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월요병을 연구해야 하는 까닭

[사이언스타임즈 라운지] 주 5일 근무제 이후 월요병 더욱 심해져

“난 우울한 월요일이 너무나 싫어 / 하루 종일 노예마냥 일해야 하지~” 파격적인 가사에다 망치 같은 드럼과 색소폰 소리가 곁들여지는 이 팝송의 제목은 ‘Blue Monday’이다. 엘비스 프레슬리와 존 레논 등의 전설적인 뮤지션에게까지 영향을 미친 패츠 도미노가 1950년대에 내놓은 이 곡은 흑인과 백인 청중 모두에게 큰 인기를 끌며 수백만 장의 앨범이 팔려나갔다.

실제로 그는 십대 시절에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클럽에서 공연을 했다. 월요병을 노래한 최초의 팝송인 이 곡은 자신의 체험에서 탄생한 셈이다.

주 5일 근무가 정착된 요즘엔 월요병이 더욱 기승을 부린다.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트위터 메시지를 분석한 결과 월요일에 ‘슬프다’라는 단어가 포함된 메시지가 가장 많이 올라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민이 가장 싫어하는 요일도 월요일이다. 2014년 서울시 공공데이터 포털 자료에 의하면 가장 싫어하는 요일로 월요일을 꼽은 이가 48.1%에 달했다.

월요병의 또 다른 단점 중 하나는 업무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 ScienceTimes

월요병의 또 다른 단점 중 하나는 업무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 ScienceTimes

영국에서 발표된 한 연구자료를 보면 더욱 놀랍다. 월요일이 다가오는 것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약 12분 정도씩 불평을 토로하며, 월요일 오전 11시 16분이 되기 전까지는 웃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것.

월요일에는 심장마비 발병률과 자살률도 높아진다. 영국 의학저널에 따르면 월요일에는 월요병 스트레스로 인해 혈압이 높아져 심장마비 빈도수가 다른 요일에 비해 20%나 증가한다. 또 영국인의 주말 자살률은 13%이지만 월요일에는 그 수치가 16~17%까지 올라간다.

월요일 출근 부담으로 일요일 불면증 겪어

우리나라 통계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2009년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윤희 씨의 석사논문에 의하면, 우리라나의 요일별 자살자 수는 월요일이 28.7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에 비해 주말인 토․일요일의 자살자 수는 25.4명이다.

월요일에 대한 걱정은 그 전날인 일요일부터 이미 시작된다. 구직 전문업체인 몬스터닷컴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전 세계 성인 남녀의 78%가 월요일 하루 전부터 출근 걱정에 시달리는 일요병을 주기적으로 겪고 있다고 한다.

월요병으로 인해 ‘일요일 불면증’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영국 노섬브리아대학 수면과학 연구팀이 지난해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영국인의 10%가 월요일 출근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일요일 밤에 잠을 설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현상은 특히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강도가 높은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두드러졌다.

2012년 영국 노퍽 노리치대병원에서 성인 3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는 더 심하다. 응답자의 60%가 일요일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고 답했으며, 그중 25%는 수면 부족으로 월요병을 심하게 앓는다는 것.

흔히 월요병은 단지 정신적인 상상의 산물일 뿐이라는 의견이 있으나, 월요병 같은 우울증이 정신뿐만 아니라 신체에 피해를 입히는 ‘전신병’이라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최근 스페인 그라나다대학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월요병 같은 우울증이 체세포에 ‘산화 스트레스’를 발생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

산화 스트레스는 체내에 활성산소가 많아져서 균형이 깨지는 것을 의미한다. 활성산소가 지나치게 생성돼 산화 스트레스가 축적될 경우 면역체계를 약화시키고 암 같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월요일 업무 집중 시간은 불과 3시간 30분

월요병의 또 다른 단점 중 하나는 업무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영국에서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월요일에는 절반이 넘는 직장인들이 지각을 한다. 또 월요일에는 업무에 집중하는 실제 시간이 불과 3시간 30분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독일에선 고장이 잦은 물건을 일컬을 때 ‘월요일의 자동차(Montags wagen)’란 표현을 사용하곤 한다. 월요병을 앓는 근로자가 많아서 월요일에 만들어진 자동차는 부실하다는 의미에서 유래한 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직장인들도 월요일엔 딴짓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비씨카드 빅데이터센터가 고객의 온라인쇼핑 자료를 분석한 결과가 바로 그것이다. 이에 따르면 주말을 포함해서 모든 요일의 온라인쇼핑 결제가 몰리는 시간대는 저녁 7시였다. 퇴근 이후 모바일로 쇼핑을 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하지만 월요일만은 달랐다. 업무시작 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온라인쇼핑이 늘기 시작해 점심시간 이후인 오후 2시에는 이용건수가 급증한다는 것. 사실상 월요일엔 전체 업무시간이 곧 온라인쇼핑 시간인 셈이다.

직장인들의 이 같은 월요병 증상을 줄이기 위해 일부 기업들은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월요일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월요일 오전에 ‘해피 타임’을 갖거나 칭찬캠페인 등으로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곳도 있다. 요즘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펀(fun) 경영’도 사실은 월요병을 없애기 위한 시도이다. 이젠 기업들도 경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선 직원들의 월요병을 어떻게 해소시켜줄지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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