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17,2019

요람서 무덤까지, 네덜란드 녹색교육

'녹색감성동지' 녹색교사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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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환경교육이 시작된 것은 제6차 교육과정이 개정된 1995년부터다. 그 이전까지 환경교육은 지리, 생물, 지구과학 과목 등에 포함돼 분산적으로 실시되고 있었다.

그러나 6차 교육과정 개정 이후 7개 선택과목 중 하나인 ‘환경과학’이란 명칭으로 환경을 주제로 하는 교육을 실시할 수 있었다. 1997년의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과목 명칭이 ‘생태와 환경’으로 변경됐다.

▲ 공립고등학교 ‘Niftarlake’에서 진민혜 교사가 한국을 소개하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녹색감성동지


이후 2007년 7차 교육과정을 개정한 교육과정에서는 ‘환경’, 2009년 7차 교육과정을 추가 개정한 교육과정에서는 ‘환경과 녹색성장’이란 과목으로 지금까지 교육이 시행되고 있다. 그동안 환경교육에 대한 위상이 계속 확고해지고, 그 성격도 계속 변화되고 있는 중이다.

해수면 상승은 국가 존립의 문제

환경교육과 관련, 교사들의 가장 큰 관심은 교사와 학생 모두 흥미롭게 교육과정을 진행할 수 있는 커리큘럼이다. 그리고 커리큘럼에 갈증을 느낀 교사들이 교사연구회를 만들었다. 녹색교육 교사연구회 ‘감성동지회’다.

서울전자고의 진민혜 교사, 무학여고의 염연선 교사, 국립국악고의 장은진 교사, 대전 둔산여고의 류정희 교사는 평소 고교 현장에서 환경교육 교재에 대한 빈곤을 느끼고 있었다. 자료를 수집하던 중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 강혜련)의 ‘글로벌 녹색성장교육 교사연구회’ 연구프로젝트 공모 소식을 듣게 된다.

▲ 아동환경교육 공원 ‘Grift Steede’에 설치된 동물농장에서 어린 아이들이 자연을 체험하고 있다. 공원은4개의 도시농장, 9개의 정원, 4개의 동물농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녹색감성동지


지난해 10월 교사들과 협의, 기후변화를 주제로 한 네덜란드 탐방계획을 마련한다. 주제를 ‘환경 감수성 함양 교육 프로그램’ 개발로 정했다. 네덜란드 환경교육 시스템을 분석해 국내 교육현장에 활용하자는 것이다. 이 기획서는 지난해 11월 심사를 통과했다.

네덜란드는 ‘온난화’ 정도가 심각한 나라다. 지난 10년간 평균기온이 섭씨 0.42도나 상승했다. 이로 인해 겨울철 강수량이 급격히 늘었으며, 여름철에는 국지성 호우가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국토 면적의 3분의 2가 해수면보다 낮은 나라다. 최근의 해수면 상승은 국가 자체 존립 문제가 걸린 심각한 사안이다. 이 나라의 환경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1월 11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도착했다. 그리고 4박 5일간의 일정을 통해 녹색성장과 녹색기술을 경제적 가치로 전환하고 있는 친환경 광고회사 ‘Green Graffiti’, 친환경 바이오매스 개발회사인 ‘Ecofys’ 등의 녹색기업들을 방문했다.

또 친환경농법을 가르치는 세계적인 농업학교 ‘Groen horst college’, 공립고등학교인 ‘Niftarlake college, 와게닝 대학(Wageningen), 와게닝 대학과 연계된 아동환경교육센터 ‘Het Groene Wiel’, 위트레흐트 시의 IVN 지역센터 등 교육시설을 찾았다. 

아동 대상의 생태체험교육센터인 ‘Grift Steede(영어로 City Farm)’, 친환경적인 삶을 목적으로 만든 마을 ‘Eco Town’, 유기농 레스토랑 ‘Eco Cafe’, 해수면 상승과 네덜란드 제방사업을 진행 중인 ‘Delta Park’ 등도 방문했다.

어릴 적부터 자연과 친하게 지내는 법 가르쳐

위트레흐트 시에 있는 공립고등학교 ‘Niftarlake’를 방문한 것은 전체적으로 네덜란드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환경교육 현장을 참관하려는 의도였다. 진민혜 교사가 참여해 한국을 소개하는 수업을 진행했다.

▲ 에코 타운에서 상수도로 활용되고 있는 연못을 이용한 지하수 시스템. 식수 등을 자체 조달하고 있다. ⓒ녹색감성동지


이어 가진 면담에서 지리교사인 Jasper 씨는 “따로 환경교육을 실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릴 적부터 자연과 가깝게 지내고, 동·식물과 친하게 지내면서 함께 사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의 날(Environmental Day), 환경주간(Environmental Wee) 행사도 실시한다고 말했다. “이때는 전기 없이 생활하기, 난방하지 않기 등을 실천해보고, 이런 실천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얼마나 줄일 수 있었는지 경험해 본다”는 것.

위트레흐트 시에 있는 IVN 지역센터는 환경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으로 어린이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환경관련 세미나, 캠페인 등을 지원하고 있었다. 1만9천여 명의 회원과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었는데, 시민 참여도가 얼마나 높은지 말해주는 대목이다.

현재 네덜란드에서 진행되고 있는 환경교육의 줄기는 크게 학교교육, 교사연수, 고등교육, 평생교육 등으로 구분된다.

커리큘럼은 자연보존 프로그램인 ‘NCE(Natural Conservation Education)’에서 자연과의 공존을 위한 ‘NEE(Nature and Environmental Education)’, 그리고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ESD(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로 이어지고 있었다.

와게닝 대학의 Arjen Wals 교수는 특히 지속가능을 위한 교육(ESD)와 관련, 지식 위주의 전달 교육보다 실제 학생들이 체험할 수 있는 문제해결 학습, 협동학습 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적인 사고능력, 비판적인 능력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

네덜란드 공원은 모두 환경체험 교육장

네덜란드 공원들 역시 환경교육장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해변가에 있는 델타 파크(Delta Park)에서는 최근의 해수면 상승을 알리고,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었다. 위트레흐트 시의 ‘Grift Steede’는 아동의 환경교육을 수행하고 있는 공원으로 4개의 도시농장, 9개의 정원, 4개의 동물농장 등으로 구성돼 많은 학생들의 자연체험장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친환경 에너지 마을인 ‘에코 타운’에는 350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이곳의 집들은 모두 태양광판을 설치해 전력 사용량의 30% 정도를 자체 충당하고 있다. 마을 주변의 연못에는 각 가정에서 배출한 빗물이 모여 있는데, 연못 속의 물은 다시 가정으로 재활용되고, 유기물은 모아서 주변 식물에 영양소로 사용되고 있다.

교사연구회원인 염연선 교사는 네덜란드에서 진행되고 있는 체험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나라 전체가 환경교육 체험장이 되고 있다는 것. 이 같은 사실은 네덜란드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드러나고 있다.

공립고등학교 ‘Niftarlake’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네덜란드 고교생들의 지구온난화에 대한 관심은 사전 한국 학생 조사결과와 비슷했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냐?’는 질문에서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학생들은 대부분 불편한 점이 없다고 답변한 것. 한국 학생들의 조사결과에서 대부분 ‘그렇다’라고 답변한 것과 비교해 비교되는 부분이다. ‘환경보호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느냐?’는 질문에서도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대부분이었는데, 대부분 ‘그렇다’고 응답한 한국 학생들과 큰 차이를 보였다.

염연선 교사는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는 한국의 환경교육이 체험이 아니고 지식 중심교육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며, 향후 한국의 환경교육을 체험중심으로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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