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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탐사의 필수품이 ‘붉은 포도주’?

와인에 함유된 항산화 물질이 근력 유지 도움

우주탐사를 계획하고 있는 승무원이라면 지구 밖을 나가기 전 수시로 붉은 포도주를 마셔야 할지 모른다. 붉은 포도주에 함유된 항산화 물질이 근육 손실을 막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

붉은 포도주에 함유된 항산화 물질이 근육 손실을 막아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 gentside.co.uk

붉은 포도주에 함유된 항산화 물질이 근육 손실을 막아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 gentside.co.uk

과학기술 전문 매체인 사이언스데일리(Science Daily)는 화성 유인 탐사 같은 장거리 우주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승무원의 건강이라고 보도하며, 특히 중력이 없는 환경에서는 근육과 뼈가 제기능을 잃는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기사 링크)

무중력 환경에서는 근육 손실 막기 어려워

화성 유인 탐사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여러 가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최첨단 로켓이 장착된 우주선을 타고 가더라도 화성까지 가는 데에만 꼬박 3개월 정도가 걸리기 때문이다.

가고 오는 6개월 동안 승무원들은 중력이 거의 없는 우주 공간에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물론 그 시간 동안 다양한 운동을 통해 체력을 강화하는 훈련을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근육과 뼈에 손실이 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무중력 상태가 인체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이미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장시간을 보냈던 우주비행사들의 사례를 통해 충분히 입증된 바 있다. 대표적 사례로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비행사로 활동하고 있는 ‘앤드루 퓨스텔(Andrew Feustel)’을 꼽을 수 있다.

중력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걷는 연습을 하고 있는 우주비행사 파우스텔 ⓒ NASA

중력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걷는 연습을 하고 있는 우주비행사 ⓒ NASA

우주를 다녀온 승무원들이 다시 지구로 귀환한 후에는 중력에 적응하는 훈련을 받는 것이 NASA의 규정이다. 퓨스텔도 예외 없이 적응 훈련을 받았는데, 그가 공개한 영상을 살펴보면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기 시작한 어린아이처럼 걷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처음 발을 디딜 때 두려워하는 어린아이의 모습처럼, 그도 첫 발을 떼는 것에 불안해하는 모습이 동영상에 비친다. 그리고 걷는 도중에도 자주 비틀거리거나 정면이 아닌 측면을 향해 걸으며 주위 사람들의 부축을 받는 장면이 그대로 나타나 충격을 준 바 있다.

동영상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퓨스텔은 “우주에서 6개월 반의 임무를 수행하고 지구로 돌아온 승무원들의 후유증이 얼마나 심각한 지를 일반 대중에게 여과 없이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주에 머무는 동안 매일 2시간가량 근육과 뼈의 밀도를 유지하기 위한 운동을 했지만, 지구에 돌아온 후 중력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운동 외에도 또 다른 방법이 제공되어야 함을 걷는 훈련을 하는 동안 절감했다”라고 말했다.

포도주 속 항산화 물질이 근력 유지에 도움

퓨스텔의 말에 십분 공감하는 과학자들도 늘고 있는데, 그중에는 미 하버드 의대의 ‘마리 모트루(Marie Mortreux)’ 박사도 포함되어 있다. 그녀는 운동 외에 근력을 유지하고 강화해 주는 물질의 섭취가 승무원들의 빠른 회복을 도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트루 박사는 “무중력 상태인 우주 공간에서 3~4주 정도만 체류해도 사람의 근육은 30% 정도로 수축된다”라고 밝히며 “특히 지구력에 필요한 근육량과 골밀도가 감소하기 때문에 근력 자체가 줄어들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제의 해결방안을 모트루 박사와 연구진은 블루베리나 포도 같은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과일에서 찾았다. 이들 과일에 함유되어 있는 항산화물질인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의 기능성에 주목한 것.

이 물질은 인체의 여러 질병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암 및 항바이러스는 물론 항노화, 항염과 같은 기능성을 갖고 있는데, 특히 붉은 포도주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연구진은 레스베라트롤의 근력 유지 기능을 확인하기 위해 실험용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눴다. 둘 다 무중력 환경이었지만, 한쪽 그룹에는 레스베라트롤을 먹이와 함께 제공했고 나머지 그룹에는 먹이만 제공했다.

무중력 환경에서 근력 손실을 막기 위한 물질이 개발되고 있다 ⓒ free image

무중력 환경에서 근력 손실을 막기 위한 물질이 개발되고 있다 ⓒ free image

그 결과 레스베라트롤을 섭취하지 않은 쥐들은 물체를 잡는 악력과 근육의 무게, 종아리 둘레 등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레스베라트롤을 투여받은 쥐들은 근육과 종아리 둘레의 감소는 일어나지 않았고, 악력은 더 좋아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모트루 박사는 “레스베라트롤을 인체에 적용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흥미로운 결과인 것만은 분명하다”라고 강조하며 “불과 14일 정도의 실험기간 동안 거둔 효과로는 기대 이상”이라고 말했다.

레스베라트롤이 근력을 강화하는 기능에 대해서는 인슐린 민감성을 높여서 근육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하고 있다. 물론 14일에 불과한 짧은 시간과 완벽한 무중력 환경도 아닌 만큼 근력 손실을 어느 정도 막아줄지는 실험을 더 해봐야 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모트루 박사는 “레스베라트롤이라는 물질이 인슐린 민감도를 높여 근육의 포도당 섭취를 늘린다는 점은 이전부터 알려져 있던 사실”이라고 소개하며 “하지만 혈당을 개선할 뿐 아니라 근육의 질량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는 점은 이번 실험을 통해 처음 확인되었다”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레스베라트롤이 근력을 강화해 준다고 해서 승무원이 우주선에서 포도주를 마실 수는 없다”라고 농담하며 “따라서 레스베라트롤만 추출해서 적당한 용량만 투여하는 정제 작업이 필요한데, 그전에 장기간 복용해도 부작용이 없는 적정 용량을 알아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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