냈다. 프랑스 일본 미국과 영국의 110세 이상 장수노인 숫자와 수명은 1970년과 1990년 사이에 급격히 늘어났지만, 1990년 중반에 114.9세로 정체에 이르렀다.

연구팀은 노인학연구그룹(Gerontology Research Group)을 통한 조사에서도 역시 장수노인의 수명이 1990년대 중반 115세 정도에서 정체된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잔 비즈는 인간의 자연수명이 115세 정도로 추론하면서 잔느 칼망 할머니가 122세를 산 것은 장수노인 1만명 중에 한 명꼴로 나올 만큼 예외적인 현상으로 설명했다.

기록으로 확인된 사람중 가장 오래 살았던 프랑스의 잔느 칼망. ⓒ 잔느 칼망 갤러리

기록으로 확인된 사람중 가장 오래 살았던 프랑스의 잔느 칼망. ⓒ 잔느 칼망 갤러리

그러나 최근 인간의 게놈과 뇌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맞춤형 유전체 치료 등이 급속히 보급될 뿐 아니라 새로운 의약품이 잇따라 개발되면서 인간수명이 늘어날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다.

인간 수명 연장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정체

1990년대 중반에 정체된 장수노인들의 수명이 과연 얼마까지 늘어날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가운데, 두 과학자의 150세 내기는 이런 궁금증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인간의 수명은 과거 150년 사이에 대체로 2배로 늘었다. 미국의 경우 150년 전 평균수명이 35세에서 40세 사이였다. 지금은 거의 80세가 가까워졌다.

인간 수명의 연장은 다양한 변화를 필요로 한다. 과거에는 사람의 인생이 한 번에 끝났지만, 이제는 두 번으로 나눠서 설계해야 하고, 어떤 사람은 심지어 인생을 3개로 나눠서 설계해야 한다.

이같은 변화에 발을 맞추지 못하고 노후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면 인간수명연장이 유쾌하지 않은 경험이 될지 모른다.

이 때문에 인간 수명이 어디까지 연장이 될 것인가 하는 논의는 사회 체제의 변화와 경제구조의 진전과 직접 연관이 있으므로, 많은 사람들이 주의깊게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분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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