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와우!신호’ 정체 밝혀져

혜성 둘러싼 수소구름에서 내는 신호

1977년 8월 15일, 전파망원경으로 수신한 무선신호에 온 세계가 떠들썩하게 놀란 적이 있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외계인이 보낸 신호가 잡힌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의 제리 이만(Jerry Ehman) 교수는 ‘빅이어’(Big Ear) 전파망원경에서 수신한 전파를 인쇄해 분석하던 중 아주 특별한 신호를 발견했다. 놀란 이만 교수는 워낙 특이한 소리이다 보니 기록지에 와우(Wow!)라고 적어놓았다.

40년전 '와우!' 감탄사를 적어 넣은 전파망원경 수신기록지

40년전 ‘와우!’ 감탄사를 적어 넣은 전파망원경 수신기록지 ⓒ Big Ear Radio Observatory and North American Astrophysical Observatory (NAAPO)

그 뒤로 이 신호는 ‘와우!신호’(Wow! Signal)라는 이름을 얻었다. 이 신호는 외계지적생명탐사(SETI ·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활동을 하던 도중에 발견됐기 때문에 더 큰 관심을 끌었다.

1977년 72초간 탐지된 와우!신호    

그러나 지적 생명이 보낸 것이라면 그 후에 유사한 신호가 반복적으로 왔어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기에 아마도 지적생명의 신호는 아니라는 추측을 낳았다. 그렇다면 과연 와우!신호는 무엇이었을까? 이만 교수가 72초간 수신한 전파는 무엇이란 말인가?

40년간 비밀에 쌓여있던 이 전파의 정체가 마침내 밝혀졌다. 미국 플로리다 세인트 피터스버그 대학(St Petersburg College)의 안토니오 패리스(Antonio Paris) 교수는 마침내 와우!신호의 정체를 밝혀냈다. 그것은 바로 한 쌍의 혜성이 내는 소리였다.

이 연구결과가 최근 워싱턴과학원저널(Journal of the Washington Academy of Sciences)에 발표된 이후, 피스오르그, 퓨처리즘, 라이브사이언스 등 수십개의 해외 언론이 ‘와우!신호가 밝혀졌다’고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266P크리스텐슨(Christensen)과 335P깁스(Gibbs)라는 이름을 가진 이 두 혜성은 지름이 수백만 킬로미터에 이르는 수소가스 구름으로 덮혀 있다. 와우!신호는 1420 MHz에 탐지됐는데, 이는 수소가 자연적으로 내는 무선신호이다.

이 혜성들은 1977년에 지구에서 탐지되는 곳에 있었다. 연구팀은 최근 266P 크리스텐슨 혜성에서 나오는 신호가 와우!신호와 일치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번에 정체를 규명한 행성과학센터(CPS Center of Planetary Science)의 안토니오 패리스 연구팀은 와우!신호가 혜성을 둘러싸고 있는 수소 구름에서 온 것일지 모른다는 가설을 세웠다.

와우!신호를 보낸 혜성은 1977년 당시만 해도 혜성목록에 들어있지 않았으며 존재가 알려진 것은 2006년이다. 이것이 와우!신호의 정체를 밝히는데 또다른 장애가 되어왔다.

연구팀은 두 혜성이 관측되는 위치로 이동하자, 가설을 증명할 기회를 얻었다. 2016년 11월 27일부터 2017년 2월 24일까지 CPS는 이 가설을 뒷받침하는 200여번의 무선 신호를 관측했다.

연구팀은 266P크리스텐슨 혜성이 1420.25MHz 신호를 내는 것을 발견했다. 그 신호가 과연 크리스텐슨 혜성에서 오는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망원경의 초점을 다른 곳으로 옮겼더니 1420.25MHz 전파는 사라졌다.

또다른 증거를 찾기 위해 연구팀은 제트추진연구소(JPL)에 등록된 크리스텐슨 혜성과 비슷한 3개 혜성에 전파망원경의 초점을 맞췄더니 역시 1420 MHz 대역의 전파가 탐지됐다.

이같은 측정들은 결국 와우!신호가 크리스텐슨 혜성에서 온 것임을 보여주는 증거가 된 것이다. 와우!신호는 외계생명체에서 온 것이 아니라, 태양계의 자연스러운 신호라는 사실이 유력해진 것이다.

외계인 탐사 계획은 계속된다 

많은 과학자들이 외계인이 보낸 신호가 아닐 것으로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외계생명체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큰 실망이 될지 모른다.

와우!신호는 지금까지 우주에서 잡은 신호 중 가장 강력한 것이다. 주파수 대역도 매우 좁아서 외계인이 보냈을지 모른다는 추정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발견은 과학자들이 우주에서 온 신호를 정확히 잡아서 해석할 능력이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SETI 프로그램은 우주에서 온 신호를 측정하는 다양한 전파망원경을 가지고 있다. 이중 가장 야심적인 계획은 프로젝트 피닉스 (Project Phoenix)로서, 세계에서 가장 큰 전파망원경 3대를 사용한다.

외계인 탐사에 많이 사용되는 전파망원경의 한 종류 ⓒ Pixabay

외계인 탐사에 많이 사용되는 전파망원경의 한 종류 ⓒ Pixabay

호주에 있는 파크스(Parkes) 망원경은 지름이 210피트에 이르고,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의 국립무선천문대(National Radio Astronomy Observatory)에 있는 것은 지름이 140피트이다. 푸에르토 리코의 아레시보 천문대(Arecibo Observatory)는 세계에서 가장 큰 전파망원경으로 지름이 무려 1,000피트나 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창업자인 폴 알렌(Paul Allen)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앨런 망원경 집합체’ (Allen Telescope Array, ATA)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동북 지역에 있는 전파 망원경 군집이다. 2001년에 폴 앨런이 기부한 2500만 달러(약 280억 원)로 망원경 42개를 설치했다.

이 천문대는 외계 생명체로부터 발신됐을 가능성이 있는 500만개의 무선 주파수 신호를 탐지하고 있다. ATA 건설 전에는 천문학자들은 아레시보 천문대를 빌려 1년에 20일을 사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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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2)

  • 김영재 2017년 6월 14일7:28 오전

    인류가 포착한 외계신호는 이다, 아니다 의 단순명제로 해독되었다. 외계인이 보냈다와 외계인이 아닌 어떤 원인에서 발생한 신호다로 해석되었다. 이만교수가 적어두었던Jot down ‘와우-Wow’신호의 결론은 인류가 기대했던 대답이 아니었다. 그러나 과학자들이 우주에서 오는 신호를 정확하게 잡아서 해석할 능력이 있다는 해석을 얻어냈다 는 긍정적인 소결론으로 마무리된다. 그 실천적 대안으로 파크스, 버지니아 무선천문대, 아레시보 천문대의 망원경이 소개된다. 알렌 망원경의 활용기대기사가 힘을 보탠다. 매우 바람직한 기사이다/

    기사의 요건은 얼마만큼 정확한 정보와 가치있는 내용을 어떻게 논증될 수 있는 명제로 논리화해서 얼마나 설득력 있게 진술했는가 이다. 과학기사는 현학적衒學的인 기사인가 아닌가의 기본 전제가 있다. 과학의 전문지식과 비 일상용어를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재해석해서 이해를 돕고 설득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과학전문기자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 각도에서 이 기사는 ‘와우 신호의 정체 밝혀져’라는 타이틀부터 과학기사로서의 내용과 진술의 기본적인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

    사이언스 타임스의 기사는 이다 아니다로 분류된다. 기사인가 아니다 이다. 기사깜인가, 기사로서의 가치가 있느냐로 해석된다. 기사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거나, 논리적인 진술요령이 부족하거나 설득적이지 못한 많은 기사 중에서 가끔 ‘와우’기사와 같은 와우Wow!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기사를 발견할 수 있음은 매우 고무적이다.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글자 수 제한 없는 댓글을 쓰게 만드는-유인요소로서는 성공한 듯이 보인다/

  • 김영재 2017년 6월 14일7:33 오전

    …다만, 댓글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댓글을 차단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언제나 로그인을 요구하고, 댓글을 올리려하면 ‘언제나’ ‘정보가 부족합니다’라는 Wow신호가 감지되는 것은 전반적인 관행에 역행하는 우매함이라 빈축받을 수 있는 소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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